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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단독) 법관 직책수행경비 '삭감'… “액수보다 절차에 서운”

코로나19 확산 여파 따른 제반 사정으로 예산 부족

리걸에듀

매달 초 법관들에게 지급되는 직책수행경비가 11월부터 연말까지 두 달간 월 10만~15만원씩 감액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제반사정으로 관련 예산이 부족해진 탓이다. 법관들은 전염병 확산에 따른 조치라는 점에서는 이해하지만, 법원행정처가 사전 설명이나 양해를 구하는 절차 없이 일선 법원 총무과를 통해 삭감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법원행정처는 지난달 말 법관 직책수행경비를 직급별로 약 12~15% 삭감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각급 법원 총무과 직원 명의로 법관들에게 전달했다. 직책수행경비는 기관 운영을 위해 직급별로 60만~100만원가량 차등 지급하는 수당으로, 예산 내에서 지급된다. 부장판사의 경우 81만여원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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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달과 다음달, 예산 부족 문제로 직책수행경비가 삭감 지급된다. 대법원은 △신규 법관이 80명 증원된 데 이어 △10년 이상 경력 법관이 지난해 대비 150명 이상 늘었으며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해외연수 대상자들이 연수를 떠나지 못하고 국내에서 재판업무를 계속 수행해 지급 대상자가 예상보다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장판사의 경우 연말까지 두달간 매월 12% 감액된 71만원을 직책수행경비로 받게 된다.

 

일선 법관들은 직책수행경비가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삭감 조치가 이뤄진 절차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사전 설명없이 

일선 법원 총무과 통해 일방 통보

 

한 부장판사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여파로 고통 분담 차원에서 법관들의 경비를 삭감하는 조치는 이해가 되지만, 이런 조치가 이뤄진 배경 등에 대해 사법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법원행정처가 직접 법관들에게 설명하거나 양해 또는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선 법원 총무과 직원을 통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직책수행경비 삭감은 곧 불이익 처분에 해당하기 때문에 적어도 행정처 간부 등이 법관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으면 훨씬 더 납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처 간부가 설명

 이해 구했으면 쉽게 납득”

 

또 다른 부장판사는 "법관 인사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인사실 근무 법관들이 공지를 해왔으나 올 초 노태악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대법관 임명제청 때는 인사담당 직원 명의로 코트넷에 공지글을 올려 법관들의 빈축을 산 적이 있었다"며 "이번 삭감 조치 역시 각급 법원 총무과 직원 명의로 메일을 전달한 것은 법관들의 사기 문제와도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10여만원이라는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 법관들이 더 이상 존중받지 못한다는 인상을 풍기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법원행정처가 1년 예산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은 예상치 못한 요인이라해도 신규 법관 증원이나 10년 이상 경력 법관 150명 증가는 법원행정처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사안이라는 것이다.


“최소한 예산편성 과정서 

예측 가능한 일” 지적도

 

한 판사는 "신규 법관 증원이나 10년이상 경력 법관 증가는 이미 예정돼 있던 것이고, 예산 편성 시 예측 가능했던 부분"이라며 "법원행정처가 예산 부족 문제를 이와 결부해 설명한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고통 분담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직책수행경비 삭감이 이뤄졌고, 효율적인 행정업무 처리를 위해 경비 부족분을 매달 계산하기보다 연말에 일괄 계산하게 된 것"이라며 "삭감의 주원인은 신규 법관 증원이나 10년 이상 경력 법관 증가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예측불가 상황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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