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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기본법' 제정안, 국무회의 통과

4개장 43개 조문… 신뢰보호·부당결부금지 원칙 등 명문화

국가의 행정작용을 전반적·종합적으로 규율하기 위한 '행정기본법' 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 법안심사 단계를 눈 앞에 두게 됐다.

 

법제처(처장 김형연)는 7일 국무회의에서 행정기본법 제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법제처는 대통령 재가를 받는 즉시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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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법령은 국가 법령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도 민사나 형사·상사 분야와는 달리 법 적용·집행을 위한 실체적인 원칙과 기준이 되는 기본법이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같은 제도가 개별법마다 다르게 규정돼 국민의 혼란을 가중시키거나 법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법제처는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행정법 분야의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는 행정기본법 제정안을 마련했다. 지난 3월 처음 입법예고를 할 때에는 총 4개장, 51개 조문으로 구성됐지만, 이후 권역별 공청회와 입법예고 과정을 다시 거치면서 4개장, 43개 조문으로 압축됐다.

 

제정안은 우선 행정법 집행을 위한 기준으로 삼기 위해 헌법상 원칙인 법치행정·평등·비례의 원칙과 학설·판례로 확립된 신뢰보호·부당결부금지의 원칙 등 행정의 원칙과 책무를 명문화했다. 예컨대 대법원 판례(87누373)로 확립된 신뢰보호의 원칙은 '행정청은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행정에 대한 국민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신뢰를 보호하여야 한다'는 식으로 조문화됐다.

 

제정안에는 법 적용 기준이나 처분의 효력 등 그동안 학설과 판례로 정립된 처분의 실체를 명문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행정의 효율성·통일성을 높이기 위해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처분은 처분 당시 법령에, 제재처분은 위반 행위 당시 법령에 따르도록 명확히 하는 한편, 처분은 취소나 철회 등이 있기 전까지는 원칙적으로 유효한 것으로 통용되도록 규정했다. 행정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국민의 법적 지위를 안정시키기 위해 영업소 폐쇄처분 등의 제재처분의 경우 처분할 수 있는 제척기간을 5년으로 제한했다.

 

특히 적극행정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 적극행정이 '법률상 의무'이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행정 활성화를 위한 시책을 추진할 의무가 있다는 점도 제정안에 명시됐다. 

 

신고는 원칙적으로 신고서가 접수기관에 제출된 때에 신고 의무가 이행된 것으로 보되, 법률에 '수리(受理)가 필요하다'고 명시된 경우에는 행정청이 수리해야 효력이 발생하도록 효력 발생시점도 명확히 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따른 미래 행정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법령에 근거를 두면 완전히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처분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제정안은 현재 개별법에 한정적으로 도입돼 있는 '이의신청' 제도의 근거를 마련해 행정심판·행정소송 전에 처분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했다. 쟁송절차보다 간편한 불복절차를 통해 국민 권익을 보다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만약 쟁송을 통해 처분을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된 경우라도 일정한 요건에 해당되면 행정청에 처분의 취소나 철회·변경을 신청할 수 있는 '처분의 재심사' 제도도 도입했다. 

 

인·허가 의제나 과징금, 이행강제금 등 개별법에 흩어져 있는 주요 제도의 공통사항에 대해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는 등 행정법상 유사·공통제도를 체계화하는 내용도 제정안에 담겼다.

 

법제처는 하위법령에 포함될 내용과 개별 법률에 대한 정비 방안도 검토해 법 시행에 맞춰 원활히 집행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김 처장은 "행정기본법이 제정되면 그동안 이해하기 어려웠던 법 원칙과 기준이 법률에 명시돼 국민의 권리보호를 강화하고, 법치행정의 확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나아가 적극행정과 규제혁신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