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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이혼절차에서 미성년자녀를 보호하기 위한 법원의 제반 조치들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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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들어가며

1958년 제정된 민법 제909조 제1항은 '미성년자인 자는 그 가에 있는 부(父)의 친권에 복종한다'고 규정하여 미성년자녀가 가부장제 하에서 지배와 복종의 대상에 불과함을 나타냈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가 중시되면서 우리나라는 1991년 UN 아동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을 비준하여 이 협약에 따른 '아동의 최선의 이익(The Best Interest of the Child)' 원칙을 받아들였고 2005년 개정된 민법 제912조는 '자의 복리'라는 개념을 수용하였다. 한편 20대 국회의 임기 만료로 폐기된 가사소송법 전부개정법률안 제1조는 가사소송법의 목적에 최초로 '미성년자녀의 복리 보호'를 규정한 바 있다. 이하에서는 민법과 가사소송법이 추구하는 '미성년자녀의 복리'라는 가치를 이혼절차에서 구현하기 위해 법원이 행하는 제반 조치들을 ①협의이혼 절차, ②재판상 이혼절차, ③이혼 후의 비송사건 절차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II. 협의이혼 절차에서 미성년자녀의 복리 추구 방안
1. 협의이혼의사확인 사건의 특수성

협의이혼의사확인 사건은 가사소송법이 정한 가사사건에 포함되지 않고 '가족관계의 등록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되는 가족관계등록비송사건인바 과거 협의이혼절차에는 법원이 미성년자녀의 복리에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2007년 민법 개정으로 '이혼에 관한 안내', '숙려기간'제도가 신설되었고 양육자의 결정, 양육비용 부담, 면접교섭권에 관하여 '자의 양육과 친권자결정에 관한 협의서'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정본'을 제출하도록 하였으며(민법 제836조의2), 협의가 자의 복리에 반할 때에는 가정법원이 보정을 명하거나 직권으로 양육에 필요한 사항을 정할 수 있고(민법 제837조 제3항),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거나 협의할 수 없을 때에는 가정법원은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청구에 따라 이에 관해 결정할 수 있다(민법 제837조 제4항)는 내용이 신설되었다. 또한 2009년 민법 개정으로 '양육비부담조서'제도가 도입되어 법원이 협의이혼 절차에서 미성년자녀의 복리에 관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 

 
2. 협의이혼의사확인 사건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가. '가정법원의 심판정본'을 제출할 수 있는 절차의 미비

민법 제836조의2 및 제837조를 종합하면 가정법원은 당사자 사이의 자녀 양육에 관한 협의가 자의 복리에 반하거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협의할 수 없을 때에 직권으로 이에 관해 결정할 수 있고 그 결정 결과인 '심판정본'을 협의이혼절차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실무상으로는 가족관계등록사건인 협의이혼의사확인사건에서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자녀양육에 필요한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가사비송사건으로 나아갈 절차적 규정이 미비한 상황이다. 그로 인해 실무에서는 협의가 자의 복리에 위배될 경우 보정을 명하고 보정이 되지 않을 때는 협의이혼의사 불확인을 하는 소극적 방법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어 전체 이혼 사건의 약 80%에 달하는 협의이혼사건에서 오히려 법원이 미성년자녀의 복리를 위해 개입할 수 없게 되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따라서 협의이혼 절차에서 필요한 경우 담당판사가 자녀양육관련 사항에 대해 직권으로 가사비송절차에 회부하여 심판개시를 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을 신설하는 것이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된다. 

 

나. 기타 협의이혼 절차에서 미성년자녀의 복리 향상을 위한 제언
협의이혼절차에서 현재 법원은 상담을 '권고'할 수 있으나 자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가사사건과 같이 조정조치명령을 통한 상담명령 또는 정신의학과전문의 등의 진단을 명할 수 있는 제도의 도입이 요구된다. 또한 면접교섭 훈련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야 하며 '양육비부담조서'가 집행권원으로 작성되는 것처럼 면접교섭사항에 대하여도 집행권원이 확보되어야 이혼 후 비송사건으로 면접교섭심판을 청구해야 하는 절차의 중복을 피할 수 있다. 협의이혼절차에서 아동학대 방지교육의 의무화도 필요하다. 이러한 법원의 후견적 조치를 협의이혼절차에까지 확대하기 위하여는 전문가사조사관의 확충 또한 필수적이다.


