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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美 대선'… 소송전, 연방대법원까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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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이튿날인 4일(현지시각) 미시간주와 펜실베이니아주, 조지아주에 개표중단소송을 제기하고 위스콘신주에서 재검표를 요구했다. 선거소송전이 벌어지고 대선 36일만에 승자가 확정된 2000년 대선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입장 발표를 통해 "개표가 중대한 사기"라고 비판하면서 "우리는 연방대법원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대해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에서는 개표 현황상 자신이 앞서는 시점에 승리를 선언한 뒤 이뤄지는 개표에 대해 연방대법원에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등 문제를 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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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트럼프 캠프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당 측에서 공화당 투표 참관인에게 개표 과정을 숨기고 있다"며 "의미있는 접근이 허용될 때까지 개표를 중단해 달라는 소송을 미시간 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캠프는 "위스콘신의 일부 지역에서 개표 결과에 심각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부정행위가 있었다면서 재검표를 요구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외에도 트럼프 캠프는 대선일까지 소인이 찍혔다면 6일까지 도착해도 개표할 수 있도록 정한 펜실베이니아 규정도 다시 연방대법원에 가져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는 핵심 경합주로 꼽히는 곳으로, 개표 초중반 트럼프가 앞섰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역전한 곳이기도 하다.

 

위스콘신주 주법에서는 후보자간 득표 격차가 1% 이내일 때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워싱턴포스트의 위스콘신 99% 개표 기준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49.4%로 트럼프 대통령(48.8%)에 2만표 정도 차이로 앞서는 상황이다. 위스콘신에서는 2016 대선 당시에도 재검표가 있었다. 질 스타인 녹색당 후보의 요구로 이뤄진 것으로, 당시 당선인이었던 트럼프가 강력하게 반대하는 가운데 대선 한 달여 뒤인 12월 12일에 결과가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직전인 지난달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을 지명하며 재임기간 동안 연방대법원 구성을 6대3의 보수 우위로 재편해놓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대선 결과를 연방대법원으로 가져갈 경우에 대비해 사전에 유리한 구도를 짜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방대법원 대법관들이 일방적으로 트럼프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김용상 외국법자문사는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에서 바이든이 승리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되면 이미 과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연방대법원에서 결론을 내리는 의미가 사라지게 된다"며 "연방대법원에서의 소송이 의미가 없어질 수 있기(moot)에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 소를 취하하거나 연방대법원 측에서 기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연방대법원에서 본안에 대해 심사하더라도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역시 공화당에서 임명했지만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보수적인 성향으로 분류되는 대법관들도 연방헌법 등에 따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외국법자문사는 "항소 절차를 통해 연방대법원까지 가더라도 대법관들이 법적인 부분을 기본적으로 따지게 될 것"이라며 "대법관의 임기가 종신제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만의 이권을 위해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00년 11월 7일 치러진 미국 대선도 개표 결과가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간 전례가 있다. 당시 미 주요 언론은 당일 저녁부터 25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플로리다주에서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개표과정에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고,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수작업으로 개표가 다시 진행됐다. 이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이어졌고, 한 달 넘게 승자가 확정되지 않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연방대법원은 그해 12월 12일 수개표 중단을 결정했고, 고어는 다음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부시의 승리를 인정했다.

 

2000년 대선과 같이 당선자 확정이 연방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으로 이어지는 등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분분한 의견을 내놨다.

 

한 외국법자문사는 "대선이라는 긴급한 상황을 고려해 각 주 법원에서 빠른 기일 안에 결정할 수 있도록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아무리 신속하게 진행하더라도 주별 각급 법원에서 먼저 판단을 받은 이후 항소를 거쳐 연방대법원에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2000년과 같이 30일 안팎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외국법자문사는 "2000년 당시 소송으로 이끌었던 사안은 플로리다주 한 곳에서의 재검표 문제였지만 지금까지 트럼프 캠프에서 제기한 소송의 이유와 문제 등은 다른 측면이 있다"며 "패자의 입장에서는 빠르게 패배를 인정하는 것보다 소송전으로 끌고가면서 시간을 확보했을 때 얻는 이익이 더 클 수 있어 앞으로 어떤 소송을 추가로 제기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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