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로펌

(단독) 100대 기업 ‘변호사 임원’ 현황 전수조사 분석

1~50위 기업에 101명… 51~100위 기업에 41명 ‘활약’

리걸에듀

우리나라 100대 기업 임원 가운데 변호사 자격을 가진 법조인 임원 비율이 지금은 2.2%(142명)에 불과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공정경제를 강조하는 기업활동 규제 입법과 정책이 양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이 관련 법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법조인 출신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법조인 임원 증가는 기업에서 활약하는 사내변호사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과 맞물려 기업의 준법경영 문화 안착은 물론 법조인의 활동 폭을 확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64772.jpg

 

◇ 삼성전자, 올해도 법조인 임원 수 1위 =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장 많은 법조인 임원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15년간 법무실을 지키고 있는 김상균(62·사법연수원 13기) 사장을 포함해 모두 22명의 임원이 변호사 자격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파기환송심을 맡고 있는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철저한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지난 1월 삼성전자는 기존 법무실 산하에 있던 컴플라이언스팀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분리했다. 컴플라이언스팀의 완벽한 독립성 확보와 위상을 높여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또 삼성전자를 비롯한 10개 계열사의 준법 감시업무를 위탁하는 사외 준법감시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를 출범하기도 했다. 분리된 컴플라이언스팀의 팀장은 서울행정법원 판사를 지내고 2005년부터 삼성전자에서 근무해온 안덕호(52·23기) 부사장이 맡고 있다.

 

삼성전자 임원에 이름을 올린 법조인 임원은 약간의 변동이 있지만, 지난해와 같은 수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고법 판사를 지내고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김경환(50·25기) 전무대우는 지난해 11월 법무팀에 합류했다. 또 삼성전자 법무실에서 근무해온 권순범(44·34기) 상무가 올해 초 정기인사를 통해 승진하면서 새롭게 임원에 등록됐다.

 

삼성전자 작년수준 유지

 KT, 준법라인 대폭 강화


삼성전자 다음으로 가장 많은 법조인 임원을 두고 있는 KT는 올해 구현모 신임대표 체제가 공식 출범하면서 준법경영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준법경영을 전담하는 조직인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구성하고, 김희관(57·17기) 전 법무연수원장을 위원장으로 영입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임원을 겸하지는 않고 있다. 기존에 법무실장을 맡고 있던 서울중앙지법 판사 출신 박병삼(54·27기) 부사장은 윤리경영실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새 법무실장으로 서울북부지검장을 지낸 안상돈(58·20기) 부사장이 영입됐다. KT는 뚜렷한 '준법 라인'을 구축하면서 그룹 내 리스크 컨트롤타워를 통해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동안 채용 비리 등 준법경영 관련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KT가 '투명한 조직'으로의 체계를 정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상사법학회장을 지낸 최완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법적 리스크 발생이 대외적으로 알려지면 땜질식으로 법무역량을 강화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평소 준법경영을 위해 여러 장치를 마련해두는 것이 앞으로 기업활동에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미국 등 선진 외국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법률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컴플라이언스위원회 등을 설치해 운영해왔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도입단계"라며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먼저 갖춘 기업들의 성과 등을 살펴보고 벤치마킹 형태로 관련 시스템을 마련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관출신 선호

 판사출신 37명 검사출신 48명으로

 

◇ 검사 출신 등 '전관 선호' 지속 = 법조인 임원 중 전관(前官) 출신은 전체 법조인 임원의 절반을 훌쩍넘는 85명(59.8%)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관 출신 법조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올해도 지속되는 모습이다. 전관 출신 법조인 임원 중 판사 출신은 37명, 검사 출신은 48명으로 검사 출신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 55명인 100대 기업 법조인 사외이사 중에선 무려 74.5%에 해당하는 41명이 전관 출신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판사 출신은 16명, 검사 출신은 25명으로 검사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법률 리스크 탄탄하게 대비

 

이귀남(69·12기) 전 법무부 장관은 기아자동차 사외이사, 정진호(66·9기) 전 법무부 차관은 호텔신라 사외이사 등 전직 법무부 장·차관이 100대 기업의 사외이사로 포진해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법무부 차관을 지낸 이금로(55·20기) 전 수원고검장도 올 초 롯데케미칼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대전고검장 출신인 조성욱(58·17기)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는 LG와 쌍용양회 두 곳의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전관 선호 경향과 관련해서는 '전관예우를 노린 방패막이용'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여러 요직을 거치며 쌓아온 통찰력과 전문성을 활용하려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기업법학회장인 안성포 전남대 로스쿨 교수는 "경영 판단에 있어 다양한 법적 리스크를 고려해야 하는 기업이 오랜시간 판·검사로서의 경험을 가진 전관 출신을 임원으로 두는 것은 시장경제 체제에서의 정당한 방어권 행사로 봐야 한다"며 "개별 전문성을 보지 않고 전관예우나 법원 혹은 검찰과의 유착관계가 존재할 거라는 색안경 낀 판단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164772_1.jpg

 

◇ 50대 기업 외에는 법조인 임원 '가뭄' = 시가총액 1위부터 50위까지 기업의 법조인 임원 수에 비해 51위부터 100위까지 기업의 법조인 임원 수는 눈에 띄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위부터 50위까지 기업의 법조인 임원 수는 101명이지만 51위부터 100위까지 기업의 법조인 임원 수는 4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51위 기업인 에이치엘비부터 강원랜드, 제넥신, 셀트리온제약, LG이노텍, 한국금융지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은 법조인 임원이 한 명도 없다.

 

반면 롯데지주엔 헌법재판관 출신의 민형기(71·6기)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위원장과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 출신으로 준법경영실을 총괄하는 이태섭(57·16기) 부사장을 비롯해 사외이사인 권오곤(67·9기) 국제형사재판소(ICC) 당사국총회 의장까지 3명의 법조인 임원이 포진해 있다. 

 

준법경영 문화 안착 함께 

변호사 활동영역도 넓혀

 

대림산업은 3명, 키움증권은 2명씩 법조인 임원을 보유했다. 대림산업엔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출신의 신현식(49·27기) CRO(Chief Risk Officer·경영위험전문관리임원)와 최혁준(48·33기) 준법경영실 담당 등이 있다. 대림산업은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출신의 신현식(49·27기) CRO(Chief Risk Officer·경영위험전문관리임원)와 최혁준(48·33기) 준법경영실 담당이 포진해있다.

 

전문가들은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법적 리스크에 대한 대비를 더욱 탄탄히 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며, 사내변호사 증가에 따라 앞으로 50대 이상 기업에서도 법조인 임원 수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완근(45·33기) 한국사내변호사회장은 "아직 50대 이상 기업에서의 법조인 임원이 충분한 규모는 아니지만, 사내변호사로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다면 앞으로 50대 이상 기업에서도 법조인 임원 수가 눈에 띄게 늘 것"이라며 "50대 기업에서는 이미 법무 담당 임원의 규모가 어느 정도 찬 상태라 다른 업무 분야에서 법조인들이 활약할 수 있어야 법조인 임원 수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성포 교수는 "각 기업에는 아직 임원은 아니지만, 준법지원인이나 사내변호사로서 활약하고 있는 법조인들이 많다"며 "50대 이상 기업에서도 법조인 임원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164772_1.jpg

종합법무관리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