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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검사장들 "기죽지 마라"…"지혜 모아 위기 극복" 당부(종합)

김영대 서울고검장·양부남 부산고검장 퇴임…조상준 서울고검 차장도 사직 글
"수사 범위 규정으로 제한, 위험한 발상" 우려도

미국변호사
최근 사의를 밝힌 고검장들이 7일 검찰 조직을 떠나며 후배들에게 쓴소리와 함께 애정이 어린 당부를 남겼다.


양부남(59·사법연수원 22기) 부산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훌륭한 포수는 창공을 나는 맹금을 잡지만, 옹졸한 포수는 새장에 잡힌 새의 정체를 파악하겠다며 털도 뽑고 껍질도 벗겨보다 결국 새를 죽이고 만다"며 "검찰이 경찰 송치 사건에 너무 엄격한 검찰권을 행사해 옹졸한 포수의 우를 범하는 건 아닌지 뒤돌아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건 하나를 했다고 기뻐할 게 아니고 개개의 사건에서 범죄의 동기와 범죄자의 처한 형편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형편에 따라 검찰권을 유연하게 행사하는 게 실질적인 인권보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요즘 수사권 조정 등으로 검찰 조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참으로 가슴 아프다"며 "너무 기죽지 말고 지금까지 국가 발전과 사회 안정에 기여한 자긍심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특수통으로 꼽히는 양 고검장은 2018년 강원랜드 의혹 특별수사단 단장을 맡아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 등 대검 지휘부와 갈등을 빚었다.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과 함께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검찰 내 과학수사 전문가로 꼽히는 김영대(57·22기) 서울고검장은 이날 퇴임식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김 고검장은 "수사는 생물"이라며 "사안 규명을 하다 보면 어디로 어떻게 번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사 범위를 규정으로 극히 제한하는 건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와 여당이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4급 이상의 공직자나 3천만원 이상의 뇌물 사건 등으로 대폭 축소한 점을 겨냥한 얘기다.

김 고검장은 이어 "형사사법 제도나 시스템은 한 번 만들면 백 년은 가야 한다"며 "이해관계를 떠나서,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역사에 남을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후배들을 향해선 "검찰은 늘 위기 시에 지혜를 모으고 역량을 발휘해 잘 극복해 왔다. 지금 이 위기도 능히 잘 헤쳐나가리라 믿는다"며 내부 단합을 주문했다.

앞서 사의를 표한 조상준(50·26기) 서울고검 차장검사 역시 이날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의 글에서 "검찰은 정의롭고 유능하며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조직"이라며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절대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경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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