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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0주년 특집

[창간 70주년 특집] 재판연구원, 그들은 누구인가

재판관련 조사연구… 법관의 실체적 판단 보조·지원

리걸에듀
'검·클·빅'. 로스쿨생들에게 인기있는 진로로 대표되는 '검사·로클럭(Law clerk)·대형(Big)로펌 변호사'를 뜻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가운데 로클럭으로 불리는 재판연구원은 내년이면 생긴 지 10년째를 맞지만 잘 알려진 바가 없다. 어떤 업무를 하는지, 재판연구원이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판사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등 구체적으로 아는 이는 드물다. 본보는 창간 70주년을 맞아 재판연구원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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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에 관한 조사연구를 통해 법관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법률이 허용한 유일한 신분. 법관의 실체적 판단작용을 실질적으로 보조·지원하는 사람이 바로 '재판연구원'이다.


재판연구원 제도는 사법개혁을 위한 법조일원화와 함께 로스쿨 졸업생 1기가 배출된 2012년 시작됐다. 내년이면 시행 10년을 맞는다.


2012년 1기 100명 임명

 현재 정원 300명까지 늘어

 

법조일원화는 각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법조인을 판사로 뽑아 재판부를 구성함으로써 재판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당사자와 국민을 위한 사법 실현이라는 기치 아래 실시됐다. 이를 위해서는 사건의 심리와 재판에 필요한 문헌조사와 판례연구 등을 통해 경력법관들을 실질적이고도 전문적으로 보조하는 인력이 필요했다. 이런 필요에 따라 재판연구원이 탄생했다.

 

2012년 제1기 재판연구원 100명이 임명된 이래, 지난해 12월 법원조직법 개정으로 현재는 재판연구원 정원이 300명까지 늘어났다. 2017년 1월부터 임용된 재판연구원은 최대 3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 이들은 전문임기제공무원(나급)에 해당하는 처우를 받는다.

 

최대 3년까지 근무 가능

 전문임기제 공무원 처우 

 

일반적으로 재판연구원은 서울과 부산 등 전국 6개 고등법원 권역별로 선발되고, 1년차 재판연구원은 고등법원 또는 지방법원 본원에서 근무한다. 근무 2년차에는 권역 내 고등법원과 지방법원간 전보를 실시해 가급적 고등법원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재판연구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법연수원 수료생이나 로스쿨 졸업생은 보통 7월께 발표되는 법원행정처의 공고에 따라 지원하면 된다. 서류심사를 거쳐 민·형사 법률서면 작성, 인성검사 등 두 차례의 필기전형과 구술면접, 인성면접 등 두 차례의 면접전형을 치른다. 마지막으로 합격자를 결정하는 고등법원별 전형위원회 단계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놓치지 말아야할 부분은 필기면제 전형이 있다는 것이다. 로스쿨 학업성적과 민사, 형사 재판실무강의 성적을 주된 심사자료로 반영해 필기를 면제받을 수 있다. 사법연수원생도 필기면제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신건·속행사건 검토보고서

판결 초고 작성 등 업무 

 

A재판연구원은 "물론 로스쿨 3년간 잘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학점이 안좋더라도 법원 주관시험을 충분히 잘보면 기회가 열려있다"며 "2학년 2학기, 3학년 1학기 때 재판실무시험을 잘 준비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재판연구원의 업무는 크게 4가지다. △신건 메모, 신건 검토보고서 작성 △속행사건 검토보고서 작성 △판결 초고 또는 최종 의견서 작성 △재판 참관 등이다. 구체적인 업무 방법이나 업무범위는 재판부별로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임기 마치면 로펌·국선변호사 등  

다양한 직역 진출 

 

B재판연구원은 "전형적으로 정해진 스케줄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판부별로 재판의 진행상황이나 들어오는 사건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대부분은 재판장의 지시를 받아 결과물을 제출하고, 피드백을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C재판연구원은 "재판연구원이 되기 전에는 이론적인 연구나 보조적인 법리 검토를 많이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일을 하다보니 신건이 들어왔을 때 메모 작성 등 재판부 업무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부분이 많아서 처음에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법조경력 10년 있어야 판사 임용’ 따라 

 후일 기약도 

 

밀려드는 사건만큼 야근도 피할 수 없다. 

D재판연구원은 "주말 중 하루, 평일에는 2~3회 정도 야근을 하는 것 같다"며 "통상 형사부가 야근이 많은 편"이라고 했다. 야근을 해도 수당을 받지 못하는 판사와 달리 임기제공무원인 재판연구원들에게는 수당이 지급된다.

재판연구원의 장점은 무엇일까.

E재판연구원은 "원래 엄벌주의자였지만 형사부에서 치유프로그램을 경험하고 생각이 바뀌었다"며 "범죄는 나쁘고 벌을 받아야하지만, 막연히 생각했던 것처럼 벌을 주고 끝나는 게 아니고 법원의 역할이라는 것은 여기서 더 나아가 그들이 사회에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복귀하는 데도 일정 부분 관여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연구원을 하지 않았다면 자연스레 어느 한쪽에 서서 생각을 했을 것 같은데 법원에서 사건에 참여하다보니 균형잡힌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 볼 수 있게 됐고 이게 재판연구원으로서 누릴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고 했다.

 

F재판연구원은 "다른 직역의 경우 저년차와 고연차가 함께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재판연구원도 일을 할 때는 마찬가지이지만 연구원실에서 같은 연구원들끼리 지내기 때문에 생활을 동기들과 함께 한다"며 "저년차들끼리 부담없이 여러가지 토론을 하면서 배워나갈 수 있다는 점이 상당한 메리트이고, 전문적인 내용도 고등법원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다룰 수 있어 새내기 법조인의 첫 직장으로 추천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G재판연구원은 "계약직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벅차거나 부당한 게 있어도 솔직하게 표현하기는 어렵다"며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다 돼가지만 재판연구원 채용을 제외하고는 법원행정처나 대법원에서 재판연구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거나 담당하는 곳이 없어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어도 개인의 호의나 시혜적인 대우로 넘어가는 부분은 아쉽다"고 말했다.

 

임기를 마친 재판연구원의 진로는 다양하다.
A재판연구원은 "이전에는 재판연구원을 마친 뒤 바로 법관 임용에 지원해 판사가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2026년부터는 판사로 임용되기 위해서는 10년간의 법조경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들 다양한 직역으로 진출한다"며 "대형로펌의 송무팀이나 국선변호사, 검찰이나 헌법재판소, 그리고 비법관에게 개방된 법원행정처도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재판연구원을 꿈꾸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B재판연구원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실제로 일에서 필요한 능력이 다를 수 있고, 재학 중에 생각하던 법률시스템의 운용 방식과 실제 운용은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며 "법률지식은 너무나 당연하게 필요한 것이지만, 일을 하다보면 결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람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을 이해하고 사회를 이해하는 능력이 실무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변호사시험 준비 등으로 많이 벅차겠지만, 이런 생각을 꼭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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