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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 전문연수, 지방변회·로스쿨에 위임해야”

대한변협 ‘제도개선 심포지엄’서 제기

대한변협이 모두 주관하고 있는 변호사 전문연수를 각 지방변호사회와 로스쿨 등에 위임해 전문화·분권화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23일 서울 역삼동 변협회관에서 '변호사 연수제도 개선을 위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변호사법 제85조에 따라 실시하는 변호사 연수에 대한 현장의 요구를 듣고 지방 분권적 관리체계 도입 등 연수제도의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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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역삼동 변협회관에서 열린 '변호사 연수제도 개선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임재혁 변호사가 '변호사연수의 현황과 바람직한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백제흠(55·사법연수원 20기) 대한변협 변호사연수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임재혁(30·43기)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윤지현(48·25기) 서울대 로스쿨 교수와 한애라(48·27기)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김지영(48·32기) 대한변협 제1교육이사, 곽정민(43·37기) 변호사연수원 간사가 토론했다.

 

변호사 연수규칙 제6조에 따르면 변협에 개업신고한 65세 미만의 등록 회원은 변호사연수를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변호사연수는 변호사 업무수행에 필요한 법학이론, 실무지식을 비롯한 인문·사회·자연과학 지식의 습득과 향상을 위해 이뤄지는 '전문연수'와 변호사로서의 직업 윤리의식 함양을 위한 '윤리연수'로 구분된다. 최근 변호사가 크게 늘어나 수임경쟁 격화로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려는 변호사 늘면서 전문연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임 변호사는 '변호사연수의 현황과 바람직한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대한변협에서 진행하는 개별 전문연수를 서울지방변호사회 등 각 지방변호사회와 로스쿨로 위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변호사는 "미국변호사협회(American Bar Association·ABA)는 변호사 연수교육 프로그램인 MCLE(Minimum Continuting Legal Education)를 각 주에서 운영하도록 하면서, 참고할 수 있는 모범 기준을 채택해 권고하고 있다"며 "대한변협도 이를 모델로 삼아 전문연수 교육의 골격과 방향을 제시하고 지방변호사회에서 전문연수를 진행하는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맞춰

 온라인 연수 확대해야

 

현재 ABA의 MCLE 프로그램 모범기준은 교육 이수의 요건·방법·평가 방식에 엄격한 제한을 두지 않고, 주별 재량에 따라 프로그램 운영사항을 정하도록 한다. 이처럼 대한변협은 전문연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고 각 지방변호사회의 자율적인 교육 제공을 보장하면서 필요한 사항에 대해 지원하는 방법으로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변호사는 또 "각 로스쿨의 전문 분야가 특화돼 있는 점을 고려해 장기적으로는 권역별 로스쿨의 특성화 과목과 지방변호사회의 전문분야 과목을 일치시키는 방안도 효율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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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문연수 내 30~40개에 이르는 특별연수 과목을 대폭 단일화해 각 지방변호사회에서 담당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각 지방변호사회를 특별연수 거점으로 육성하자는 것이다. 예컨대 특허법원이 위치한 대전의 충남대 로스쿨은 지적재산권을 특성화 분야로 정하고 있는 만큼, 대전지방변회가 지적재산권법의 거점 지방변회를 맡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임 변호사는 "전문연수를 지방변호사회와 로스쿨에서 진행하게 된다면 전국 회원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온라인 연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온라인 연수를 확대하는 것은 시대적으로도 요구되는 변화"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신규 변호사 교육 제도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6개월의 실무수습 요건

 폐지 또는 단축” 주장도

 

한애라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변호사시험 합격 후) 6개월의 법률사무종사 또는 실무수습 요건 자체를 폐지하거나 그 기간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미국처럼 실무수습기간을 요구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일본이나 독일·프랑스처럼 1년 이상의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아닌 6개월이라는 애매한 기간이야말로 이 제도가 갖는 어중간한 성격"이라며 "6개월 동안 법률사무에 종사하거나 실무수습을 받는다고 해서 갑자기 변호사 몫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로스쿨에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공부한 것에 더해 1년 이상의 교육기간이나 실무수습기간을 두는 것은 추가적인 부담"이라며 "변호사시험 합격에 따라 변호사 자격을 부여한 이상, 그 변호사의 실무경험은 장기간에 걸쳐 점차 쌓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도기적으로 시작된 제도가 실질적으로 큰 의미는 없고 관련자들에게 고통만 주고 있다"며 "6개월이라는 법률사무종사 또는 실무수습기간을 거쳐야만 법률사무소를 개설하거나 법무법인의 구성원이 되어 사건을 수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옳은지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지현 서울대 로스쿨 교수도 "신규 변호사 교육제도가 지속 가능한지에 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윤 교수는 "신규 변호사 수가 더 늘어난다면 실무 교육이 가지는 문제점이 더 커질 것"이라며 "지금은 미국식 제도를 도입했다고 하지만, 국가가 신규 변호사 수를 통제하고 새로 배출되는 변호사들이 자격시험에 합격했음에도 일정한 기간 동안 교육을 받도록 요구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방통대 로스쿨 논의 등과 같이 제도 자체가 변화한다면 교육의 틀 역시 새로 짜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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