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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강의 장기화… 로스쿨 ‘학력 양극화’ 우려

코로나19 사태 여파

미국변호사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로스쿨 교육 현장에서 '코로나 디바이드(divide·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팬데믹 상황이 이어지면서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대부분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스쿨에서는 교수와 동료 학생들로부터 자극을 받아 학업 성취도를 높여 온 중·하위권 학생들이 비대면 강의 장기화로 상위권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고육지책으로 나온 한시적 성적평가 완화 정책이 학점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로펌 채용 등에서 중위권 로스쿨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어 로스쿨과 재학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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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면 강의, 제주대 1곳뿐… 24개 로스쿨, 비대면 강의 = 본보가 전국 25개 로스쿨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28일을 기준으로 대면 강의 없이 비대면 강의만 진행하고 있는 로스쿨은 강원대와 경북대·부산대·서강대·서울대·영남대·원광대·중앙대 등 8개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25개 로스쿨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건국대와 고려대·동아대·성균관대·연세대·인하대·전남대·한양대·전북대·충북대 등 16개 로스쿨은 비대면 강의와 대면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100% 대면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곳은 제주대 1곳이다.

 

한양대 로스쿨은 1·2학년 교과목의 경우 20명 이하는 대면수업, 20명 초과는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한다. 변호사시험을 앞둔 3학년은 40명 이하는 대면수업, 40명 초과는 비대면 원격수업을 원칙으로 하되 중간·기말고사는 모두 대면시험으로 진행한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지면 모든 강의와 시험을 비대면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8개교 비대면 강의진행 

16개교는 대면강의 병행

 

전남대 로스쿨은 1·2학년은 모두 비대면 강의로 진행하고 3학년만 대면 강의로 진행하고 있다. 3학년생은 대면 수업 20분 전 강의실에 도착해 발열 체크와 건강상태 점검표를 작성해야 강의실에 입실할 수 있다.

 

지방의 한 로스쿨 교수는 "다수의 학생들은 안전과 편의를 위해 비대면 강의를 선호하지만, 교수들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대면 강의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면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또 다른 로스쿨 교수는 "자다가 방금 깬 듯한 부시시한 모습인 수강생도 있고, 강의를 듣는 집이나 카페에서 들리는 소음이 강의를 방해할까봐 화면과 오디오를 끄고 매너모드로 강의를 듣는 학생들도 많다"며 "줌(zoom)으로 강의를 하면 학생들의 얼굴을 실시간으로 볼 줄 알았는데 검은색 모니터가 모자이크처럼 늘면서 학생들이 강의 내용을 잘 따라오는지 확인도 잘 안 되고 나 혼자 떠드는 듯한 공허함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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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대면 강의 장기화로 '학력 양극화' 우려 = 코로나19 장기화로 2학기에도 비대면 강의가 지속되면서 상위권과 중·하위권 로스쿨생간 학력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로스쿨 교수는 "상위권 학생들은 높은 집중력과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요구하는 비대면 강의에 비교적 빠르게 적응하는 편"이라며 "반면 교수와 동료들로부터 자극을 받아 학업 성취도를 높여 온 중·하위권 학생들은 비대면 강의 장기화로 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하위권 학생들 

동기·집중력 떨어져 

실력 저하

 

비대면 강의 장기화로 경제력이 뒷받침 돼야 할 수 있는 사교육의 영향력이 더 커져 소득에 따른 학력 격차가 증폭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로스쿨생은 "비대면 강의에 따른 학습 공백을 맞춤형 사교육으로 채울 수 있는 고소득층 로스쿨생들에 비해 온라인 강의에 의존해 혼자 공부하는 로스쿨생은 동기 부여가 잘 안 되는 측면이 있다"며 "스터디 그룹 등을 만드는 등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모색해 보지만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만 수강해 아예 학교에 나오지 않는 학생들도 많다보니 스터디 팀원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로스쿨마다 학력격차 줄이기 위해 

특강 등 준비

 

한 로스쿨 원장은 "학생들 실력의 양극화 뿐만 아니라 대면 강의을 진행하는 로스쿨과 비대면 강의를 운영하는 로스쿨간 변호사시험 합격률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며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지만 학교 입장에서는 변호사시험 합격률도 무시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어 학사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일부 로스쿨은 비대면 강의에서 오는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대면 특강을 진행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기도 한다.

 

지방의 한 로스쿨 교수는 "비대면 강의가 지속될수록 흔히 말하는 상위권과 스카이(SKY)대 로스쿨생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며 "학력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정규 수업 외에 교수님들이 특강 형식으로 대면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적평가 한시적 완화로

 ‘성적 인플레이션’ 걱정도

 

◇ 학점 인플레이션 우려… 쌍방향 소통 방안 마련해야 = 전국 25개 로스쿨은 1학기에 이어 2학기 성적평가도 한시적으로 완화해 수강생 절반에게 A학점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로 대면 강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기존처럼 엄격한 상대평가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로스쿨생들 사이에서는 성적 인플레이션으로 인턴과 취업 등에 지장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로스쿨생은 "지방 로스쿨 상위권 학생들은 학교 성적이라도 잘 받아야 서울 소재 로스쿨 출신과 경쟁이 되는데 학점이 평준화되면 이를 뒤집을 여지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수와 동료 학생들 간 

소통 활성화 대책마련 절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로스쿨 성적의 변별력이 떨어지면 성실한 중위권 로스쿨 재학생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로펌 인턴 선발이나 채용에서 중위권 로스쿨 재학생의 경우 학점이 다른 여러 요소를 상쇄할 수 있는 중요인자로 활용돼 왔는데, 학점 인플레로 성적 반영 비율이 낮아지거나 이른바 '물타기'가 되어버리면 이마저도 내세울 수 없게 된다"고 했다.

 

한편 비대면 강의에 대한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미리 녹화해 둔 강의 동영상만 제공하는 사례도 있어 쌍방향 수업이 어렵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학력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 로스쿨생은 "1학기에는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급하게 비대면 강의를 진행하다보니 강의 내용도 부실하고 궁금한 것이 있어도 교수님에게 바로 물어 보기 어려운 점 등 시행 착오가 많았다"며 "이제는 학생과 교수 모두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로스쿨 교수는 "로스쿨 교육은 법학교육 뿐만 아니라 인성 등 법조인이 갖춰야할 사회성, 공동체 교육도 중요하다"며 "교수와 동료 학생들 간 관계를 맺지 못하는 단절된 '코로나 법조 세대'가 나타나지 않도록 쌍방향 소통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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