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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군사법원

경남-전남, '멸치잡이 황금어장' 해상경계선 놓고 헌재서 공방

경상남도와 남해군과 전라남도와 여수시 사이의 해상경계를 어떻게 획정해야 하는지를 놓고 헌법재판소에서 공방이 펼쳐졌다. 이번 사건은 두 지역 어민들이 남해 멸치잡이 황금어장 등을 더 차지하기 위한 다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헌재는 9일 서울 재동 청사 대심판정에서 공개변론을 열고 경남과 남해군, 전남과 여수시 사이의 권한쟁의 사건(2015헌라7)에 대한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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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에는 경남 소속 어선들이 전남 소흑산도 등에서 조업을 하고, 전남 어민들은 울릉도, 독도에 가서 조업을 하는 등 조업구역의 경계가 엄격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되면서 이같은 방식의 어업이 금지됐다. 

 

그런데 경남 어민들은 두 지자체 사이 공유수면을 포함한 남해 일대에서 조업을 하는 등 갈등을 겪었다. 2008년 이후 해양경찰이 적극적으로 조업구역을 침범한 어선에 대한 단속을 실시했다. 이후 단속에 걸린 경남 어민들은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대법원은 2015년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한 지형도상 해상경계를 도(道)간 경계로 보아야 한다"며 전남 해상구역에서 조업한 경남 어민들에게 벌금형을 확정했다(2013도14254). 이에 경남과 남해군은 2015년 12월 "경남과 전남 사이에 불문법상 해상경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전남과 여수시를 상대로 권행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이날 공개변론에서는 경남과 전남 사이에 국가기본도(지형도) 상에 표시된 경계를 해상경계로 하는 불문법상 관습법이 형성됐는지, 해상경계선의 획정이 각 지방자치단체의 수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경남도와 남해군 측은 세존도(남해) 혹은 갈도(통영)를 기준으로 전남 여수시의 안도나 연도 사이의 등거리 중간선으로 새로운 해양경계선 획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경남 쪽으로 5㎞ 가량 치우친 해상 경계가 전남 쪽으로 옮겨가게 돼 경남의 조업구역은 더 넓어진다. 

 

경남 등 측은 "경남 어민들은 일제 강점기부터 100여년간 '남해도 이리산정부터 작도 고정을 바라보는 선'을 기준으로 어민들이 어업활동을 해왔다"며 "1973년도 이후 국가기본도 상에 표시된 경계를 해상경계로 하는 불문법상 관습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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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어업경계선의 획정기준은 실제 조업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지 가시적인 지형지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전남도의 주장대로 해양경계선을 정하면 경남 어민들이 조업을 할 수 있는 바다 면적이 전남 어민들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심각한 불균형이 생긴다"고 밝혔다.

 

반면 전남도와 여수시 측은 대법원 판결과 현재까지 행정권한 행사, 어업인 생활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행 해양경계선을 기준으로 해상경계가 획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남 등 측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간한 국가기본도는 자연적 조건, 과거부터 존재해왔던 관행 및 지방자치단체·주민들의 인식,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지적 공부상의 기재 내용을 토대로 한 것이므로 해상경계선을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기준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세존도는 어떤 중요시설도 설치되어 있지 않고, 갈도는 상주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이 쓰레기들이 방치되어 있는 등 해상경계선을 정할 때 고려되어야 할 도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쟁송해역은 한세기 이상 전라남도 행정관할이었고 오랜 세월 이에 대한 다툼이 없어 주민들에게 이미 법적 확신이 형성됐으므로, 지금까지 행정관행이 존재했다는 것이 너무나 명백하므로 현재 경계선대로 획정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헌재는 이날 공개변론에서 다뤄진 내용 등을 토대로 최종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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