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대법원, 법원행정처

“근거없는 비난에도 不動心 자세로 재판에 집중”

김명수 대법원장 ‘법원의 날’ 기념사에서 강조

미국변호사

김명수 대법원장이 전국의 판사들에게 "판결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에도 부동심(不動心)의 자세로 재판에 더욱 집중해달라"고 강조했다. 8·15 광화문 집회를 허가한 법원 결정 등에 대한 정치권의 도를 넘는 비난으로 사법부 독립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내부 구성원들을 다독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법원장은 제6회 대한민국 법원의 날을 앞두고 11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올린 기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법원의 날 기념식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생략됐다.

 

164236_1.jpg
<사진 = 대법원 제공>

 

 김 대법원장은 기념사에서 "매년 돌아오는 법원의 날이 우리에게 새삼 큰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사법부 독립의 가치와 이를 지켜내고 이어갈 사법부의 책임이 무겁기 때문"이라며 "갈등과 대립이 첨예한 시기일수록 법과 양심에 따른 공정한 재판의 의미는 무겁고 사법부 독립의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고 했다.


갈등·대립 첨예한 시기 일수록 

사법부 독립가치 소중

 

이어 "어떤 상황에도 정의가 무엇인지 선언할 수 있는 용기와 사명감이야말로 제아무리 곁가지가 거세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지금껏 사법부를 지탱해 온 버팀목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충돌하는 가치들 사이에서 법과 양심의 저울로 진지하게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면 그 어떤 풍파가 몰아쳐도 동요할 리 없다"고 강조했다.

 

또 "판결에 대한 합리적 비판을 넘어 근거 없는 비난이나 공격이 있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으로 재판에 더욱 집중해, 재판을 통해 우리 사회의 핵심 가치가 수호되고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열린 마음으로 사회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시대의 흐름을 읽어 나가는 것도 사법부 독립을 지켜내기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열린 마음으로 사회변화 관심 갖고 

시대흐름 읽어야

 

최근 8.15 광화문 집회를 기점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집회를 허가한 판사에 대한 해임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또 여당은 감염병예방법상 집회제한이 내려진 지역의 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면서 법안 명칭에 해당 집회를 허가한 판사의 이름을 붙였고, 이어 정세균 국무총리가 광복절 집회를 허가한 법원을 비판해 법조계 안팎에서는 사법부에 대한 공격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김 대법원장 기념사에 대해 한 판사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정치권 안팎의 사법부 독립 침해 우려 행위에 대한 대법원장의 간접적인 입장 표명 아니겠느냐"며 "어떠한 외풍에도 흔들리지 말고 좋은 재판을 위해 나아가자는 당부를 법관들에게 던짐으로써 내부 안정과 결속을 다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한 부장판사는 "사법부 독립을 위한 방패막이가 되어야 할 대법원장이 정치권 등 외부에서 거세게 불어오는 사법부 독립성 침해 시도에 대한 어떤 입장 표명도 없이 내부 구성원들에게만 훈계조로 재판을 잘 하라고 하는 것은 책무를 방기한 것"이라며 "대법원장이 최근 사법부 독립 침해 문제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 유감을 표명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164236.jpg
<사진 = 대법원 제공>

 

 김 대법원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좋은 재판'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상고제도 개선 방안 모색 △전문법원 도입 겁토 △형사사건 전자소송 준비 △차세대전자소송시스템 및 미래등기시스템 구축사업 착수 △법원공무원 인사제도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상고제도 개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노력을 더 이상 미루어 둘 수 없다"며 "노동, 해사 등 전문적인 심리가 필요한 사건에 대해서는 사건의 특수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전문법원 설치의 필요성 등을 합리적으로 설정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박주영 울산지법 부장판사 등 

4명에 대법원장 표창수여도

 

한편 김 대법원장은 이날 박주영(52·사법연수원 28기) 울산지법 부장판사와 안경희 등기주사보, 이형주 경위주사보, 권영하 법무사(조정위원)에게 대법원장 표창을 수여했다.

 

박 부장판사는 형사 재판장으로서 치열한 고민과 성찰이 담긴 양형이유를 통해 마음을 움직이는 재판을 위해 노력하고,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해 긍정적인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권 법무사는 20년 동안 가사조정위원으로 활동하며 조정활성화에 공헌하고, 한국성년후견지원본부 대구경북지역본부장으로서 성년후견제도 정착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우리나라는 일제에 사법주권을 빼앗겼다가 해방 후 1948년 9월 13일 가인 김병로 선생이 초대 대법원장에 취임, 미군정으로부터 사법권을 이양받아 사법주권을 회복했다. 법원은 이를 기념해 9월 13일을 '대한민국 법원의 날'로 지정, 2015년부터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종합법무관리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