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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기본법 제정 통해 법치행정 확립해야… 꾸준한 보완작업도 필요"

법제처·한국법제연구원, 2020 행정법 포럼 개최

미국변호사

법제처가 지난 1년여 간 준비한 '행정기본법' 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된 가운데, 행정법 전문가들이 모여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법체계를 만들기 위해 보완사항을 검토하는 토론의 장이 열렸다.

 

법제처(처장 이강섭)와 한국법제연구원(원장 김계홍)은 30일 '행정법의 혁신과 나아갈 미래'를 주제로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2020 행정법 포럼'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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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9월 법제처 차장을 단장으로 법제처·행정안전부·한국법제연구원 등 각 분야 대표 전문가 50명으로 구성된 행정법제 혁신 자문위원회가 출범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36회에 걸친 논의를 통해 행정기본법 초안을 마련해 지난 3월 6일부터 약 50일 간 입법예고를 실시하고 권역별 공청회를 열었다. 이후 행안부·법무부 등 16개 기관과의 부처협의를 실시한 후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 및 국무회의를 거쳐 지난 7월 국회에 법안을 제출했다. 

 

최환용 한국법제연구원 부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정법 포럼에서는 행정기본법의 주요 내용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제언이 이어졌다. 토론에는 박균성 경희대 로스쿨 교수, 김의환(58·사법연수원 16기)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이상덕(42·32기) 대법원 재판연구관(부장판사), 이재영 국회입법조차서 입법조사관, 박철우(37·46기)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팀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행정법들에 대한 통일적 기준을 체계화 해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 행정기본법 취지에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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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성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행정기본법 제정은 민주주의와 법치행정을 확립하고 국민을 위한 행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재판을 위한 행정기본법이 아닌 행정을 위한 행정기본법"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행정의 효율성과 적정성 제고는 물론 국민의 행정에 대한 예측가능성 보장을 위해서도 공권력 행사의 기준이 되는 행정법의 성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의환 김앤장 변호사는 "행정기본법 제정은 행정기본법 규정 대부분을 이미 잘 알고 있는 행정 실무자와 법률가 및 법학자들 뿐만 아니라 국민 누구나가 이 법을 찾아봄으로써 자신의 권리를 인식하게 되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또한 일선 행정실무가에게는 직무규범으로, 소송과 재판을 담당하는 법률가에게는 재판규범으로 작용함으로써 국민과 법원을 구속하는 법규로서 국민의 권익 보호에 더욱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행정기본법이 행정의 원칙과 기본사항을 규정해 행정의 민주성과 적법성을 확보해 행정의 실체적 사항을 규율하게 됨으로써 행정실무와 행정재판에 있어 행정절차법 이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기본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했다. 

 

이상덕 대법원 재판연구관은 "법질서의 통일성·일관성·체계적 정당성을 강조하는 대법원 판례 경향에 비춰봤을 때 사법부 구성원들도 행정기본법 제정에 찬동할 것"이라며 "행정재판 실무를 하다보면 개별 행정 법률의 무질서로 혼돈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개별 법률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법전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 법률에 내재한 규율 공백을 행정기본법을 통해 보충할 수 있고, 개별법 사이의 모순과 저촉되는 점들도 기본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교통정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속적인 보완 과정을 통해 행정기본법을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법률로 완성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교수는 "이번 행정기본법은 행정에 관한 기본적인 규범 중 지금까지의 행정에 관한 법령과 행정판례, 학설 등으로부터 합의에 이른 사항만을 입법화한 것"이라며 "빠진 부분이 적지 않고 기본적인 원칙만 선언된 부분도 적지 않아 추후 입법과 학설 및 판례의 발전에 따라 추가로 보완해 개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관도 "이번 행정기본법은 한편으로 너무 기대수준을 낮춰 지극히 평범한 규정들만을 포함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철우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팀 변호사는 "행정법 전공자로서 그간 행정기본법이 없어 남의 집에 얹혀사는 기분이었는데 이제야 내 집 마련의 기쁨을 느낀다"며 "행정법의 통일적 기준이 될 행정기본법 제정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법령해석요청제도'와 '적극행정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방안은 보완이 필요하다"며 "소관부처의 법령해석에 따라 행위를 했음에도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면책규정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어 "한창 논란이 됐던 '타다'의 경우 국토교통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사업을 운영했음에도, 검찰이 기소하지 않았느냐"며 "법원이 국토부의 해석을 근거로 무죄를 내렸지만, 애초부터 행정법상의 면책규정이 있었다면 이런 부차적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포럼 2부에서는 '행정법의 혁신과 나아갈 미래'를 주제로 학술세미나가 진행됐다. 

 

△한국행정법학회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행정기본법의 역할'과 '행정기본법과 행정절차법의 관계에 대한 고찰' △행정법이론실무학회와 한국비교공법학회의 '행정작용법의 주요쟁점'과 '행정기본법의 신고 조항에 대한 소고' △한국환경법학회와 한국법제연구원의 'CCUS와 탄소배출거래제에 대한 연구'와 '그린뉴딜의 이행을 위한 녹색성장법 재검토' △한국국가법학회와 한국지방자치법학회의 '행정법의 법전화'와 '의약품·의료기기 임상시험 규제에 관한 행정법적 단상', '지방자치단체간 관계의 정상화를 위한 지방자치법의 과제' △한국토지공법학회의 '행정기본법상 행정구역 획정 논의'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강섭 법제처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이번 포럼은 행정법의 성과를 공유하고 지속적인 혁신 방안을 논의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행정법 학술대회라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며 "행정기본법 제정이 단순히 선언적인 법률을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일관된 법집행의 원칙과 기준이 없었던 기존의 행정법령 체계의 패러다임을 바꿔 국민의 권리보호 강화와 법치행정 확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계홍 한국법제연구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행정법은 행정작용에 대한 근거와 기준을 담은 규범으로 새로운 이슈에 대응해 행정 활동의 영역이 확대되고 변화됨에 따라 개별법과 특별법, 특례법 등을 제정하면서 행정법상의 쟁점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유사·동일한 내용의 중복과 법령 체계정합성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행정기본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기본법 제정은 복잡하게 얽혀있는 행정법 내용을 정리하고, 이를 기준으로 개별 법령을 정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행정법 혁신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혜련(53·29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행정법 절차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행정기본법은 진작에 제정됐어야 한다"며 "오는 11월에 국회에서 행정기본법 제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행정기본법 제정 논의 과정에서 '행정절차법이 있는데 행정기본법이 왜 필요하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국회의원들 중에서도 비슷한 지적을 하는 분들이 있다"며 "법제처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많은 행정법 관계자들이 행정기본법의 필요성을 국회에 역설해주길 바란다. 행정기본법의 통과로 대한민국 행정법 역사에 기념비적 사건을 만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정선 행정법제 혁신 자문위원장은 "행정기본법 제정의 시작은 행정 전반에 걸쳐 약 4200개의 법령의 기본적인 사항들을 중점으로 하나의 법체계를 만든다면 국민들이 행정 원리와 원칙 규정에 쉽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됐다"며 "진정한 민주국가와 법치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법을 쉽게 이해하고 예측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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