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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사유리 ‘비혼 출산’ 공개… 한국서는 불법인가

새로운 가족형태 변화 따라 법률적 변화도 필요
법적 제도 점검 등 세부적 방안 두고 의견 분분

리걸에듀

최근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씨가 배우자 없이 정자은행을 통해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낳은 '자발적 비혼 출산' 사실을 공개하면서 법조계에서도 법 제도 개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률전문가들은 사유리씨와 같은 비혼 여성 출산 문제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족 형태와 출산 문제에 적용될 수 있는 법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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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혼 출산, 불법 아니지만 사실상 불가능 = 지난 16일 사유리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일본에서 아들을 출산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사유리씨는 한국 산부인과에서 난소 검사를 받았는데, 난소 나이 검사를 통해 이 시기를 놓치면 평생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일본에서 출산한 이유에 대해 사유리씨는 "한국에서는 모든 게 불법이다. 결혼한 사람만 시험관이 가능하다"며 "일본에서는 싱글이라도 시험관이 가능한데 한국에서는 절대로 금지"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국내법이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는 가족형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법적으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는 비판 등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사유리씨와 같은 자발적 비혼 임신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관련 법상 배우자 있는 경우 

동의 받으라는 규정

 

현행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24조는 '배아생성의료기관은 배아를 생성하기 위해 난자 또는 정자를 채취할 때 난자 기증자, 정자 기증자, 체외수정 시술대상자 및 해당 기증자 ·시술대상자의 배우자가 있는 경우 그 배우자의 서면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같은 법 제67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 규정이 사유리씨와 같은 사례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윤진수(65·사법연수원 9기) 서울대 명예교수는 "배우자가 있는 경우 동의를 받으라는 것을 규정하는 조항"이라며 "배우자가 없다면 배아 생성을 위한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취지의 조항으로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엄경천(47·34기) 법무법인 가족 변호사는 "미혼일 경우에는 배우자의 동의는 필요하지 않아서 불법이라고 볼 수 없다"라며 "(자녀를 출산하면) 부양의무가 함께 부과되기 것이어서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 한해 배우자의 동의를 요구하는 조항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소혜(46·35기)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만 동의를 받으면 된다고 읽히는 조항"이라면서도 "생명윤리법 등은 법률로서 인정되는 부부의 혼인관계 외에서는 한 아이의 출생이 이뤄질 수 없다는 해석론을 바탕으로 마련된 것이기 때문에 사유리씨의 경우와 같이 비혼 등 법률적 혼인 외 방법으로 출산한 경우를 무조건적으로 불법이 아니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했다.


배우자 없으면

 ‘배아생성 행위’ 할 수 없다고 못봐

 

논란이 일자 보건복지부는 19일 언론을 상대로 한 설명회에서 비혼 출산에 대해 "결론적으로 법적 위반 사항이 없다. 불법 요소는 없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다만 정자 기증 절차에 있어 몇 가지 쟁점이 있다"며 "정식 혼인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공적 제공(기증)하고 있다. (비혼에게는) 공적 절차를 통해 지원이 불가능하고 순수하게 기증돼야 한다. 비혼 등의 경우에 기증 시 금품거래가 있다면 생명윤리법 위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생명윤리법 제23조는 '금전, 재산상의 이익 또는 그 밖의 반대급부를 조건으로 배아나 난자 또는 정자를 제공·이용하거나 이를 유인하거나 알선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불법은 아니라고 해도 국내에서 사유리씨와 같은 임신과 출산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대한산부인과학회가 만든 '보조생식술 윤리지침'은 '정자 공여 시술은 원칙적으로 법률적 혼인관계에 있는 부부만을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병원에서 비혼 여성이 정자 기증을 받아 출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 의료인은 "법률이 아니라 윤리지침이기 때문에 위반하더라도 불법은 아니지만, 나중에 시술행위 등과 관련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윤리지침대로 시술하지 않은 책임 문제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지침을 어겨가면서까지 비혼 임신 시술에 나서는 의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학계 윤리지침으로

 ‘부부만 대상으로 시행’ 규정


◇ "가족 형태의 다양화… 법 제도 개선 필요성" 목소리도 =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법적으로 인정되는 전통적인 혼인의 경우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족형태에서의 임신과 출산을 허용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혼인 관계와 출산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관련 법적 제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라고 공감대를 나타내고 있지만, 세부적인 방안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현소혜 교수는 "제3자의 정자를 제공받아 출산하는 경우와 대리모를 허용하는 등의 적극적 방안을 입법을 통해 마련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다만 우리 민법은 혼인제도와 맞물려 따져봐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규율하는 특별법을 마련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정자 기증받아 출산은 

사실상 어려워


윤진수 교수는 "지난 17대 국회에서도 정자 기증 등을 통한 인공수정과 대리모를 허용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따라 관련 법안들이 발의됐는데 임기만료로 모두 다 폐기됐다"며 "법률혼이 아닌 경우 인지청구 등의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지만, 기존의 법률을 각각 해석해서 적용하는 것보다 먼저 보조생식과 관련된 법안을 따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엄경천 변호사는 "동성부부 등을 민법상 혼인에 포섭시키지 않고 다른 특별법을 만드는 방안이 있을 수 있지만, 민법에서 혼인을 구성하는 제3장에 '준혼인' 정도로 정의하고 관련 문제를 포섭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홍지혜(38·44기) 법무법인 제이앤씨 변호사는 "입법을 통해 비혼자 등의 경우 과학기술을 이용한 출산을 허용 또는 금지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여부를 따져본다면 그럴 필요는 없다"며 "다만 생명윤리가 문제되는 부분이 있고, 여전히 과학기술에는 고도의 위험성도 따르기 때문에 무조건 맹신할 수는 없어 이에 대한 방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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