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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자유권규약 보고서에 차별금지법 제정 계획·입장 제시해야"

'보고서 수정·보완 필요' 법무부장관에게 의견 표명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의 유엔(UN)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자유권규약)' 제5차 국가보고서안에 대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구체적 추진 계획과 입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을 도입하라'는 국제사회의 권고나 차별금지법 제정 의미 등에 비춰볼 때 현재 보고서에 포함된 내용만으로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인권위(위원장 최영애)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자유권규약 국가보고서의 수정·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법무부 장관에게 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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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권규약 가입 당사국들은 UN 자유권규약위원회에 관련 조치나 진전 사항 등을 담은 국가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990년 자유권규약에 가입·비준한 이후 지금까지 네 차례 보고서를 자유권규약위에 제출했다. 제5차 보고서는 다음달 제출할 예정이다.

 

법무부가 공개한 보고서안에는 자유권규약위가 기존에 우리 정부에 제시한 의견·권고에 대한 이행 상황을 비롯해 차별 근절,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 군대 내 인권침해 예방, 이주민·난민에 대한 혐오표현 근절, 평화적 집회 권리 보장 등 자유권과 관련된 국내 법령과 정책, 제도 등이 담겨 있다.

 

이번 보고서에 대해 인권위는 자유권규약의 이행 상황이나 제4차 권고 이행 등을 위한 법적·제도적 측면에서의 노력 등을 전반적으로 조망·평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여러 곳에서 수정·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자유권규약의 국내 이행 관련 문제점 확인과 해결방안 논의·제시'라는 보고서 작성 목적을 고려할 때, 보고서가 우리나라의 정책·제도 등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인권위는 우선 자유권규약 이행에 관한 장애 요인과 도전 과제 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 내용이 전반적으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정책이나 제도·사업 등을 열거하는 방식으로 기술돼 있는 반면, 자유권규약 당사국으로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취한 조치와 정책·제도 이행 과정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어려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등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자유권규약위의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향후 계획 등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권위는 "제4차 최종견해가 2015년에 채택된 이후 약 5년이 지났음에도 보고서 일부에는 '검토할 예정'이라거나 '방안을 준비해 나갈 예정', '노력할 예정' 등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구체적인 향후 이행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인권위는 보고서 내용 중 △군형법상 추행죄의 유죄 판결건수나 △고문 피해자 보상 통계 등 자유권규약위가 제시한 일부 질의에 대한 답변이 빠져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또 가정폭력 사건 통계나 자살 통계 등 일부 숫자 정보만을 제공한 부분에 대해서도 "통계가 의미하는 내용을 최종견해와 연계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아울러 인권위는 "제5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심의는 2022년으로 예상되는데, 정부가 심의 목적이 '자유권규약에 규정된 권리의 보장·실현을 위한 당사국과 자유권규약위 상호 간의 건설적 대화'라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며 다음 심의 전에 자유권규약의 국내 이행 상황에 대한 독립보고서를 자유권규약위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1966년 UN총회에서 채택된 자유권규약은 현재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세계인권선언'과 함께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국제인권규범으로 여겨진다. 이 규약은 생명권을 비롯해 평등권, 신체의 자유, 양심·종교의 자유, 고문·비인도적 처우 금지, 공정할 재판을 받을 권리, 집회·결사의 자유 등 다양한 내용을 망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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