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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요지

해고무효확인

미국변호사
근로자가 업무실적 불량 등을 사유로 대기발령을 받고 대기발령 기간 3개월 중 직무를 부여받지 못하여 면직이 된 사안에서, 실질은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징계해고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절차를 갖추어야 한다고 판단한 사안


1. 이 사건 면직 무효 확인청구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대기발령과 이 사건 면직의 성격
1)
제1항에서 본 사실관계에 따르면, 이 사건 면직은 원고가 인사규정 제62조 제1항 제1호에 규정된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여 근무성적 또는 업무실적이 극히 불량할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대기발령을 받은 후, ‘대기발령 된 자가 3개월이 지나도록 직위 또는 직무를 부여받지 못하면 면직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인사규정 제61조 제1항 제5호에 근거하여 이루어졌다.

2)
이런 인사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이 사건 대기발령과 이어진 이 사건 면직은 이를 전체적으로 보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징계해고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제한을 받는다(대법원 2007. 9. 21. 선고 2006다25240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면직이 절차적으로 정당한지
1)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제2항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에게는 신중하게 근로자를 해고하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는 해고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하며, 나아가 해고의 존부 및 그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뒷날 이를 둘러싼 분쟁을 쉽고 적정하게 해결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따라서 근로자를 해고하려는 사용자가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그 통지를 받는 근로자가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를 하려는 경우에는 해고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한 인사규정의 조문만 늘어놓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2015. 12. 10. 선고 2015다219160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1)항에서 본 법리와 제1항에서 본 사실과 증거들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실질적으로 징계해고에 해당하는 이 사건 대기발령과 이어진 이 사건 면직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자신의 징계사유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해명할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볼 수 없고,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서면통지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면직은 절차적으로 위법하여 무효라고 봐야 한다.

가)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대기발령과 이 사건 면직을 통보하면서 보낸 통보서에는 ‘선과장업무 재고관리소홀, 수탁판매업무 중 수출업무처리 미흡에 따른 민원 발생, ㈜○○○○○에 대한 수정계산서 허위발행을 이유로 최근 2년 동안 3회에 걸쳐 주의를 촉구했으므로, 피고의 인사규정 제62조에 따라 대기발령을 명령한다(갑 제5호증)’, ‘원고가 이 사건 대기발령 후 3개월 동안 직위 또는 직무를 부여받지 못했으므로, 피고의 인사규정 제61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원고를 면직한다(갑 제6호증)’고만 적혀있다. 그런데 이 사건 대기발령통보서는 그 사유가 추상적이고 간략하게 적혀있을 뿐, 문제가 되는 행위가 발생한 시점이나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포함하고 있지 않다. 나아가 이 사건 면직 통보서는 실질적으로 징계해고에 해당하는 이 사건 대기발령과 이어진 이 사건 면직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고, 인사규정 내용만 늘어놓고 있다.

나)
원고가 2018년 3월 21일부터 2019년 1월 24일까지 10회에 걸쳐서 이 사건 사유서 등을 작성해 피고에게 제출했고, 피고가 2018년 10월 17일부터 2019년 1월 25일까지 3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주의를 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대기발령과 이 사건 면직을 통보받을 당시 그 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없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대기발령과 이 사건 면직을 통보하면서, 이 사건 사유서 등과 피고가 원고에게 주의를 준 내용 중 어떤 부분이 이 사건 대기발령과 이에 이은 이 사건 면직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는지, 또는 그와 무관한 원고의 다른 행위를 문제 삼은 것인지에 관하여 전혀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
피고는 이 사건 대기발령과 이 사건 면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인사위원회에 참석하거나 서면을 제출하는 등으로 소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라)
피고는 이 사건 소송이 계속되는 도중에도 이 사건 대기발령과 이에 이은 이 사건 면직은 징계해고가 아니라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서면통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더라도 이 사건 면직이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면직처분은 절차적 정당성이 없으므로, 이 사건 면직에 피고가 주장하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나 피고가 그 사유를 이유로 이 사건 면직을 하는 것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한지 여부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무효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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