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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회장, 이희호 여사 유언장의 법적효력은?

리걸에듀

f[ 2020.07.21. ]



고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과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유언장이 최근 보도되었다. 유언장 내용도 세간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지만 그러한 내용의 유언이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지도 많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위 유언 내용은 법적으로 효력이 있을까?


유언(遺言)은 유언자가 자신의 사망으로 인하여 일정한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일정한 방식에 따라 행하는 단독행위다. 유언의 방식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5가지가 있고(민법 제1065조), 이러한 방식에 의하지 않은 유언은 법적효력이 없다(민법 제1060조). 위 두 분의 유언은 어떤 유언방식에 해당하고, 그 내용은 법적효력이 있을까? 


먼저, 신격호 회장의 유언장은 자필증서(自筆證書)에 의한 유언으로 보인다.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그 전문(全文)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자서(自書)하고 날인하는 것이다(민법 제1066조). 위 유언장은 신격호 회장이 2000년 3월 자필로 작성하고 서명하여 사무실 금고에 보관되어 있었다고 한다. 자필증서의 요건만 구비하고 있다면 20년 전에 작성한 것이라도 유언의 효력은 인정된다. 다만, 유언장에 기재된 “"신동빈 회장을 롯데그룹의 후계자로 정한다"는 취지의 문구는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후계자”라는 것이 법률적 용어도 아니고 법률상 유언으로 정할 수 있는 내용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상속인들 사이에 그 내용의 도덕적 또는 실질적 의미에 대하여 다툼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희호 여사의 유언장은 구수증서(口授證書)에 의한 유언으로 보인다.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은 질병 기타 급박한 사유로 인하여 다른 유언방식을 이용할 수 없을 때에 한하여 이용할 수 있는 보충적 유언방식이다(민법 제1010조). 유언자가 2인 이상의 증인 중 1인에게 유언의 내용을 구수하면(즉, 말로 불러주면) 그 구수를 받은 증인이 이를 필기낭독하여 유언자와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면 된다(민법 제1010조 제1항). 이희호 여사의 구수증서 유언장은 노벨평화상 상금의 사용방법, 동교동 자택의 사용과 그 처분 대금의 분배 방법 등 유언사항이 비교적 꼼꼼하게 작성되어 있어 작성 요건과 형식은 잘 갖추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구수증서의 의한 유언은 보충적인 유언방식이기 때문에 그 증인 또는 이해관계인이 급박한 사유가 종료한 날로부터 7일내에 법원에 그 검인을 신청하도록 하고 있고(민법 제1070조 제2항), 위 기간 내에 검인신청을 하지 아니하면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은 무효로 된다. 그런데 이희호 여사의 구수증서 유언장이 위 기간 내에 법원에 검인신청을 하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만약, 그러한 검인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다른 요건 충족에도 불구하고 위 유언은 법적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살펴본 바와 같이 고 신격호 회장과 이희호 여사의 유언장은 법적 효력을 발생하기 어려워 보인다. 유언은 헌법상의 재산권 보장과 사적자치를 기초로 하여 그 자유가 인정된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의 권리관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법적으로 여러 면에서 제한이 있는 것이다. 먼저, 유언으로 정할 수 있는 사항은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것에 한하고, 둘째 유언은 반드시 법률이 규정한 방식에 의하여야 하며, 셋째, 유류분 제도에 의하여 중대한 제한을 받는다. 특히, 유류분 제도는 실질적으로 상속인들로 하여금 피상속인이 생전에 처분한 재산에 대하여까지 추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피상속인의 재산권 행사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상당하다. 변화된 사회 실정에 비추어 유언의 자유 또는 피상속인의 재산처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이 시급하다 할 것이다. 



임형민 변호사 (hmyim@lawlog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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