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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제1호(카)목의 판단기준을 제시한 대법원 결정 및 판결

[ 2020.06.15 ]



대법원은 최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의 일반조항인 제2조제1호(카)목의 판단 기준에 대한 구체적인 법리를 최초로 제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0. 3. 26.자 2019마6525 결정(“본 결정”),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6다276467 판결(“본 판결”)).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제1호(카)목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의 한 유형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는 2013. 7. 30. 개정 부정경쟁방지법에서 기술의 변화 등으로 나타나는 새롭고 다양한 유형의 부정경쟁행위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추가된 보충적 일반조항이나, 그 동안 그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정립되지 않아, 실무상 그 해당 여부를 판단 또는 예측하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본 결정 및 판결에서 대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제1호(카)목의 법문상의 각 요건들인 (1)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2) ‘성과 등’을 (3)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한 경우에 대한 판단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습니다.


- ‘성과 등’에는 유형물과 무형물이 모두 포함되고,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도 포함될 수 있으며, ‘성과 등’을 판단할 때에는 결과물이 갖게 된 명성이나 경제적 가치, 결과물에 화체된 고객흡인력, 해당 사업 분야에서 결과물이 차지하는 비중과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함.


- 성과 등이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여부는, 권리자가 투입한 투자나 노력의 내용과 정도를 그 성과 등이 속한 산업분야의 관행이나 실태에 비추어 구체적, 개별적으로 판단하되, 성과 등을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침해된 경제적 이익이 공공영역(public domain)에 속하지 않는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함.


-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한 경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1) 권리자와 침해자가 경쟁 관계에 있거나 가까운 장래에 경쟁관계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지, (2) 권리자가 주장하는 성과 등이 포함된 산업분야의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의 내용과 그 내용이 공정한지 여부, (3) 위와 같은 성과 등이 침해자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의해 시장에서 대체될 가능성, (4) 수요자나 거래자들에게 성과 등이 어느 정도 알려졌는지, (5) 수요자나 거래자들의 혼동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함.


이러한 판단 기준에 따라, 대법원은 출판사가 인기 연예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들의 포토카드·화보를 BTS의 소속사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제작하여 판매하는 행위가 문제된 사안에서, (1) BTS의 명칭, 소속 멤버들의 성명, 사진 등은 고객흡입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서 소속사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하고, (2) 통상적인 정보제공의 범위를 넘어 BTS의 사진 등을 대량으로 무단 사용하여 책자를 제작, 판매하면서도 해당 연예인이나 소속사에 동의를 구하거나 대가를 지불하지 아니한 것은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타인의 성과를 이용한 것이므로 부정경쟁방지법 일반조항이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0. 3. 26.자 2019마6525 결정, “본 결정”). 


마찬가지로 대법원은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하는 피고가 골프장의 명칭, 지형, 경관, 조경요소, 설치물 등이 결합된 종합적인 이미지를 소유자인 원고들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3D로 구현하여 사용한 행위가 문제된 사안에서, (1) 원고 골프장들의 각 종합적인 이미지는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골프코스 설계와는 별개로 원고들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에 의하여 만들어지고 유지된 성과이고, (2) 피고의 스크린골프 사업은 원고들의 골프장 운영업과 경쟁관계에 있으므로 원고의 성과물을 3D로 재현하고 영업에 활용한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 일반조항이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6다276467 판결, “본 판결”).


대법원이 본 결정 및 판결을 통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제1호(카)목의 적용 요건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함으로써, 그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 및 예측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따라서, 향후 권리자의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지식재산권으로는 구제 받기 어려운 유형의 행위에 대해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을 참고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일반조항인 제2조제1호(카)목 적용을 통한 권리 구제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양영준 변호사 (yjyang@kimchang.com)

장덕순 변호사 (ducksoon.chang@kimchang.com)

이인재 변호사 (injae.lee@kimch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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