III. 재판상 이혼 절차에서 미성년자녀의 복리 추구 방안
1. 부모교육의 필수화 및 심화된 부모교육의 확대

재판상 이혼사건은 협의이혼사건보다 사건수가 적은 대신 고갈등 사건이 많은 편이므로 미성년자녀의 복리를 위해 부모교육의 필수화 및 각 가정에 특화된 심화된 부모교육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2. 사전처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사전처분결정은 가사소송법 제62조 제5항에 따라 집행력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어왔는데 가사소송법 전부개정법률안 제141조는 사전처분에 집행력을 부여하고 즉시항고의 집행정지효력을 배제하여 실효성을 제고하고자 하였으며 사전처분 발령 후 사정변경이 발생했을 때 가정법원이 직권 또는 신청에 따라 사전처분을 취소 또는 변경하는 제도를 신설하여 즉시항고의 집행정지효력 배제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위 전부개정법률안 제146조는 미성년자녀 인도청구의 집행에 관한 조항을 신설하여 유아인도 사전처분이나 유아인도 확정판결의 집행 곤란을 해소함으로써 미성년자녀의 복리 제고를 도모하고 있다.

 

3. 심리검사 등과 관련된 석명준비명령의 활용
부모의 정신장애나 성격장애는 친권자·양육자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부모의 갈등으로 미성년자녀에게 심리검사·심리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많다. 따라서 당사자의 협조가 가능한 사건이라면 필요시 부모 및 자녀의 종합심리검사, 통원치료 또는 입원사실확인서의 제출, 진료경과를 기재한 서면의 제출 등을 명하는 석명준비명령을 통해 당사자의 치료적 과정을 유도·관리함으로써 부모의 양육능력 회복과 미성년자녀의 심리적·정서적 건강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4. 조정조치명령의 활용
가사소송규칙 제8조에 근거한 조정조치명령으로 심화된 부모교육, 부부상담, 개인상담, 아동상담, 집단상담(비양육친과 자녀의 캠프), 시범면접교섭, 정신건강학과 전문의 등 전문가에 대한 자문의뢰를 명할 수 있다. 특히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원인으로 한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사건에서 원고의 심리 치유를 위한 개인상담이 당사자의 자살충동 완화, 부부관계 회복, 자녀양육능력 회복 등에 큰 효과를 나타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혼하지 않고 부정행위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건은 민사사건인바 이 경우에도 조정조치명령이 가능하도록 그 관할을 가정법원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 나아가 앞으로는 치료사법의 일환으로 한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가사사건, 민사사건, 소년사건, 아동학대사건, 가정폭력사건, 살인 기타 중한 형사사건을 각 가정별로 하나의 재판부가 담당하게 하는 통합가정법원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법원 도입도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5. 양육비 판결에 있어서 미성년자녀의 복리를 위한 법원의 조치
가사소송규칙 제93조 제2항에 따라 금전지급을 구하는 청구에 대하여도 자의 복리를 위해 양육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경우에는 청구취지를 초과하여 의무이행을 명할 수 있으므로, 청구금액을 넘어서는 적절한 양육비 지급 판결이 가능하다. 한편 양육비 지급의무자에게 정기적 양육비의 임의지급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 가사소송법 제63조의3 제1항에 따른 직권 양육비 담보제공 명령의 적극적인 활용이 미성년자녀의 복리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IV. 비송사건 심판절차에서 미성년자녀의 복리 추구 방안

이혼 이후 비송사건으로 접수되는 친권자·양육자 변경, 양육비 변경, 면접교섭 이행 또는 변경, 재혼가정의 친양자 입양, 성본변경 청구 사건 등에 있어, 양육자에 대한 심화된 부모교육 또는 재혼가정 부모교육이 도움이 된다. 한편 이혼한 부모 중 친권자로 지정된 양육친이 일찍 사망하여 친권자지정 또는 미성년후견인 선임을 청구하는 사건에서 미성년자녀의 아동상담, 미성년후견감독인의 직권선임, 미성년자녀의 재산에 대한 후견신탁명령 등으로 미성년자녀를 보호할 수 있다. 부모 중 일방이 타방을 살해하거나 부가 미성년자녀에게 성폭력을 가한 사건 등 부모가 중한 형사사건에 연루되어 검사가 필수적으로 친권상실을 청구하고 법원이 직권으로 미성년후견인을 선임하는 사건에서는 미성년자녀 보호를 위해 초기부터 형사사건과 가사비송사건의 긴밀한 연계가 필요하다.


V. 나오며

개인의 이혼의 자유와 미성년자녀의 복리 보호라는 충돌하는 가치를 두고 사회의 발전에 따라 후자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법원 또한 이혼 절차에서 미성년자녀의 복리 보호를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도 보았듯, 협의이혼 절차에서 양육관련 부분의 비송사건 직권개시 가능성의 법제화와 가사소송법 전부개정법률안의 빠른 국회 통과가 미성년자녀의 복리 향상을 위해 시급한 과제임을 강조하면서 글을 마친다.

 

 

정용신 부장판사(창원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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