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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R 이용 급증… 변호사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국내 60여개 기관에서 분쟁 조정팀·위원회 운영

대체적 분쟁해결제도(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ADR)가 기업·금융·환경·소비자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실효적인 분쟁해결 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새로운 변호사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조정·중재 등 당사자 참여와 자율성이 보장된 ADR은 소송 등 엄격한 규범·절차적 틀에서 벗어나 열린 분쟁해결을 추구한다. 이 때문에 그동안 '법외절차', '비(非)법조화' 등의 인상이 짙었지만 분쟁 상황과 대상 사건이 점차 전문화되면서 정확한 법해석과 판단을 이끌어낼 수 있는 법조인들의 역할이 ADR에서도 각광받는 추세다. 이런 흐름을 타고 전문적인 ADR기관에 입사해 조정·중재 전문가로 성장하는 변호사가 늘고 있다.

 

ADR은 운영 주체에 따라 사법형과 행정형, 민간형으로 나뉜다. 가장 익숙한 ADR은 법원 주도로 이뤄지는 민사·가사조정 등 사법형 조정이지만, 최근에는 행정부처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행정형 ADR이 크게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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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사법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우리나라의 행정형 ADR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행정형 ADR 기관·기구 숫자는 60여개로 대부분 소속 기관 내에서 분쟁조정팀이나 위원회 등의 명칭으로 운영된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나 한국공정거래조정원처럼 별도의 기관으로 분화돼 있는 경우도 있다. 

 

사건 매년 10~20% 증가

 조정 성립률 수직 상승

 

ADR기관에 접수되는 사건 수는 물론 조정·중재 성립률(성공률)도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표적인 행정형 ADR로 손꼽히는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 접수 실적을 살펴보면, 2015년 2만3145건에서 2016년에는 2만5226건, 2017년 2만5205건, 2018년 2만8118건, 2019년 2만9622건 등 매년 5~10%씩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조정 성공률은 평균 46.8% 수준이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도 2008년 설립된 이래 총 2만2000건의 분쟁을 처리해 평균 82%의 높은 조정 성립률을 기록했다. 접수되는 사건 수도 연평균 20.6%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법률전문인력 충원”

 전담변호사 수요도 늘어나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최근 5년간 평균 조정 성립률이 무려 89.8%에 달한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피신청인의 동의가 있어야 조정 절차가 개시되는 제도적 한계를 갖고 있지만 △사망 △1개월이상 의식불명 △중중 장애 사건에 한해서는 조정이 '자동개시'되도록 2016년 법개정이 이뤄졌다. 자동개시 사건의 조정 성립률은 2017년 81%, 2018년 77.1%, 2019년 78%를 기록했다. 

 

법원의 민사사건 조정 성립률이 30%를 밑돌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행정형 ADR의 조정 성립률은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ADR기관에서 조사관·심사관 등으로 근무하며 ADR을 전담하는 변호사도 늘어나는 추세다. 송무 중심의 기존 법률서비스 시장이 포화 상태를 보이면서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려는 변호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와중에 법률전문인력을 충원하려는 ADR기관의 수요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소송 일변도 분쟁해결 벗어나 

조정활용 사례 급증

 

불과 10년전만 해도 금감원 분쟁조정 부서에서 일하는 변호사는 2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3명의 변호사가 활약하고 있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윤정석(62·사법연수원 12기) 원장, 이희석(67·군법3회) 상임위원을 비롯해 21명의 변호사가 상근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2008년 문을 연 공정거래조정원도 매년 소속 변호사 수를 늘리면서, 현재 강진아(36·41기) 팀장 등 8명의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다. 신동권 원장도 독일 마인츠대에서 법학박사를 취득한 독점규제법 전문가다.

 

한국조정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용섭(61·16기) 전북대 로스쿨 교수는 "소송 일변도의 분쟁해결에서 벗어나 행정형 ADR의 일종인 조정을 활용하는 사례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면서 "변호사 3만명 시대에 조정은 새로운 블루오션"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분쟁조정기구에서 조정인, 심사관 또는 조사관으로 활동하는 변호사가 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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