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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秋법무장관·尹검찰총장 갈등 일단 봉합됐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여진 계속 이어져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둘러싼 추미애(62·사법연수원 14기) 법무부장관과 윤석열(60·23기) 검찰총장의 정면 충돌 사태가 표면상 추 장관의 '완승'으로 귀결되는 분위기이지만 논란 등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법조계는 이번 사태로 정권이 검찰 수사에 수시로 개입할 수 있는 나쁜 선례가 만들어졌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장관과 총장의 극한 갈등 양상이 그대로 세간에 알려지면서 법무·검찰에 대한 국민 신뢰 추락을 우려하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추 장관은 9일 법무부를 통해 "만시지탄이나 이제라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수사 공정성 회복을 위해 총장 스스로 지휘를 회피하고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은, 공정한 수사를 바라는 국민의 바람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 당시에 총장이 느꼈던 심정이 현재 이 사건 수사팀이 느끼는 심정과 다르지 않다고 총장이 깨달았다면 수사의 독립과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함이 마땅하다"는 입장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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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이 이날 앞서 "수사지휘권 박탈은 형성적 처분으로서 쟁송절차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한 지휘권 상실이라는 상태가 (이미) 발생했다"며 "결과적으로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이 자체 수사하게 되며 이러한 사실을 중앙지검에도 통보했다"는 입장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대검은 전날인 8일 오후 출입기자단에 "김영대(57·22기) 서울고검장으로 하여금 현재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포함되는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해 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고 수사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하는 방식으로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하는 방안을 장관에게 건의했다"고 발표했지만, 추 장관이 "총장 건의사항은 사실상 수사팀의 교체, 변경을 포함하고 있다"며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고 곧바로 불수용 입장을 밝히자 이튿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총장 직무 배제한 위법적 지휘

 절차·형식도 무시”

 

이 과정에서 대검과 법무부 사이에 진실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검은 당초 독립적 수사본부 구성 제의는 법무부와 조율해 만든 것이고 법무부 측의 요청에 따라 공개 건의 방식까지 취했는데, 정작 장관이 이를 걷어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서울고검장을 팀장으로 하는 독립적 수사본부 구성은 대검 측이 먼저 제안한 것이며 이를 공개 건의해 달라고 요청한 바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대검의 제안을 법무부 실무진이 검토했지만 장관에게 보고된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대검 관계자는 "이미 7일 총장 입장을 밝히려고 했으나 주초(6일)부터 법무부에서 협의를 하자고 해 늦어진 것"이라며 "실무진 수준에서 검토가 이뤄진 것이 아니라 법무부 검찰국장까지 승인한 사안이다. 법무부에서 공개적으로 (독립적 수사본부 구성을) 건의해주면 장관에게 보고하겠다고 했었다"고 재반박했다.

 

대검 측은 또 9일 추 장관 입장문 발표 후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휘를 사실상 수용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총장의 최종 입장 발표 내용은 장관의 지휘 내용을 수용한다, 불수용한다는 차원이 아니고 그런 문제로 볼 것도 아니다"라며 "(장관 지휘권 행사에 따른 총장의) 지휘권 상실로 결과적으로 서울중앙지검이 최종적으로 책임지고 자체 수사하게 된 상황을 설명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극한까지 치달았던 추 장관과 윤 총장의 표면적 갈등 상황은 일단 이렇게 마무리됐지만 후폭풍은 이어지고 있다. 검찰 내부는 들끓는 분위기다.

 

지방의 한 형사부 검사는 "총장 직무를 배제한 위법적 지휘이고, 옳고 그름을 떠나 절차나 형식도 무시했다"며 "검사이기 이전에 법률가로서도 일선 검사들은 이번 사태에 패닉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을 자꾸 정치판에 끌어들여 정치적 노림수를 위한 주판알만 튕기는 것 같다"며 "이런 방식이 검찰개혁이라면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부장검사는 "정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 일상적으로 벌어져 당혹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장관의 막무가내식 수사지휘권 행사로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크게 훼손됐다"며 "총장이 무력하게 이와 같은 부당한 지휘를 수용할 수 밖에 없는 모양새를 보여, 장관이 앞으로도 구체적인 사건에 일일이 감놔라, 배추놔라 식의 개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대다수의 검사장이 이번 장관의 지휘가 부당하고 위법한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으면 총장은 이 같은 지휘에 단호히 대처했어야 한다"며 "그럴 것이 아니라면 검사장 회의는 뭐하러 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이 이 나라의 법치를 책임지는 법무부장관 자리에 있는 것 또한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총장과 장관은 물론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모든 관계자들은 동반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관의 막무가내 식 지휘권행사

 검찰 독립성 훼손”

 

또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총장은 자신의 휘하에 있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을 못 믿겠다고 하고, 장관은 총장을 못 믿겠다고 한다"며 "이런 법무·검찰이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장관과 총장은 물론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관련자들은 모두 당장 국민들께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런 혼란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법무부와 검찰은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식물총장이 되더라도 윤 총장이 버텨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래야 법치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이 더 이상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걸 막을 수 있다. 윤 총장 사퇴 이후 어떤 부류의 인물이 총장으로 와서 어떤 일을 벌일지 뻔한 거 아니냐. 그런 상황은 최대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가 이 사건 수사를 계속 맡게 되면서 수사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사팀이 관련 의혹을 구체적인 증거를 통해 얼마나 밝혀내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어느 한 쪽은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부장검사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총장은 자신의 측근을 감싸기 위해 항명을 불사한 것 밖에 되지 않고, 별다른 의혹이 밝혀지지 않으면 장관이 이 사건을 정권에 유리한 쪽으로 이끌기 위해 위법에 가까운 억지를 부린 것이 된다"고 말했다. 

 

“정권이 검찰수사에 

수시 개입할 나쁜 선례 만들어”

 

다른 부장검사는 "수사가 얼마나 진행됐는지는 국민도 모르고, 총장도 모르고, 지검장도 잘 모를 것"이라며 "독립적으로 수사·기소를 해보겠다고 한 만큼 결과 책임에 대한 부담도 클 것"이라고 했다.

 

한 변호사는 "편파 수사 및 부당 지휘로 이번 논란이 시작된 만큼 양측 모두 쉽게 공정성을 훼손하기는 어렵게 된 점은 긍정적"이라며 "수사에서 공정성이나 부실·과잉 문제가 대두될 경우 다시 특임검사나 독립수사본부 구성안이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윤 총장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장관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초강수를 둘 것인지도 관심사다. 

 

한 헌법연구관 출신 변호사는 "법무부와 검찰청은 수평적 지위의 국가기관이 아니어서 기관 내부 문제"라며 "따라서 권한쟁의심판 대상이 되지 않는다. 본안 판단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또 다른 변호사는 "헌법이 검찰총장 임명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한 점, 검찰총장의 특수한 지위와 검찰과 법무부의 역사 등을 고려하면 헌재도 쉽게 각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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