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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간 법정에서 헌신… 조병현 원로법관 퇴임

아들 조재헌 판사 송별사에 뜨거운 박수

미국변호사

"판사 인생의 대선배이자 제 고민을 언제나 털어놓을 수 있던 가장 친한 판사,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의 영광스러운 퇴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광명시법원은 지난달 30일 광명시 철산동 광명시법원 법정에서 조병현(65·사법연수원 11기) 원로법관의 정년퇴임식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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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퇴임식에서는 조 원로법관의 아들인 조재헌(36·39기) 춘천지법 속초지원 판사가 송별사를 해 화제를 모았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규모를 축소해 열린 퇴임식이었지만 뜨거운 박수가 법정을 가득 메웠다.


조 원로법관은 대구와 대전, 서울에서 각각 고등법원장을 지낸 뒤 재판부로 복귀해 '1호 원로법관'이 됐다. 원로법관제도는 평생법관제의 일환으로 법관 경력 30년 이상의 판사 가운데 자원을 받아 원로법관으로 임명해 시·군법원 등에서 소액사건 등 민생사건을 담당하도록 하는 제도다. 조 원로법관은 1984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법관생활을 시작한 후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울산지원 부장판사,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대전·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거쳐 부산지법원장, 서울행정법원장, 대구·대전·서울고법원장을 역임하고 2016년 2월 서울중앙지법 조정총괄부장판사로 일선에 복귀해 이듬해인 2017년 2월 안산지원 광명시법원에서 1심 소액사건을 심리하는 원로법관으로 일해왔다.


그는 광명시법원에서 보낸 마지막 3년 6개월이 선물과도 같았다고 회고했다.


조 원로법관은 "판사가 된 처음에는 기록만 열심히 보면 사법적 정의를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제가 재판장이 된 뒤에는 당사자가 변론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찾아내야 하고 그렇게 되도록 소송을 지휘하는 것이 판사의 역할임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36년간 내내 훌륭한 판사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퇴임하는 자리에서 조병현은 판사답게 처신하고 재판다운 재판을 하려고 노력했던 판사였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조 원로법관은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상황에서 퇴임하게 돼 책임감으로 마음이 매우 무겁다"며 "현재 법원에 드리워져 있는 사법농단이라는 프레임만으로도 재판에 대한 신뢰는 크게 훼손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국민들이 아직도 법원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는 증좌라 생각하고 싶다"며 "재판에 대한 신뢰는 정치권력이나 사회세력에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배는 후배를 배려하고 후배는 선배를 존중하는 법원의 전통을 따라 함께 나아가야 한다"며 "국민들이 법원의 변화를 기다려 주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가 느리긴 하지만 국민을 위해 변화하고 있다는 믿음을 줘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날이 곧 오리라는 희망을 갖고 물러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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