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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미국의 원격의료에 관한 고찰

-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시사점을 중심으로 -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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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이 어려워지게 되면서 대면으로 실시되던 일상이 비대면(非對面)으로 변화되고 종래 경험해보지 않은 상황을 겪게 되었다. 이는 의료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바 종래 다소 지지부진하게 논의되었던 의사와 환자 간의 원격의료의 허용 여부에 관한 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하였다.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는 원격의료를 '원거리를 주된 요소로 정보 및 통신기술을 사용하여 모든 보건의료종사자가 환자에 대한 질병 및 부상의 진단, 치료 및 예방, 연구 및 평가, 지속적인 정보 교환을 하고 모든 보건의료종사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을 하는 것 그리고 개인과 지역 사회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건강관리 서비스'라고 정의하고 사회와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개념이 확장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현행 의료법에 의하면 의사와 의사 간의 원격의료의 형태는 의료법 제34조에서 특정한 상황 하에서 허용되고 있지만 의사와 환자 간의 원격의료에 대하여 명문으로 허용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는 과거 펜데믹 선언이 되었던 홍콩 독감이나 사스보다 높은 전파력과 치명률을 지니고 있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두기가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코로나19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의사와 환자 간의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것으로 지침을 정하여 전화를 통한 의사와 환자 간의 상담, 진료, 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고 발표하였다.



2. 미국의 원격의료와 코로나19에 대한 대처
미국의 경우 넓은 영토에 더하여 의료기관의 질이 균질하지 못한데다 그 격차가 크기 때문에 원격의료 서비스에 대한 논의와 시도가 선제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미국은 2017년을 기준으로 미국 내 의료기관 중 76%가 인터넷 기술과 기기를 사용하여 원격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 차원에서는 보건복지법령을 통하여 원격의료를 도입하였는바 1996년 건강보험 정보 활용 및 책임에 관한 법(HIPPA, 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 1996년과 1997년 의회에서 논의된 원격진료에 대한 통합 법안(Comprehensive Telehealth Act of 1997), 2004년 의회에서 논의된 원격의료 향상 법안(Telehealth Improvement Act of 2004) 등이 있다. 연방 차원에서는 법제를 통해 원격의료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각 주마다 차이가 있는 원격의료에 관한 장비 규격, 원격의료를 수행하는 보건의료종사자의 자격 등을 정비하고 통일시키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주 차원에서는 원격의료개발법(Telemedicine Development Act) 등을 제정하여 격오지에 거주하는 취약주민을 대상으로 원격 의료서비스 활용을 시도하였다. 구체적으로 1992년 통과된 조지아 주 원격의료법안(Georgia Distance Loaming and Telemedicine Act of 1992)을 시초로 현재 미국 대부분의 주가 원격의료와 관련된 법제를 마련한 상태이다. 미국은 원격의료에 대하여 연방 차원의 공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 각 주 차원의 공보험인 메디케이드(Medicaid)에서 보험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공보험에서 보장되지 않는 원격의료는 개별적으로 개인이 민간 보험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지니고 있다. 


