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국회,법제처,감사원

'부양의무 다하지 않은 부모 상속권 박탈'… 구하라法 재추진

민주당 서영교 의원, 민법 개정안 대표발의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의 상속권을 박탈하기 위한 입법이 지난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다시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2일 이 같은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서 의원은 앞서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같은 취지의 법안을 발의했었다.

 

개정안은 민법상 상속인 결격사유에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으로서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현저히 게을리한 사람'을 추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자녀에 대한 양육의무를 다하지 못한 부모는 자녀의 사망으로 인한 재산적 이득을 취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 의원은 "최근 고(故) 구하라씨의 경우를 비롯해 천안함 침몰 사고나 세월호 사고 등 재난재해 사고 이후 양육에 기여하지 않은 친부모가 보상금이나 보험금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하거나 재산의 상속을 주장하는 등 국민 정서상 상속을 납득할 수 없는 경우가 있어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 민법은 상속과 관련해 상속을 받기 위해 상속인을 해하거나 유언장 등을 위조한 경우에만 상속에서 제외시킬뿐, 기타 범죄나 양육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에 대해서는 상속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지 않아 문제로 지적돼 왔다"며 "현행 민법이 새롭게 발생하고 있는 사회적 현상을 반영하지 못해 억울한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대 국회 당시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의 상속권을 박탈하기 위한 민법 개정안은 서 의원안을 포함해 모두 3건 발의됐다.

 

특히 이 법안은 걸그룹 카라 출신 가수였던 구하라씨의 이름을 따 이른바 '구하라법'이라 불렸다. 앞서 지난 2월 구씨의 친오빠는 20년 넘게 교류가 없다 구씨 사망 이후 공동상속인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며 나타난 친어머니 A씨를 상대로 광주가정법원에 상속재산 분할심판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어릴 적 가출해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은 친모에게는 동생의 재산을 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본보 3월 26일자 1면 참고>

 

구씨 친오빠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노종언(42·사법연수원 40기) 법무법인 에스 변호사는 "민법상 상속결격사유에 '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에 대한 보호 내지 부양의무를 현저히 해태한 자'를 추가해야 한다"며 국회에 입법 청원을 냈고, 이 청원은 10만 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정식 회부되기도 했다.

 

그러나 법사위 법안 심사 과정에서 법무부와 법원행정처 등 관계 기관·부처가 '법안 취지에는 공감하나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면서 법 개정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법무부는 "사유의 명확성, 현행 상속결격사유와의 체계상 형평, 상속권 상실선고제도 등과 같은 대안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법원행정처도 "현행 상속결격사유와 다소 이질적일 뿐만 아니라 유사 입법례도 없다"며 제도 변경을 위해서는 학계나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해외에는 상속결격이나 상속박탈 등을 통해 학대나 부양·양육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속인에 대해 상속자격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를 둔 나라들이 있다.

 

독일은 '유류분 박탈 제도'를 통해 피상속인의 의사에 따라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악의적으로 위반한 자에 대해서는 상속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피상속인에 대한 중대한 정신적 고통을 가하거나 친족법상 의무를 게을리한 상속인에 대해 1차적으로는 피상속인의 의사표시에 따른 유류분 박탈제도를 통해 상속을 제한하면서, 피상속인이 유류분 박탈을 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이를 상속결격사유로 인정하고 있다.

 

'상속권 폐제 제도'를 둔 일본의 경우 피상속인이 사망 전 가정법원에 청구하거나 유언을 통해 상속권 폐제 의사를 밝혀 피상속인에 대해 학대를 하거나 중대한 모욕을 가하는 등의 사유가 있는 상속인에 대해서는 상속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은 상속결격사유에 '피상속인을 유기한 경우 또는 피상속인에 대한 학대의 정도가 중한 경우'를, 대만은 '피상속인에 대하여 중대한 학대 또는 모욕한 사정이 있어 피상속인이 상속할 수 없다고 한 경우'를 두고 있다.

 

프랑스는 2001년 민법 개정에 따라 피상속인에 대한 무고죄나 위증 등 상대적으로 경미한 상속결격사유를 신설하면서 해당 결격사유는 법원의 재판을 통해 결격여부가 결정되도록 하고 있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