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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검토없이 도입… 주먹구구 운영에 혼란 가중

형사법 학자들이 본 수사심의위 문제와 개선점

리걸에듀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제도에 대한 평가가 낮은 이유는 최근 주요 사건에서 보듯 이 제도가 수사·기소의 적정성 여부를 둘러싼 검찰과 피의자 등 사건관계인간 장외 여론전 도구로 활용되면서 또다른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스쿨 형사법 교수들은 거센 개혁 요구에 직면했던 검찰이 사회적 합의나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제도를 급하게 만들어 시행하다보니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심의위가 국민 참여를 통한 검찰권 남용 방지 및 투명성 강화 제도로서의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정부와 검찰이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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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언 유착 의혹 등 싸고 개선 목소리 높아져 =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의 기소 여부 등을 결정할 때 외부 전문가 등을 참여시켜 검찰 처분의 적정성과 공정성,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2018년 1월 도입됐다. 하지만 수사심의위 소집은 대부분 검찰 수사팀이 요청해 이뤄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피의자 등 사건관계인이 제도를 이용한 경우는 사실상 전무해 검찰이 수사·기소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을 회피하기 위해 면피성 제도로 이용해왔다는 비판이 많았다. 최근에서야 사건관계인도 소집을 요구하기 시작했지만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이나 검·언 유착 의혹 사건 등 재벌이나 정치 쟁점화하고 있는 특정 사건의 한정된 사람들이 주요 이용자로 떠오르면서 장외 여론전 도구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검찰처분의 적정성·공정성 제고 위해 

2018년 도입

 

한 교수는 "검사를 너무 못 믿는 우리 국민과 현 정부의 법감정이 부른 혼란"이라며 "법률전문가가 아닌 일반 국민으로 수사심의위원이 구성될 경우 여론에 호도될 가능성이 높고, 전문가의 비중이 높아지더라도 중요 사건 당사자에 포섭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수사·기소의 책임 주체가 모호해지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교수는 "지금까지는 검찰이 수사심의위 결정을 존중해왔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의혹 사건을 계기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앞으로는 재벌들의 이용이 늘어날 것"이라며 "검찰 입장에서도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특정사건 관련자들 이용

 장외 여론전 도구로 전락

 

서울의 한 로스쿨 교수는 "수사심의위를 계속 존치하되 취지에 맞게 적정하게 운영하는 것이 숙제"라며 "어떤 사건을, 어떤 위원들이, 어떤 범위 내에서 다룰 것인지 구체적인 규정이 필요하다. 단순히 검찰 외부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거나, 중대한 사건을 대상으로 하겠다는 느슨한 규정만으로는 논란과 혼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방 로스쿨의 한 교수는 "수사심의위가 이 부회장에 대한 불기소 권고를 냈지만, 법적으로 이 결정은 참고사항일 뿐"이라며 "(하지만) 법적 권한도 명확하지 않은 수사심의위 권고를 둘러싸고 우리나라에서는 깊은 갈등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민의 법감정과 수사·기소 기구의 시각은 180도 다를 수 있다. 수사심의위 도입 당시 부작용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민이 검찰권을 감시한다는 취지는 살리되,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만 행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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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인' vs '전문가'… 구체적 개선방향 두고 의견 엇갈려 =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향을 두고는 교수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24명의 로스쿨 형사법 교수 가운데 10명(41.7%)은 수사심의위 구성에서 '일반 국민'의 참여가 보다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8명(33.3%)의 교수는 복잡한 사건의 쟁점과 법리를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 위주로 수사심의위원을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해 팽팽하게 맞섰다.

 

수사·기소의 책임 주체

 모호해지는 문제점도 발생

 

제도의 중요성에 비해 근거 규정이 대검 예규에 불과하다는 점은 문제라는 지적도 많았다. 절반이 훌쩍 넘는 15명(62.5%)의 교수가 수사심의위 설치 근거 규정을 격상해 규범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가운데 12명은 형사사송법 등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3명은 시행령(대통령령)이 적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응답자의 25%에 해당하는 6명은 법규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하긴 했지만, 대체로 대검 예규에 기반한 제도 운영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뒤 법규화를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한 교수는 "검찰권 행사에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정부와 검찰총장의 의지만 있다면 근거 규정이 대검 예규이냐 법률이냐 하는 문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건 종류와 범위, 위원 구성 등 

구체적 규정 필요

 

◇ 기소 대배심 도입에는 찬·반 팽팽 = 이번 조사에서 곧장 영미식 기소 대배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교수는 없었다. 다만 응답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12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실정 등을 고려한 한국형 기소 대배심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11명(45.8%)의 교수는 대배심 제도가 대륙법체계인 우리나라와 맞지 않는다며 도입에 반대했다. 대배심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찬반이 팽팽하게 갈린 셈이다. 

 

“검찰권 감시 취지 살리되 

제한된 범위서 행사돼야”

 

한 교수는 "한국에서는 기소권이 검사에게만 부여된다는 점에서 영미식 제도와 출발부터 다르다. 기소독점주의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미 마련된 제도도 제대로 활용 못하고 있어 옥상옥"이라며 △검찰항고 △재정신청제도 △수사단계에서부터의 변호인 조력 활성화 등을 통해 검찰의 기소 독점 부작용을 막자고 주장했다.

 

또 다른 교수는 "형사조정제도가 있는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 형사소송은 사실상 공짜로 여겨져 사건 수가 많다"며 "기소대배심 도입은 전반적인 형사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의 문제와도 연결돼 단순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톱니처럼 맞물린 형사사법제도에 대한 고려 없이 추진되는 제도 변화는 풍선효과를 부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한 기자 · 박솔잎·이용경 수습기자   strong·mama1211·y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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