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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대북(對北) 소송… 실효적 성과로 이어질까

남북 분단 상황… 제대로 된 기소·재판 가능성은 희박

최근 탈북 국군포로 2명에 대해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법원 첫 판결(서울중앙지법 2016가단5235506)이 나온 후 북한이나 고위 관계자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반인권적 행태에 대한 법적 책임 추궁은 남북관계 등 복잡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실효성 등을 둘러싼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이경재(71·사법연수원 4기) 변호사는 대한민국 국유자산으로 등록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책임을 물어 김여정 북한노동당 제1부부장과 박정천 북한군 총참모장을 공익건조물 파괴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또 천안함 폭침 사건의 유족과 연평도 포격 피해자, 납북피해자 가족, 정치범수용소 출신 북한이탈주민 등도 북한을 상대로 본격적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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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줄잇는 대북(對北) 소송이 상징적 의미를 넘어 실효적인 집행·처벌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초 탈북 국군포로 사건의 대리인단은 국내에서 유일한 북한 자산으로 지목된 법원 공탁금에 대해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집행할 계획이었다. 2005년 남북경제협력재단(경문협)은 북한 내각의 '저작권 사무국'과 협약을 맺고 북한 조선중앙TV 영상을 비롯한 북한내 저작물을 사용할 때 저작권료를 지급하기로 했는데,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 이후 대북제재가 시행되면서 송금이 어려워지자 매년 저작권료를 법원에 공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본격적인 추심절차에 앞서 공탁금 수령인 등을 확인한 결과 공탁인은 주식회사 남북저작권센터였으며, 피공탁인(수령인)은 경문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승소 판결의 피고들(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김 위원장)과 피공탁인의 동일성이 인정되기 쉽지 않아 강제집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6·25 국군포로 강제노역에 대한 

손해배상 판결 이후

 

국방정책보좌관 출신으로 이번 사건을 대리하고 있는 엄태섭(38·변호사시험 2회) 오킴스 변호사는 "조선중앙TV가 받을 돈을 경문협이 잠시 맡아두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입증해 조선중앙TV의 채권에 대해 압류 및 추심명령을 제기하겠다"며 "경문협이 채권·채무관계를 부인할 경우 경문협과 북한과의 방송계약관계를 한 차례 더 입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형사소송의 경우 장애물이 더 많다.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이나 김 제1부부장 등 북한 고위층인 피고발인들을 상대로 제대로 된 수사와 기소, 재판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남북공동연락소 폭파

 ‘공익건조물 파괴혐의’ 고발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피의자 소환이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외부정황으로 표출된 물적 증거가 명확하기 때문에 기소까지는 가능할 수 있다"면서도 "형사재판에서는 궐석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 예외사유가 극히 제한적으로만 인정되는데다 중범죄의 경우 피고인 없는 재판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 비춰볼 때,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영상과 전후 맥락만 봐서는, 실제로 폭파를 지시한 사람과 실행한 사람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며 "이처럼 큰 사건을 송출영상이나 몇 가지 정황 증거로 기소하기는 어렵고, 수사를 하기도 어려워 현실적으로는 기소중지로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송의 상대편 당사자인 북한 측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시송달 등 송달 간주로 재판이 계속될 경우 남소(濫訴)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천암함 폭침 유족·연평도 포격 피해자 등

 소송준비

 

박원연(42·3회) 서울지방변호사회 통일법제특별위원은 "탈북 국군포로처럼 북한 당국으로부터 명백한 불법행위를 당한 분들이라면 소송을 제기하고 구제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공시송달 방식의 소송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못한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집단으로 유사한 소송을 제기해 사회적 혼란을 가중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주민 역시 대한민국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해 대한민국의 자산에 강제집행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위험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남북관계라는 문제가 미묘한 정치적 판단이 요구되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대북소송 증가는 정치·외교적 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국제법 전문가는 "국제적인 시각에서 볼 때 남북한 모두 유엔에 가입돼 있으며, 상호 정상회담도 수차례 진행된 상태"라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 북한을 비법인사단으로 규정하고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쏟아져 나온다면, 평화통일을 지향해야 하는 정부 부담이 매우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