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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전사고 등 발생시 사업주 형사처벌

강은미 의원 대표발의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 제정안 논란

리걸에듀

최근 정치권이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해 법조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법안은 사업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 등 경영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고 기업에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법 적용 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구성요건도 모호해 형법의 기본원칙인 명확성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을뿐만 아니라 과잉처벌이라는 지적도 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 6월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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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안은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 등이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이 소유·운영·관리하는 사업장, 공중이용시설, 공중교통수단에서 종사자나 이용자 등이 생명·신체의 안전 또는 보건위생상의 위해를 입지 않도록 하고, 그 사업장에서 취급하거나 생산·제조·판매·유통 중인 원료나 제조물로 인해 종사자나 이용자 등이 생명·신체의 안전 또는 보건상의 위해를 입지 않도록 할 유해·위험방지의무를 부담하도록 하는 한편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 등이 이 같은 유해·위험방지의무를 위반해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때에는 강력하게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안전사고 발생 시 사업주 3년 이상

 징역·5000만원 이상 벌금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이 유해·위험방지의무를 위반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0만원 이상 10억원 이하의 벌금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것이다. 또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이 동시에 또는 순차로 유해·위험방지의무를 위반해 사람을 2명 이상 사상에 이르게 한 때에는 형법이 규정하고 있는 경합범 가중 규정에 따르지 않고 각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을 합산해 가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정안은 또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종사자 등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사상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 손해액의 3배 이상 10배 이하의 범위에서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해 징벌적 손해배상책임도 규정했다.


경영자 등에 유해·위험 방지의무

 위반 땐 강력처벌

 

강 의원은 제안이유에서 "세월호 참사 및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망 사고, 석탄화력발전소 김용균 사망 사고, 이천 물류센터 화재 참사, 광주 파쇄기 협착 사망 사고 등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 또는 보건상 위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오늘날 대부분의 대형재해 사건은 특정한 노동자 개인의 위법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안전을 위협하는 작업환경, 기업 내 위험관리시스템의 부재, 안전을 비용으로 취급하는 이윤 중심의 조직문화, 재해를 실수에 기인한 사고로 간주해버리는 사회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같은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재해가 개인의 실수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 위험을 제대로 예방하고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기업범죄'임을 인식하게 해 기업 등이 경제적·조직적·제도적으로 철저히 안전관리를 하도록 유도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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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이 △안전보건관리규정 작성 △안전보건교육 실시 △유해위험 방지 조치 △도급 시 산재예방 등 사업주에게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장 의무를 포괄적으로 부여하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2사람 이상 사상하면 

각 죄에 장기형 합산 가중처벌


정의당은 "기업 특성상 안전관리는 여러 직급으로 세분화돼 있어 경영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영국의 기업살인법과 같이 법인과 사업주 등에게 형사책임과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는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조계와 재계·산업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제정안은 사업주 등 경영책임자가 '유해·위험방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처벌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의무의 내용이 '종사자 또는 이용자가 생명·신체의 안전 또는 보건위생상 위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규정돼 있어 매우 포괄적이고 추상적"이라며 "이런 식이면 산업현장 등에서 재해가 발생하기만 하면 곧바로 사업주 등이 형사책임을 져야 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사실상 결과책임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형법상 책임주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도 높다"고 덧붙였다.


고의·중대한 과실은 

손해액의 3~10배 징벌적 배상도

 

또다른 변호사는 "제정안은 사고의 원인을 '과실'이 아닌 '고의·살인' 등으로 바라보고 사업주 등 경영책임자를 처벌하고 해당 기업에도 벌금을 부과하는 형태"라며 "영국의 '기업살인법'에도 벌금만 있을 뿐 개인에 대한 처벌은 없다"고 했다.

 

실제로 사업주 등 경영책임자를 형사처벌하는 외국 사례는 극히 드물다. 호주와 캐나다 일부 주에 한해 시행되고 있고, 영국의 경우에도 상한선 없는 벌금형만 있을 뿐 사업주 등 사람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은 없다.

 

광범위한 처벌 대상에 대한 우려도 높다. 제정안은 '사업주'를 자신의 사업을 영위하는 자, 타인의 노무를 제공받아 사업을 하는 자, 물건의 수거·배달 등을 중개하는 자와 이에 준하는 자로만 규정하는 등 기업 규모 등을 따지지 않고 모두 법 적용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기업 규모 따지지 않고 

모든 사업주가 법적용 대상


재계 관계자는 "제정안은 모든 사업주에게 적용이 가능하도록 돼 있는데, 이럴 경우 치킨집에 고용된 배달부가 근무 중 사망할 경우 영세자영업자인 주인이 유해·위험방지의무 위반으로 처벌될 가능성도 있다"고 비판했다.

 

제정안은 특히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해당 기업은 물론 감독 또는 인·허가 권한을 가진 공무원에 대한 처벌 규정도 두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심지어는 도로정비 등 발주 공사의 최종 책임자인 서울시장과 같은 지자체장 등에게도 광범위한 형사처벌 규정이 적용될 수도 있다.

 

논란이 일자 '개인사업자 또는 50인 미만의 사업장에 대해서는 안전의무 등 이행을 위한 제도 마련을 전제로 공포 후 4년 뒤 적용한다'는 내용의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법 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사실상 사업주 책임

 형법상 책임주의 원칙 위배 소지

 

기업 활동 위축과 소송 오·남용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한 산업재해 전문 변호사는 "경영책임자라고 하면 오너를 말하는 것인데 이 법안이 통과되면 대표이사들은 파리 목숨이 될 수 밖에 없다"며 "툭하면 안전사고 예방 의무 위반 등으로 수사기관 조사에 불려나가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지금도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사업주 처벌 형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현장에 적합한 안전규제체계와 예방 활동이 미흡한 상황에서 사업주와 원청에 대한 과도한 처벌 위주의 대응은 산재예방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의 활동 위축, 소송 오·남용 등 

부작용 지적도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위반 시 사업주에 대한 처벌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법인은 10억원 이하)' 등으로 영국이나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외국보다 훨씬 무겁다. 그럼에도 국제적으로 비교가능한 사고사망만인율(전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중 산재로 사망한 근로자가 어느 정도 되는지 파악할 때 사용하는 지표)은 외국보다 2~3배 높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근로자·사업주 안전사고 방지 협력 시스템 구축 △사업주와 안전관계자, 원·하청 간의 명확한 역할 정립을 통한 안전관리체계 실효성 확보 △강화된 산업안전보건법의 안정적 정착 △정부 자체의 안전규제체계 구축과 전문성 제고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경총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현장에 적합한 안전규제체계의 구축과 예방적 활동이 매우 미흡한 반면, 사업주 및 원청에 대해 과도한 처벌위주로 대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 변호사는 "안전 유지에 있어 근로자를 객체로 볼 게 아니라 사업주와 기업, 근로자가 함께 안전에 대해 주체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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