미국에서 고안된 원격의료의 초기 개념은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여 원거리 간의 의료정보 및 의료서비스를 전달하는 모든 활동을 지칭하는 광의의 개념이었다. 광의의 원격의료에 해당하는 예로는 의사와 의사 간 PACS(Picture Archiving Communications System)를 이용한 원격화상회의나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여 환자에 대한 화상 및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을 통해 환자의 치료에 대해 방향을 논의하는 원격자문, 환자가 정보통신기술과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집안에서 의사와 원격으로 진료를 받는 비대면의 재택진료(유비쿼터스 헬스, ubiquitous health) 내지 원격 환자 모니터링, 의료인 및 환자에 대해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이루어지는 원격 교육 내지 의료정보의 제공까지 포함된다. 최근 일부 주에서는 광의의 원격의료를 구체화하여 원격지 의료(遠隔地 醫療, Telemedicine)와 원격건강관리서비스(Telehealth)로 그 유형을 나누어 사용하고 있다. 즉 원격지 의료는 의사와 의사 간 이루어지는 원격 임상 의료서비스를 지칭하는 것이고 원격건강관리서비스는 원격지 의료보다 더 넓은 정의를 반영하기 위한 개념으로 의사와 환자 간을 비롯하여 비(非)의사와 환자 간 이루어지는 비(非)임상 의료서비스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처로 보건복지부는 올해 1월 31일 코로나19와 관련된 공중 보건 비상 사태 선언을 발표하였고 지난 3월 1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와 관련하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였다. 이에 따라 연방재난관리처(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의 재난기금을 활용하여 주 정부에 검사·의료시설 등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게 되었고 긴급 운영센터의 설치, 원격의료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주 의료인 면허에 대한 유연성 부여를 위해 연방 법제에 대한 비상권한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부여하였다. 특히 미국은 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에 의거하여 원격의료의 규제 완화를 위한 지침을 내놓았고 그것이 미국 식품의약국(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이 지난 3월 20일 발표한 코로나19 공중 보건 응급 상황에서 환자 모니터링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는 비침습적 원격 모니터링 장치에 대한 시행 정책{Enforcement Policy for Non-Invasive Remote Monitoring Devices Used to Support Patient Monitoring During the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Public Health Emergency}이다. 그 주요 골자는 코로나19의 팬데믹 기간 동안에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원격으로 환자 모니터링 장비를 사용하여 의료진과 환자 간의 비대면진료를 유연하게 허용하고 그 원격 장치에 대한 사전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허용되는 모니터링 원격 장비를 확대하여 일반적인 생리학적 매개 변수를 측정하고 코로나19의 공중 보건 응급 상황에서 환자 모니터링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비침습적 장비로 원격 모니터링 웨어러블, 핸드 헬드(hand-held), 재택 모니터링 장치와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포함한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원격의료를 제공하는 의료진이 부득이하게 대면진료를 하지 못함으로써 유발할 수 있는 의료과실에 대하여 법적 책임과 관련된 불이익을 주지 않을 것이란 점을 밝히고 있다. 한편 코로나19로 부득이하게 원격의료를 이용하여야 하는 대상자들에 대해 원격의료 비용을 지원하기로 하였는데 메디케어가 지원하는 원격의료의 형태는 환자가 가정뿐만 아니라 모든 의료시설, 요양원, 건강클리닉 등에서 받을 수 있으며 원격의료 서비스에는 일상적 진료, 정신 건강 상담, 암 치료, 예방을 위한 건강검진까지 포함된다.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의료진의 불필요한 환자 접촉을 막아 의료진이 대면진료로 인해 발생하는 시간적·육체적 부담과 감염 우려를 덜고 원격의료를 통한 비대면 진료의 다양한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3. 우리나라에의 시사점

의료는 본질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필연적으로 부수되는 침습성으로 인해 악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대면진료가 가능한 상황까지 편의성만을 앞세워 무리하게 원격의료를 확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사회적 공감대가 이루어지는 범위 내에서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원격의료의 범위를 서서히 넓혀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사태에서 전화를 통한 진단과 온라인 처방전 발급을 한시적으로 허용한 것이나 시범사업으로 수행하여 왔던 재택에서의 비대면 환자 모니터링의 활용에 관하여 향후 어느 범위까지 입법적으로 수용할 것인지는 우리나라의 의료 체계와 공보험 시스템 등을 충분히 고려한 후 재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처럼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대면진료가 어려워 의료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을 위한 원격의료의 활용에 관한 예외를 법제를 통해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불가피한 상황에서 원격의료를 수행하여야 하는 의료인의 입장을 감안하여 원격지 의료인과 현지 의료인 모두 일정 부분 책임을 경감시켜주는 조치가 향후 입법 시 필요하다.

 


백경희 교수(인하대 로스쿨·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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