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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법원, 특허법원

코로나19 여파… 중국 감정증인 영상으로 신문

중국민법 전문가 중국인 교수 2명 화상으로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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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접속하고 계신 장소가 어디신가요?" "집에 있는 서재에 있습니다." "마이크를 더 가까이하고 얘기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천천히 또박또박 물어보시고, 시간도 충분히 가지면서 해 주세요."

 

26일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서관 308호 법정에서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서울고법 민사33부(재판장 정재오 부장판사)가 진행하는 감정증인 신문 기일이었는데 감정증인들이 모두 외국인들인데다 법정에 나오지 않고 영상으로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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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초동 서울고법 청사 서관 308호 법정에서 중국에 있는 루카이샹, 장신보 교수의 해외영상 감정증인신문을 앞두고 재판부가 통신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이날 감정증인으로 채택된 이들은 중국민법 전문가인 베이징대 류카이샹 교수와 중국인민대 장신보 교수였다. 두 교수는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대신 재판부 오른쪽 벽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 영상을 통해 증언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감정증인 신문이 인터넷 화상장치를 통해 영상재판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다.

 

이날 사건은 2013년 중국 장쑤성 우시의 반도체 공장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둘러싼 소송이었다. 화재의 책임을 놓고 보험사와 건설사 간의 법적 분쟁이 이어졌고, 중국 보험사들이 우리나라 법원에 공사하도급을 맡았던 국내 건설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장쑤성 우시의 반도체 공장 

공사현장 화재 사건

 

1심이 해당 건설사의 책임을 일부 인정하자 건설사가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는 준거법인 중국 민법의 내용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중국법 전문가들을 감정증인으로 채택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감정증인으로 채택된 중국 교수들이 한국 법정에 직접 출석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는 변론준비절차를 거쳐 당사자들이 신청한 감정증인 2명에 대한 신문을 인터넷 화상장치를 이용해 실시하기로 했다. 

 

이날 재판이 시작되자 스크린 속 7분할된 화면에는 원고 측 감정증인인 루카이샹 교수와 피고 측 감정증인인 장신보 교수, 재판부와 원·피고 측 대리인이 한자리씩 자리를 잡았다.

 

책임 등 싸고 

한국건설사·중국보험사 법적 분쟁

 

본격적인 증인신문이 시작되기 전 독특한 풍경도 펼쳐졌다. 양측 대리인의 통역인 4명이 재판 시작과 함께 '양심에 따라 성실히 통역하고 거짓이 있다면 처벌 받겠다'는 선서서를 제출했다. 반면 감정증인으로 출석한 2명의 중국 교수에게는 증인 선서가 면제됐다. 학술적 견해의 자유로운 표명을 보장하고 대한민국 형사법의 관여 소지를 제거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날 법대에는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아크릴 칸막이 설치됐는데, 재판부는 감정증인 신원 확인 때 칸막이 안에서 마스크를 벗고 증인들과 인사를 나눈 후 증인신문을 원활하게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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