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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회생·파산 신청자, 법원 공고내용 확인 ‘진땀’

코로나 사태로 경기침체 장기화… 신청사건 급증

미국변호사

코로나19 사태로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회생·파산 사건이 급증하자 회생·파산 신청을 한 당사자들이 공고내용을 확인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법원은 관련 공고를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찾아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지만, 채무자나 기업명 등으로 사건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은 두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사건번호를 기억하고 있지 않으면 페이지를 넘겨가며 일일이 확인하느라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9조 등에 따르면 법원은 회생·파산 관련 공고를 관보에 게재하거나 대법원규칙에 따라 일간신문, 전자통신매체를 이용해 공시할 수 있다. 파산·회생 사건의 대리인과 의뢰인들은 △이의기간△폐지결정△면책허가결정 △관계인집회기일 변경 △회생계획안 제출기간 연장결정 등과 관련한 재판부 결정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 등을 이용, 대법원 홈페이지의 회생·파산 공고 사이트(https://www.scourt.go.kr/portal/notice/insolvency/insolvency.jsp)에 수시로 접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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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홈페이지에는 공고문이 시간 순으로 나열되고 있을 뿐 별다른 검색기능이 없어 관련된 사건을 찾으려면 일일이 페이지를 넘겨서 찾아봐야 한다. 사건번호를 입력하면 곧바로 검색이 가능하지만 동시에 여러 사건을 수행하는 변호사·법무사들이 10~12자리에 달하는 개별 사건번호를 기억해 하나씩 입력하기는 쉽지 않다. 채무자 이름이나 기업 상호로 검색할 수 있으면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이겠지만, 회생·파산 공고 사이트에는 이런 기능이 없다. 최근에는 회생·파산 관련 공고가 하루 수백개씩 게시판에 올라와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자신이 맡은 사건이 한참 뒷 페이지에 넘어가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법원 홈페이지에 

시간 순으로 공고문 계속 올려

 

행정업무의 효율적 운영에 관한 규정 제4조 3호에 따르면 공고문은 '행정기관이 일정한 내용을 일반에 알리는 문서'로 정의된다. 이 때문에 각 행정부처나 지방자치단체는 적극행정 차원에서 이용자 편의를 위해 제목·내용 등으로 고시·공고를 검색할 수 있는 편의기능을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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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공고의 본질은 '일반에 널리 알리는 것'으로서 내용도 규범성이 없는 단순한 사실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다른 행정기관과 달리 법원은 유독 정보공개에 인색한 측면이 있는데, 공고문 검색이 어려운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사건 번호 모르면 

페이지 넘기며 일일이 찾아야

 

한 법무사는 "나이가 많아 (의뢰인의) 회생사건 번호를 전부 기억하기 어려워 인내심을 갖고 페이지를 계속 넘기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며 "검색기능을 추가하는 데 큰 예산이나 기능이 요구되지 않는다면, 이용자 편의를 조금 더 배려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등의 필요성 때문에 검색기능을 제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로 정책정보·공개입찰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행정청 공고와 달리 법원의 파산·회생 공고는 채무자 이름과 회생·파산 기업명 등이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에 관련 정보의 오남용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변호사·법무사,

 “채무자·기업명으로 검색” 촉구

 

한 변호사는 "개인정보 보호의 필요성이 있다면 처음부터 '나의 사건검색'처럼 비실명화를 전제로 하는 것이 맞는다"며 "하지만 '공고'의 본질 자체가 공시 효과를 의욕하는 요식행위이기 때문에 민·형사 사건 검색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 공고는 일시적·한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재판부가 정한 공고 기간이 지나면 공고가 자연스레 삭제돼 정보공개에 따른 부작용도 적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검색기능 활성화 요구에 대해 "공고 제도의 취지와 부합하는지 여부, 그리고 개인정보 보호의 필요성, 채무자(기업)명 검색 기능이 전체 전산시스템에서 구현이 가능한지 등 (추가적으로) 검토할 사항이 많은 문제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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