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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판결] 성폭행 다음 날 가해자 집 찾아갔어도

사과 받기 위한 것… 일부 언행 문제 삼아 피해자 진술 신빙성 배척은 잘못
대법원, 징역 5년 원심 확정

미국변호사

성폭행을 당한 다음 날 사과를 요구하며 가해자인 피고인을 찾아갔다는 이유 등으로 피해자의 피해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8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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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당시 18세)씨는 2018년 1월 자신의 집에서 B(당시 14세)양을 강간 및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B양은 피해 다음 날 A씨에게 사과를 받기 위해 A씨의 집을 찾았지만, A씨가 재차 성관계를 요구하자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A씨는 B양의 뺨을 때리는 등 반항하지 못하게 한 후 다시 간음한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A씨는 "첫 날에는 B씨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맺었고, 다음 달에는 B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2심 역시 "B씨가 A씨로부터 강간을 당한 후 다음 날 혼자서 다시 A씨의 집을 찾아간 것이 일반적인 평균인의 경험칙이나 통념에 비추어 범죄 피해자로서 취하지 않았을 특이하고 이례적인 행태로 보인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B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B씨로서는 사귀는 사이인 것으로 알았던 A씨가 자신을 상대로 느닷없이 강간 범행을 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해명을 듣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며 "B씨의 심리가 성폭력을 당한 여성으로서는 전혀 보일 수 없을 정도로 이례적이고 납득 불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가 처음 강간을 당하고, 다음 날 스스로 A씨의 집에 찾아갔다고 하더라도 B씨의 행위가 그의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사정이 되지는 못한다"며 A씨가 다른 여성 C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과 이 사건을 병합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범행 후 피해자의 일부 언행을 문제 삼아 피해자다움이 결여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피해자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다투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은 타당하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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