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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원 구성 협상 끝내 결렬… 여당 상임위원장 '독점' 체제로

'법조인 출신' 정성호 의원, 예결특위 위원장 선출
김태년 "통합당 제외 상임위원장 선출은 불가피한 선택"
주호영 "협치 걷어찬 여당… 들러리 서기 시비만 불러"

제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이후 한 달 간 이어져온 원 구성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여야 간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거부로 17개 국회 상임위와 상설특위인 예산결산특위 등 위원회 18곳 가운데 정보위를 제외한 17곳의 위원장 자리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로만 채워지면서 35년 만에 과반수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점 체제' 등장을 눈앞에 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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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당 상임위원장 독점은 35년만 = 국회는 29일 오후 통합당의 불참 속에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 10곳과 예결특위 등 위원회 11곳의 위원장을 선출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5일에도 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정의당 등 군소정당과 함께 본회의를 열어 법사위 등 6개 상임위 위원장 선출을 강행했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위원장 선출 투표에 앞서 "코로나19와 경제 난국, 남북 경색 등 국가 비상시기에 국민과 기업들의 절박한 호소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어 원 구성을 마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어제 저녁 원 구성과 관련된 합의 초안을 마련하고 오늘 오전 중으로 추인받아 효력을 발생하기로 합의했지만, 야당은 오늘 추인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당 의원들로 위원회 18곳의 위원장 자리를 모두 채우는데 대해 "의장과 여야 모두 국민과 역사의 두려운 심판을 받겠다"면서 "지금이라도 진정성을 갖고 마음을 열고 원만한 국회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 그것이 국민의 명령"이라고 여야에 당부했다.

 

앞서 이날 오전까지 여야는 박 의장의 주재 하에 원 구성 협상을 벌였지만 법사위원장 자리 등을 놓고 평행선을 달린 끝에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협상 결렬 직후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어제 협상에서 합의문 초안까지 만들었으나 오늘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합의문 초안에는 △21대 국회 후반기 법사위원장에 대해 집권여당이 우선 선택권을 갖는 것 △전체 상임위원장 11대 7 배분 △법사위 제도 개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국정조사 △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법사위 청문회 △3차 추경의 6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 △30일 개원식 개최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한치의 양보없이 첨예하게 대립해온 여야는 곧바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협상 결렬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렸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최대한의 양보를 했으나, 통합당이 거부 입장을 통보해왔다"면서 "일하는 국회를 좌초시키고 민생에 어려움을 초래한 책임은 통합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통합당 주호영(60·사법연수원 14기)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는데 우리가 상임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은 들러리 내지 발목잡기 시비만 불러일으킬 것으로 판단했다"며 "민주당이 제안한 7개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맞받아쳤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이번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여야 갈등의 핵심이었던 법사위원장 자리와 관련해 "민주당이 오랜 반대와 전통을 깨고 일방적으로 빼앗아 가버렸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법사위원장은 지난 17대 국회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당시 152석)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했을 때 야당인 한나라당에 양보한 이후 줄곧 야당 몫으로 분류돼왔다. 그러나 21대 총선을 통해 거대 여당이 된 민주당이 '원내 제1당이 국회의장을,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다'는 관행을 깨고 법사위원장을 힘으로 가져가면서 통합당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법사위가 체계·자구심사를 통해 법안 처리의 최종 길목을 지키며 사실상의 '상원' 역할을 해온 만큼, 민주당은 개혁입법 처리 동력을 얻기 위해 법사위원장 자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통합당은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를 위해 법사위원장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맞서왔다.

 

이와 관련해 주 원내대표는 "통합당은 후반기 국회 2년이라도 법사위원장을 교대로 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민주당이) 그것마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의장이 '전반기엔 민주당이, 후반기엔 집권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자'고 중재안을 낸 데 대해서도 "차기 대선 결과에 (법사위원장직을) 맡기는 것 자체가 국회의 독립성이나 자율성에 반한다고 봤다"며 "도저히 받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과반수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점 체제는 1985년 구성된 12대 국회 이후 35년 만이다. 1987년 민주화로 도입된 현행 헌법 하에서 이듬해 치러진 13대 총선을 통해 국회 지형이 여소야대로 바뀐 이후부터는 여야가 의석 수에 따라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눠 맡아왔다.

 

◇ 원 구성 마무리 단계로 = 한편 법조인 출신 4선인 민주당 정성호(59·18기)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81명 가운데 180표를 얻어 국회 예결특위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국회법상 상임위원 임기는 2년으로 정해져 있는 반면, 예결특위 위원 임기는 1년으로 정해져 있다.

 

경기 연천 출신으로 서울 대신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정 위원장은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육군 법무관을 거쳐 1992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원으로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과 대한변호사협회 윤리위원 등을 거쳐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경기 동두천·양주 지역구에서 당선해 국회에 입성했다. 2012년 19대 총선 때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같은 지역구에서 재선에 성공해 여의도에 돌아왔고, 20대·21대 총선에서는 경기 양주 지역구에서 내리 당선해 4선에 성공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장과 기획재정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법조인 출신 3선인 같은 당 진선미(53·28기) 의원도 180표를 얻어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으로 뽑혔다.

 

전북 순창 출신인 진 위원장은 순창여고와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6년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로 개업해 민변 여성인권위원장을 지내면서 호주제 폐지 소송을 승소로 이끄는 등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지난 2012년 제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 소속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20대·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서울 강동구갑 지역구에서 내리 당선해 3선에 성공했다. 20대 국회에서는 민주당 사상 첫 '여성'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협상력을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2018~2019년 여성가족부 장관으로도 활약했다.

 

이밖에도 김태년 원내대표가 국회 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된 것을 비롯해 윤관석 의원이 정무위원장에, 유기홍 의원이 교육위원장에, 박광온 의원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 서영교 의원이 행정안전위원장에, 도종환 의원이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이개호 의원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에, 송옥주 의원이 환경노동위원장에, 정춘숙 의원이 여성가족위원장에 선출되는 등 다른 상임위 9곳의 위원장도 민주당 의원들이 차지했다.

 

이로써 국회 정보위원장만 채워지면 18개 위원회 위원장 자리가 모두 민주당 의원들로 채워지게 됐다. 국가정보원 소관 상임위인 정보위원장은 국회법상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원내대표로부터 후보를 추천받아 부의장·원내대표 협의 하에 선임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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