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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

법원·검찰 등 사법기관은 ‘脫정치화’ 해야

변협·법조언론인클럽 ‘위기의 법치주의’ 세미나

미국변호사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법치주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법원과 검찰 등 사법기관이 정치권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탈(脫)정치화'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이찬희)와 사단법인 법조언론인클럽(회장 박민 문화일보 편집국장)은 23일 서울 종로구 정신영기금회관에서 '위기의 법치주의, 진단과 해법'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사법혼란, 사법불신과 법치주의의 위기'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사법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사법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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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교수는 "2020년 현재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대한민국 72년 역사 속에서 가장 심각한 단계에 이르고 있다"며 "그로 인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크게 영향 받고 있다는 점을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최근 사법부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우려가 국민들의 사법불신을 심화시켰다"며 "사법불신의 영향은 정치적·사회적 양극화에 그치지 않고, 다수의 독재에 의해 소수자의 인권이 침해될 우려가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사법불신 해소위해 

사법의 정치적 중립 강화해야

 

이어 "사법불신을 해소하고 법치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 법과 법치의 의미에 대한 국민의 인식 변화와 더불어 법관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며 "판사들의 엘리트 의식이 개선돼야 하고, 판사들의 개인적 발언과 행동에도 사법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및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무게가 담겨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판과정과 결과를 최대한 공개하는 등 사법의 투명성도 크게 강화해야 하며, 사법부는 국민과 소통하되 여론에 흔들리지 말아야 하고 정치화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법개혁을 위해 대통령의 대법원장 및 대법관 임명권 삭제 등 사법부의 독립을 강화하는 대안 마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바른사회운동연합 공동대표인 김종민(54·사법연수원 21기)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도 '검찰개혁, 공수처, 위기의 법치주의' 주제발표에서 검찰의 수사 및 개혁에서 정치권의 영향력을 축소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검찰개혁 목소리 높였지만

 목표·추진방향에 의문

 

그는 "문재인정권 3년간 검찰개혁의 목소리는 높았지만 명확한 정책 목표와 일관된 추진 방향이 무엇인지 아직도 의문이고, 검찰개혁이 검찰 무력화의 가식적인 이름일 뿐이라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며 "공수처의 유일한 외국 사례는 2018년 중국 헌법 개정으로 신설된 '국가감찰위원회'인데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법은 중국 형사소송법을 그대로 베끼다시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이 실패한 원인으로는 △개혁의 비전과 전략 부재 △정치적·정파적 접근의 한계 △사법개혁·경찰개혁의 연계 결여 △기본적 연구 성과의 부족을 꼽을 수 있다"고 했다. 또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이 인사권을 갖고 있는 제도 하에서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곧 정권의 뜻에 맞는 수사를 하라는 것이고, 이는 검찰의 정치적 예속을 강화하는 부적절한 조치"라며 "검사 인사권 개혁은 검찰개혁의 핵심이며,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의 인사권을 어떤 형태로든 제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공수처의 유일한 외국사례는 

중국 ‘감찰위원회’ 뿐

 

김 변호사는 "법무부 장관의 감찰권은 정치 권력의 검찰 수사개입을 위해 악용될 수 있으며, 검찰청법에 의해 신분이 보장되는 검찰총장과 검사에 대해 하위법령인 법무부의 감찰규정을 근거로 감찰하는 것은 법 체계상으로도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검사 인사권을 제한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독립된 검사인사기구를 신설해 검찰총장과 대검찰청에 집중된 권한을 분권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대한변협 입법평가특위 위원장인 김현성(52·사법연수원 31기) 법무법인 동백 변호사는 '입법 포퓰리즘과 법치주의 위기'를 발표하며 입법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날 국회의 행태와 양상을 보면, 국회에 의해 법치주의가 무시되고 포퓰리즘의 유혹에 빠져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감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법무부장관의 감찰권은 

수사 개입으로 악용 소지

 

이어 '국회의 개선입법의무 해태'에 대해 설명하며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결정을 받은 법률 중 현재까지 법률조항 기준 30개, 사건번호 기준으로 22건이 정비되지 않은 상태이고, 이 중 제20대 국회에서 개정안조차 발의되지 않았던 법률은 사건번호 기준 8건"라며 "세무사법 제6조 제1항은 헌법불합치 결정(2015헌가19)을 받았지만 법률개정이 무산돼 법적 공백이 현실화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서슴없이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감정적 포퓰리즘 입법마저 등장하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과 '소비자 신용법' 제정안은 최근 추진되고 있는 대표적인 포퓰리즘 입법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입법과 포퓰리즘 입법은 특히 의원입법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을 고려할 때, 이는 결국 국회의원의 전문성 부족 또는 자질 부족과도 무관하지 않다"며 "위헌·헌법불합치, 포퓰리즘 입법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국회 내에 사전적·사후적 규범통제가 가능한 절차를 마련하거나, 일정 경우 입법영향평가를 실시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된다"고 말했다.


국회, 포퓰리즘에 빠져 

민주주의 파괴 위기감 느껴

 

이날 토론자로 나선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검찰개혁이 가장 큰 화두인데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의 목표 및 청사진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라며 "법무부장관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이 종료되면 국민의 삶은 어떻게 달라지고 법치주의는 어느 수준이 다르게 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런) 청사진이 없으니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반목하는 사태만 반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 "공수처는 '검찰의 개혁'이 아닌 '권력형 부정부패'를 목표로 하는 기구"라며 "그런데도 수사대상 범위에 있는 법무부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등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으로 되어있는 등 체계에 맞지 않는 운영 양상이 엿보이는 경우가 있다. 검찰개혁에만 매몰되기보다 개혁의 목표를 올바르게 설정하고 이를 향해 나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와 이상언 중앙일보 논설위원도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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