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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대법원 "피의자 신문 영상녹화물 증거 사용 부적절"

"비디오 재판 우려"

대법원이 검찰조사 과정에서 촬영된 피의자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검찰의 피의자 신문조서(피신조서) 증거능력을 제한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유예기간 없이 바로 시행해도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이달 초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영상녹화물의 독자적 증거능력 인정 여부와 관련한 입장요구를 받고, "영상녹화물의 독자적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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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이에 대한 근거로 △영상녹화물이 수사기관의 무기로 변질될 우려 △공판중심주의 및 직접주의를 형해화시킬 우려 △자백 위주의 잘못된 수사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더 고착화 될 우려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외국에서는 수사기관의 위법행위 억제 및 피의자 자백의 임의성 입증의 편의를 위하여 수사과정 영상녹화제도가 도입된 반면, 우리 수사기관은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 인정을 통해 영상녹화물에 의한 재판 및 조서 작성 업무부담 경감을 도모하는 것”이라며 "영상녹화물이 수사의 투명성과 수사과정에서의 피의자 인권보장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 수사기관에 유리한 진술 녹화제도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 "영상녹화물을 법정에 제출하여 사용할 경우 조서재판보다 더 공판중심주의를 형해화시킬 ‘비디오재판’의 위험성이 존재한다”며 "진술증거라는 측면에서 피의자신문조서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영상녹화물에 독자적 증거능력을 인정한다면 자백 또는 진술 위주의 잘못된 수사관행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고착화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제312조는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권한을 대폭 축소한다. 현재는 검사가 피의자를 적법하게 조사해 작성한 진술 조서는 진정성립과 특신상태가 인정되면 법정에서 증거로 인정된다. 하지만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피고인이 법정에서 검찰 단계에서 작성된 피의자 신문조서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로 아예 쓸 수 없다. 공판준비기일, 공판기일에 피의자였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한 때에 한해서만 증거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5월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이 주재한 '국민을 위한 수사권개혁 후속 추진단' 전문위원 회의에서 참석한 법원 전문위원을 통해 '검사 작성 피신조서의 증거능력 인정 요건이 변경되더라도 실무상 큰 문제가 없다'며 '유예기간을 둘 필요 없이 즉시 시행하더라도 재판 실무상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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