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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 쌍용차 상대 ‘승소 판결’ 류제화 변호사

“영업사원 불법행위, 본사에 배상 받을 길 열어”

리걸에듀

"영업대리점 사원이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해 본사에 직접 책임을 물어 소비자들이 안정적으로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 같아 기쁩니다."

 

쌍용자동차 대리점 영업사원에게 사기를 당한 의뢰인이 쌍용차 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다218284)을 대리해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일부승소 판결을 받은 류제화(36·변호사시험 4회·사진) 여민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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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 배모씨는 2015년 9월 쌍용차 영업소 사원 김모씨를 통해 자동차를 할부로 구매했다. 하지만 곧 할부금리가 너무 높다는 생각이 든 배씨는 김씨에게 일시불로 지불방법을 변경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김씨는 자신에게 차값을 보내주면 할부금을 대신 상환해주겠다고 제안했고 배씨는 이 말에 속아 김씨 개인계좌로 차 값 3280만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김씨는 받은 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다 써버린 뒤 잠적했다. 류 변호사는 배씨를 대리해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류 변호사는 "쌍용차를 상대로 승소해야만 배씨가 배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대리점 통해 차량 구매

 영업사원이 할부금 받아 잠적

 

1심에서부터 쌍용차는 "본사는 영업소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했을 뿐 김씨와는 아무런 법률관계가 없어 김씨의 불법행위에 대해 사용자책임을 질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사용자책임을 묻기 위해 류 변호사는 쌍용차와 김씨가 사용자와 피용자 관계에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려면 사용자가 불법행위자인 피용자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는 관계에 있어야 합니다. 배씨가 쌍용차를 김씨의 사용자로 인식하고 자동차판매계약을 맺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실제로 쌍용차와 김씨가 사용자와 피용자 관계에 있는지는 별개 문제이므로 고심이 많았어요."

 

그러던 중 그는 쌍용차가 증거로 제출한 자동차판매대리 계약서를 보게 됐다. 그리고 계약서 곳곳에서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는 내용들을 발견했다. 류 변호사는 이 부분을 근거로 주요 쟁점에 대한 변론을 펼쳤다.

 

"계약서를 보는 순간 '아, 이거다!' 하는 생각이 번뜩였습니다. 본사와 대리점 간의 계약은 사실상 본사가 대리점 사용에 의한 영업확장의 이익은 향유하면서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만들어낸 하나의 계약 형식일 뿐이라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형시적으로는 본사와 대리점이 마치 대등한 당사자인 것처럼 계약을 맺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본사가 대리점의 경영활동에 깊숙이 관여하는 등 계약의 형식과 실질이 불일치하다는 점을 재판부에게 납득시켜야 했어요.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김씨 역시 소속된 대리점을 매개로 본사의 지휘·감독 아래 사무를 집행했다는 취지로 변론했지요."

 

본사와 대리점 사원 간 

사용자와 피용자 관계 증명

 

1심은 쌍용차의 손을 들어줬지만 류 변호사가 계약서의 불공정성을 파고들자 2심은 쌍용차의 배상책임을 인정했고, 대법원도 원심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재판부는 "자동차판매대리 계약을 보면 김씨가 속한 대리점 인력을 본사에 등록하도록 하고 있으며 인력채용의 기준, 절차, 규모 기준 등도 본사가 별도로 정하도록 돼 있다"며 "본사가 시장 여건, 판매 전략 등의 변화에 따라 수시로 판매가격이나 조건 등을 변경할 수 있고 이를 대리점에 통보하도록 돼 있어 실제로 대리점이 본사의 지휘·감독 아래 그 의사에 따라 사업을 집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배씨는 김씨 개인계좌로 차 값을 송금하고 본사에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잘못이 있으므로 쌍용차는 청구액의 50%인 1270만원만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 사건을 맡으면서 대기업과 영업점 사이에 불공정한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 류 변호사는 법률 위반 사안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고서 작성은 이미 마쳤고 자동차업계의 이러한 잘못된 관행이 사라질 수 있도록 공정위에 전수 조사도 요청하려고 합니다. 혼자 하기는 어려운 일이라 힘을 보태주실 국회의원들을 찾고 있는데, 관련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소속 몇몇 의원실에서 관심을 보여 의견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류 변호사는 이 사건처럼 상대적으로 지배력이 큰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불공정거래의 방식으로 '위험의 외주화'를 관철시킬 여지가 있는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소비자의 불안감은 해소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궁극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은 구체적인 이 사건의 경우, 사실관계를 따져 쌍용차가 김씨의 사용자로서 책임을 부담하라는 것일 뿐 자동차회사가 영업사원을 직접 고용하라거나 대리점의 독립성을 보장하라는 등의 해결책을 제시하진 않습니다. 이는 사법보다는 입법과 행정의 영역인 만큼, 불공정거래와 위험의 외주화가 빚어내는 메커니즘을 고려해 이에 관한 활발한 논의가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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