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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증권범죄합동수사단 폐지 1년… “우려가 현실로”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범죄 대응 역량 크게 위축

미국변호사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범죄에 대한 수사기관과 금융감독기관 대응역량이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의도 저승사자'라 불리며 검찰과 유관기관이 긴밀히 협력했던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지난해 1월 폐지된 이후 이 같은 추세는 뚜렷해지고 있다. 부처 간 이해관계에 따라 난립하고 있는 자본시장범죄 관련 조사·수사기능을 통합해 정교화하는 한편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 등 새로운 전문조사조직을 강화해서라도 대응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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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라임·옵티머스 사태 터질라 =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관련 사태가 이어지면서 금융감독 체계 개편과 함께 엄정한 법집행을 통한 관련 범죄 억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감독기관과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검찰은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 상당수를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에서 이첩받아왔다. 이첩된 사건은 주로 금융범죄중점검찰청인 서울남부지검에 배당됐는데 2013년 이곳에 설치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주요 사건을 처리해왔다. 그런데 지난해 1월 합수단이 폐지된 이후 관련 사건은 같은 지검 금융조사 1,2부에서 맡고 있다. 합수단 폐지와 관련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합수단 폐지 등에도 (관련 범죄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며 "유관 부처와의 긴밀한 협조체제에도 문제가 없다"는 취지를 밝혔다.

 

 

금융위, 검찰로 이첩사건 감소

처리 속도도 떨어져

 

하지만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금융위에서 검찰에 이첩하는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 건수는 매년 줄어 5년 만에 70% 수준으로 줄었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81건이던 이첩 사건 수는 2018년 76건, 2019년 56건, 2020년(12월 22일 기준) 57건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첩 사건의 상당 수는 합수단이 맡아 처리해왔는데, 합수단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에 비하면 30%가량 줄어든 셈이다.

 

여기에 사건 처리 속도가 떨어지면서 수사 부실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5년간 이첩된 전체 351건의 사건 처리율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73.2%에 그친다. 세부적으로 보면 2016~2019년 4년간 접수된 294건 중 14.6%에 해당하는 43건이 여전히 수사중이다. 지난해 검찰로 이첩된 57건 가운데 검찰이 처분을 완료한 사건은 6건으로, 이 가운데 4건은 불기소 처리됐다. 89.4%에 달하는 51건은 여전히 수사 중이다.

 

대검 관계자는 "합수단 폐지 이후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부가 합수단 업무를 이어받았고, 검찰 구성원의 전문성 제고 및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업무 공백 없이 관련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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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2월 말 기준

 

 ◇ "정교한 전문 조사 역량 필요" = 문제는 자본시장 교란 행위를 막기 위해 정부가 감독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여러 개선책을 내놓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로는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사기관과 감독기관 간 정보교류 등 전반적 범죄 대응 역량도 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건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2013년 9월 설립된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이다. 자조단에서 별도로 지난해(12월 22일까지) 검찰에 이첩한 사건 건수는 65건에 그쳤다. 자조단은 지난해 초 금감원과의 공조를 강화해 강제조사권한을 높이고 인력을 대폭 늘렸다. 하지만 한미약품 내부자거래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주요 사건을 조사하고 매년 100건에 가까운 사건을 검찰에 넘겼던 2016~2018년에 비해 사건처리 규모는 35%가량 감소했다.

 

사건 처리 속도 역시 떨어졌다. 자조단이 지난해 이첩한 65건 중 86.1%에 해당하는 56건은 아직 수사 중이다. 나머지 9건에 대해서도 4건만 재판에 넘겨졌다. 5건은 혐의없음 또는 내사중지를 이유로 불기소 처리됐다. 2016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5년간 자조단이 검찰에 이첩한 전체 425건 중 26.8%에 해당하는 114건은 여전히 수사 중이다.

 

수사·감독기관 간 정보교류 등 

공조·협업에도 ‘구멍’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검찰에 이첩 사건도 2016년 103건을 기록했지만,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줄곧 매년 49~52건으로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이첩된 51건 중 88.2%에 달하는 45건이 아직 검찰 처분 전이다. 2018년에 이첩된 사건의 25%, 2019년 이첩된 사건의 65.3%도 종결되지 않았다.

 

한 검사는 "계속 규모가 커지고 있는 부동산이나 특별자산 관련 펀드 같은 대체투자펀드가 출현하는 등 시장은 급박하게 변하고 있다"며 "전문성을 가진 합수단 같은 수사 조직이 없어지면서 전문성과 인력 규모 면에서 사건 처리가 미진해졌다"고 지적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부유층이 독점하던 사모펀드가 중산층까지 확대되고 있고, 무자본 인수나 주가조작 등 금융범죄 양상이 다변화되고 있다"며 "허술한 조사나 수사가 반복된다면 제2의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라임, 옵티머스 관련자들이 수사망과 제도적 허점을 파고들어 고관대작과의 커넥션을 과시하고 이름을 팔았다는 점에서 자본시장범죄를 둘러싼 정치적·사회적 소요도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사전규제를 강화하면 관련 산업이 위축되고 진입장벽이 높아져 버리는 역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자본시장에서는 감독기관의 촘촘한 상시감시와 수사기관의 엄정한 법집행을 통한 사후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금감원 특사경’ 등 

전문기관 조직·기능 강화 촉구 

 

◇ 수사권 조정으로 더 커진 공백 = 올 1월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검사의 직접수사 개시 범위가 좁아지면서 자본시장범죄 대응역량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신설된 금감원 특사경 등 관련 전문 조직과 기능을 확대하고 사건 인지권한 등 기능을 실질화해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9년 7월 출범한 금감원 특사경은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가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지정해 검찰에 이첩한 사건을 넘겨 받아 수사했다. 하지만 증선위가 이첩한 사건은 2019년과 지난해(12월 22일까지) 각각 7건에 그쳤다. 14건 중 5건은 모두 기소됐지만, 9건은 아직 수사 중이다.

 

금감원 근무 경력이 있는 한 변호사는 "10명 수준인 특사경 인원으로는 필요한 압수수색 등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힘들다"며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분야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금융위가 금감원 특사경과 중복되는 자조단 기능을 강화하는 등 금융감독기관간 조직이기주의와 권한 다툼이 실질적 역량 약화를 초래한다는 것은 현장에서는 잘 알려진 이야기"라며 "서로 중복되는 역할과 기능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시장 변동성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며 "복잡한 금융비리 사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한 로스쿨 교수는 "금감원 특사경 추천권이 (실제 조직을 운용하는) 금감원장이 아닌 금융위원장에게 있고, 노동청 근로감독관 등 다른 특사경과는 달리 자체 사건 인지권한도 부여되어 있지 않다"며 "자율성과 수사능력을 높여 관련 수사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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