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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사실에서 고소인·피의자 치열한 공방 왜?

수원지검 ‘첨단산업기술 변론절차’ 첫 실시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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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식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형사부 검사가 수원지검 8층 법정형 조사실에서 고소인, 피의자가 참석한 가운데 첨단산업기술 변론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수원지검 8층 법정형 조사실. 최근 이 곳에서 고소인과 피의자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마치 재판처럼 양측이 마주앉아 주장과 반박을 주고받고, 중간 자리에 앉은 검사는 이를 유심히 지켜봤다. 수원지검에서 지난해 11월 처음 실시된 '첨단산업기술 변론절차'의 모습이다.

 

수원지검(지검장 문홍성)은 고도의 기술적 쟁점이 포함된 기술유출 사건 등의 경우 검찰 조사단계에서 사건관계인 및 변호인 등에게 실질적인 변론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이 같은 '첨단산업기술 변론절차'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고도의 기술적 쟁점이 포함된 

기술유출 사건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춘)가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데, 이 부서는 첨단산업보호 중점 검찰청으로 지정된 수원지검에 전국 검찰청 중 유일하게 마련된 부서다. 2019년 2월 '산업기술범죄수사부'로 신설됐다가 지난 1일 방위사업 관련 사건까지 업무 범위를 확대해 부서 이름을 변경했다.

 

검사가 묻고 답하는 조사로는

 쟁점파악 한계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형사부에서 주로 다루는 기술유출 사건은 기술적 쟁점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가 많아 전문적인 기술 내용을 이해하고 분쟁을 해결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검사가 증거를 제시하고 당사자 진술을 조서로 작성하는 기존의 '묻고 답하는' 조사 방식으로는 기술쟁점을 파악하고 사건을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수원지검은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당사자들의 상호공방을 통해 주장과 증거에 대한 심층적 검증이 가능한 변론절차를 도입했다.

 

변론절차는 기술유출 사건에 처음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피의자인 A씨는 전 직장인 B사를 퇴사하면서 산업통산자원부에서 첨단기술로 고시한 기술자료를 포함한 자료 1000여개를 유출해 동종 회사로 이직했다. 그리고 이직한 회사에서 제품을 개발할 때 유출한 B사의 영업비밀을 사용한 혐의 등으로 고소됐다. A씨는 자료 유출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이를 제품개발에 사용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A씨가 유출한 B사 자료 내용 중 A씨가 개발한 제품과 수치상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 영업비밀 부정사용에 대해서도 의심을 했지만, A씨가 극구 부인하고 있어 양 당사자 의견을 모두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당사자의 상호 공방 통해 

심층검증 제도도입 

 

변론절차 당일 법정형 조사실에는 담당검사인 박영식(46·사법연수원 39기) 검사를 비롯해 A씨와 B사 및 양측 변호인, 수사관, 특허청에서 파견된 특허자문관 등이 모였다. 박 검사가 쟁점을 설명하면서 변론절차가 시작됐다. A씨와 B사가 순서대로 자신들의 주장을 소명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하며 프레젠테이션 등을 선보였다. 이어 약 3시간 동안 검사의 개입 없이 양측이 자유롭게 공방을 펼쳤다. 변론절차가 끝나고, 박 검사는 A씨의 혐의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영업비밀 부정사용 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다. 다만 자료유출 혐의에 대해서는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기소했다.

 

수원지검은 앞으로 기술 시연이나 기술적 쟁점에 대한 신문이 필요한 경우 사건관계인 및 변호인의 신청을 받거나 검사가 직권으로 사건을 선정해 '첨단산업기술 변론절차'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다만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형사부에서 다루는 인공지능, 전기 자동차,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등 최첨단 기술과 관련된 기술유출 사건에 한정돼 적용된다. 올해부터는 새로 마련된 '첨단산업기술 변론실'에서 절차를 진행한다. 변론 방식은 프레젠테이션 및 기술시연 등 사건당사자가 선택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검찰의 판단오류 배제

투명한 결론 도출 기대

 

이 같은 변론절차는 당사자로부터 기술 쟁점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산업기술수사자문관 등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검찰의 기술적 판단 오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으며, 공정하고 투명한 결론을 도출하면서도 분쟁의 신속한 해결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 검사는 "사건당사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시간 동안 충분히 변론할 수 있어 검찰의 수사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고, 수사 결과에 당사자들도 수긍하는 측면이 있어 절차적 투명성도 확보할 수 있다"며 "기존 방식인 대질 신문은 하루 만에 끝내기 어렵고 조서 작성에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변론절차는 조서를 작성하는 대신 전 과정을 영상녹화 하기 때문에 1회적 결론 도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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