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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법조계 안팎서 위헌 논란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개입… 법치주의 근간 훼손”

정부가 집 값을 잡겠다며 연일 고강도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일부 규제 내용은 개인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違憲)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 법조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정책적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부득이하다는 견해도 있지만,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인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국가 개입이 일상화 될 경우 법치주의 근간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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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지' 아닌 '주택' 거래 허가? = 논란의 시발점은 지난달 17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6.17 부동산 대책)'이다. 이 가운데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 등 4개 지역을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것이 가장 먼저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잠실과 코엑스 일대에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이 예정돼 있으며 인근에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등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므로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내년 6월 22일까지 주택을 사고 팔 때관할 구청장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거나 부동산 가격의 30% 이하 금액 내에서 벌금을 내야 한다.

 

재산권 침해 논란이 있지만 토지거래허가제도 자체가 위헌인 것은 아니다. 헌법재판소는 "토지거래허가제는 사유재산제도의 부정이 아니라 이를 제한하는 한 형태이고, 투기적 토지거래의 억제를 위해 그 처분을 제한하는 것은 부득이한 것으로서 재산권에 대한 본질적 침해가 아니"라며 "국토이용관리법이 벌금형과 징역형을 선택형으로 규정한 것도 입법재량의 문제이고 과잉금지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88헌가13, 92헌바5 등).

 

하지만 이번 규제에서 거래허가 대상은 '토지'가 아니라 사실상 '주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남구 4개 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서 발단

 

정하중 서강대 로스쿨 명예교수는 "일단 형식적인 요건은 갖췄지만, 신도시 조성 등 대규모 택지 개발을 염두에 둔 토지거래허가제도의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이미 고밀도 개발이 완료된 지역에 이를 적용하는 것은 어색한 측면이 있다"며 "아파트의 경우 '건물분'이 '토지분'에 비해 훨씬 높은 경우가 일반적인데, 토지거래 규제 수단을 통해 건물거래를 통제하는 상황은 사실상 '아파트 거래 허가제'로 규제를 확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원래는 사전허가를 받지 않았던 자유로운 영역에 심사가 개입되면서 거래 당사자들은 실거주 여부를 정부에 소명해야 하는 등 부담이 늘었는데, 이는 자유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도 "영동대로 개발 등을 이유로 삼성·대치·청담·잠실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개발구역에 비해 과도하게 넓은 지역을 지정했다는 점 △이미 아파트가 건축돼 이 개발과 직접적으로 관계 없는 아파트 대지까지 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토지거래허가제도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 △사실상 아파트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지정한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돼 위헌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실제 헌법소원 등으로 이어질 경우 위헌 결정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규제 내용을 엄격하게 따질 경우 기본권 침해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적 필요성과 국민 감정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할 때 위헌 판정이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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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건축 단지서 2년 실거주 않으면 '강제청산' =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 주택 소유자에 대한 '실거주 2년' 의무화 방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금까지는 재건축 사업 추진 때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주택 소유자에게 조합원 자격요건을 부여했지만 앞으로는 재건축 단지의 경우 2년 이상 실제로 거주한 사람에게만 분양 신청을 허용하기로 했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2년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조합원 분양권을 부인하고 현금 청산만 인정하는 것은 사실상 '주택 수용'에 가깝다"며 "이미 재건축부담금, 분양가 상한제 같이 재건축에 따른 이익을 제한하거나 환수하는 장치들이 마련돼 있는데도 이 같은 부담을 또다시 지우는 것은 재건축 주택 소유자의 수인 한도를 넘어서는 과도한 재산권 침해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거래허가대상이 토지 아닌 주택”

 ‘과잉금지’ 위배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실거주 요건은 올 12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 후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는 사업부터 적용되므로 일각에서 주장하는 소급입법이 문제되지 않는데다, 재건축이 투기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는 것이다. 

 

한 재개발 전문 변호사는 "재건축 단지 실거주 2년 요건의 헌법상 쟁점은 과잉금지원칙 위반, 거주이전의 자유 제한 여부로 귀결된다"며 "투기과열지구에만 요건이 적용되므로 범위가 협소하다는 점, 부동산 투기 근절이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실거주를 분양권 획득에 필요한 하나의 기준으로 제시하는 것은 헌법의 테두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여러차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신청했다가 고배를 마신 곳이 많다는 점에서 조합 설립 시기를 올 연말로 못박아 놓은 것은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여전히 존재한다. 

 

재건축 주택 소유자 

‘실 거주 2년 의무화’도 불씨

 

◇ '임대차 3법' 소급적용 땐 위헌성 높아 = 정부와 여당이 7월 임시국회 통과로 목표로 야심차게 추진 중인 '임대차 3법'을 둘러싼 시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임대차 3법은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임대차 신고제 도입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 부동산거래법 개정안 등을 가리킨다. 그런데 지난 10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기존 계약에도 (임대차 3법을) 적용하면 임차인의 주거안정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직접 소급적용 가능성을 내비치자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집주인과 임대인들은 정부의 임대차 3법 소급적용 방침이 소급입법 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며 18일 서울 중구에 있는 예금보험공사 건물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기도 했다.


‘임대차 3법’ 소급 적용 강행 땐

 위헌 소지도 높아

 

한 변호사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당사자들은 계약 당시 적용되는 임대차보호법의 규율을 받을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이미 체결한 계약의 내용, 즉 확정된 법률관계를 추후 개정된 법률을 통해 변경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소급입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시 또는 천재지변과 같은 상황이 아님에도 소급입법을 시행하는 것은 사적자치의 원칙과 국민의 재산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이며 위헌 소지도 높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임대차 3법이 시행될 경우 세입자의 주거안정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계약에까지 소급해 적용할 경우 당연히 위헌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이같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굳이 소급적용을 강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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