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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책] ‘2020년 검찰개혁법 해설’

'공수처' 등 속칭 검찰개혁법 문제점과 보완방법 제시

리걸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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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을 건축할 때에는 먼저 설계도를 만든다. 기둥은 어떻게 세울지를 결정하고, 무게중심을 잘 잡아 균형을 맞추고 대들보를 설치한다. 또한 건물을 수리해야 할 경우에도 기존 설계도에 있는 구조와 균형성을 잘 살펴서 건물의 구조와 균형을 해치지 않도록 치밀하게 설계를 하고 수리에 나선다. 이러한 사전 검토 없이 함부로 기둥을 없애거나 약화시키면 균형이 무너져서 결국 건물 자체가 무너지게 될 위험이 있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제도에도 건물과 같이 기둥이 있고, 대들보가 있다. 형사사법제도에서의 기둥은 형사사법제도를 운영하는 담당자인 법원, 검찰, 사법경찰이다. 그리고 법원, 검찰, 사법경찰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가가 기둥 간의 하중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대들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제도의 구성이나 변화에는 제도의 모습을 설계도처럼 그려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며 그러한 능력은 제도에 대한 이론적 이해뿐만 아니라, 권력기관의 구조나 운영 실무 등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갖추어진다. 그러한 능력을 가진 전문가들이 충분한 검토와 토론을 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2020년에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속칭 ‘검찰개혁법’이라는 명목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이하 ‘공수처법’이라고만 한다)을 제정하였고, 검사와 사법경찰의 관계를 지휘관계에서 협력관계로 변화시키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하였으며, 검사의 수사개시권을 제한한다면서 검찰청법에 검사의 수사개시권을 제한하는 조문을 넣는 검찰청법 개정을 하였다.

형사사법에서 검찰, 사법경찰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은 제도의 기둥을 바꾸는 것에 해당하고, 검사와 사법경찰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것은 대들보를 바꾸는 것에 해당한다. 이러한 변화를 시도하려면 기둥과 대들보를 바꿀 때 건물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나 균형성에 대한 치밀한 검토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의 설계도에 관한 전문적 지식과 검토 없이 단순한 ‘진영논리’와 ‘검찰 힘빼기’라는 단순논리로 행해졌다. 그러다 보니 형사사법제도라는 전체 건물의 균형이 무너질 위험이 있는 것이다.

외국의 형사소송법 개정의 입법사례를 보면, 이러한 정도의 변화를 초래하려면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조직하여 수년 간의 토론과 검토를 거쳐 조문 초안을 만든 후 각계 의견의 청취 등을 거쳐 보고서를 정부나 국회에 제출하고 이를 토대로 입법이 행해진다. 적어도 그러한 신중함에 있었어야 했다. 그러나 진영논리에 따라 흘러가고, 소위 ‘패스트 트랙’이라는 입법절차에 의해 행해지다 보니 국회 내에서의 토론조차도 제대로 행해지지 않은 채 입법이 행해졌다. 제도의 구조와 설계를 그리는 관점에서 보면 너무나 무모해 보인다. ‘2020년 검찰개혁법 해설’은 형사사법제도에서 기둥과 대들보를 함부로 변화시켜서 향후 초래될 균형파괴의 위험을 기록하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향후 행해져야할 보완 방법을 제시하고자 쓰게 되었다. 예상되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조차 ‘검찰개혁을 반대하는 자’로 몰리는 진영논리의 시대이지만 그래도 문제점과 해결책을 기록해두는 것이 향후에 문제점이 현실화될 때 도움이 될 것이고 이 분야를 공부한 사람이 이 시대에 해야할 책무라고 생각하였다.


이완규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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