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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법사위원장 자리 놓고 ‘일전불사’ 긴장감

21대 국회 임기 시작… 원구성에 관심 집중

제21대 국회 임기가 지난달 30일 시작됐다. 앞서 제20대 국회는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냈지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 등 정쟁으로 얼룩졌고 법안 처리율마저 37.9%에 그치면서 '동물국회',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남겼다. 하지만 21대 국회도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여야는 시작부터 원(院) 구성 문제를 놓고 대치하고 있다. 특히 체계·자구심사를 통해 법안 처리의 최종 길목을 지키며 사실상의 '상원'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여야가 '일전을 불사하겠다'며 맞서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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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구성 협상부터 '진통'= 법사위원장 자리는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원 구성 협상에는 교섭단체 요건(20석 이상)을 갖춘 정당만 참여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상임위원장 배분과 상임위 구성은 교섭단체 간 협의를 통해 의석 비율대로 나누는 것이 국회 관례다. 관례대로라면 17개 상임위와 상설특위인 예산결산특위 등 위원회 18곳 중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1곳을, 제2당인 미래통합당이 7곳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법사위원장 자리는 17대 국회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당시 152석)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했을 때 야당인 한나라당에 양보한 이후 줄곧 야당 몫으로 분류돼왔다.

 

그러나 177석의 거대 여당이 된 민주당은 야당 몫이던 법사위원장과 예결특위 위원장 자리를 가져오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법사위와 예결특위가 각각 법안과 예산안 처리를 위한 '게이트 키퍼(gate keeper)'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은 21대 총선 공약 중 하나로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권 폐지' 방안까지 내놓은 상태다. 신속한 법안처리를 유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민주당 지도부는 '18개 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모두 가져올 수도 있다'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177석 된 민주당

“18개 위원장 모두 차지”

야당 압박

 

반면 통합당은 정부·여당 견제를 위해 법사위와 예결특위를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거대 여당의 등장으로 입법 과정에서 국회법상 야당이 쓸 수 있는 견제 장치가 대부분 무력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통합당은 '마지막 방패막이'인 법사위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상임위원장은 통상 3선 의원이 맡는 것이 관례다. 특히 법사위원장은 대부분 법조인 출신 의원이 맡아왔다. 지금까지 우리 헌정사상 비(非)법조인이 법사위원장이 된 것은 여섯 번에 불과하다. 통합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지킬 경우 '1순위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은 김도읍(56·사법연수원 25기) 의원이다. 통합당 내에서 법조인 출신 3선 의원은 김 의원이 유일하다. 김 의원은 19~20대 국회에서 20대 전반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법사위에서 활동해왔다.

 

만약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가져간다면 3선으로 법조인 출신인 민홍철(59·군법 6회)·전해철(58·19기)·박범계(57·23기)·진선미(53·28기) 의원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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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수처도 '뇌관' = 원 구성 협상과 함께 다음달 15일 법 시행을 앞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도 여야 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법 시행과 함께 공수처가 정상적으로 출범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공수처장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둘러싼 여야 정쟁으로 정상적인 출범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처장이 임명되지 않으면 공수처 조직 구성 자체가 불가능하다. 공수처법 부칙 제2조는 '수사처 소속 공무원의 임명 등 수사처의 설립에 필요한 행위 및 그 밖에 이 법 시행을 위하여 필요한 준비행위는 이 법 시행 전에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처장이 임명되지 않으면 공수처 차장부터 소속 검사·수사관에 이르기까지 인적 조직 구성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 차장은 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다. 공수처 검사는 공수처 내 인사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인사위원회 위원장은 공수처장이 맡게 돼 있다. 공수처 수사관도 처장이 임명해야 한다.

 

통합당,

 “'마지막 방패막이' 법사위는 절대 양보 못해”

 

공수처 설립준비단 관계자는 "부칙 제2조의 '수사처 소속 공무원'에는 처장을 비롯해 차장, 수사처 검사·수사관 등이 모두 포함되는데, 현실적으로 공수처장이 없으면 임명 행위 자체를 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법 시행 전이더라도 공수처장이 임명되면 다른 공무원도 임명할 수 있지만, 법 시행 이후에도 처장이 임명되지 않으면 나머지 인선도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공수처 차장이나 검사·수사관 등에 대한 임명 절차가 법에 정해져 있는데, 그 절차를 무시하고 조직을 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특별감찰관의 경우에도 2014년 6월 법이 시행됐지만, 특별감찰관 임명은 이듬해 3월에야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감찰담당관 등 조직 구성은 법이 시행된 지 1년도 넘은 그해 7월에야 겨우 마쳤다.


공수처장 후보추천 과정서도

 여야 충돌 불가피 할 듯

 

인사청문회법 개정도 문제다. 앞서 지난 4월 민주당 백혜련(53·29기) 의원은 국회가 법으로 정한 기간 내에 공직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를 마치지 못해 대통령 등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할 수 있는 공직후보자 대상에 공수처장을 추가하기 위한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법안은 20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국회 규칙인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의 운영 등에 관한 규칙 제정안 역시 임기만료 폐기됐다. 공수처 설립준비단 관계자는 "공수처법만으로도 인사청문회를 할 수는 있지만, 인사청문회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공수처장 임명이 무한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달초 곧바로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 공수처장후보추천위 합의 과정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공수처장 후보로 최종 선정되려면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유일한 야당 교섭단체인 통합당이 추천위원 2자리를 모두 가져가 강력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법조계

“거대여당, 포용력 바탕 

야당과 협치 바람직”

 

◇ 법조계, '협치' 주문 = 법조계에서는 21대 국회에  '협치(協治)'를 주문하고 있다.

 

이홍훈(74·4기) 전 대법관은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바람직한지 토론한 뒤 결론을 내 조문화하는 것이 입법부의 역할"이라며 "여당이 다수가 된 만큼 포용력을 바탕으로 야당과 꾸준히 대화해가면서 협치에 주력해 가시적인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지역적으로나 세대적으로 갈등이 심하다보니 사회가 너무 분열돼 있는데, 새 국회는 사회 통합을 위해서도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김명수 코트(Court)의 사법제도 개혁을 추진했던 대법원 사법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이 전 대법관은 사법행정회의 도입을 위한 입법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지난 20대 국회 당시 대법원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후속 조치로 법원행정처를 폐지하는 대신 새로운 사법행정기구로 법원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사법행정회의와 법원사무처를 신설하기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 작업을 추진했지만, 20대 국회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사법행정회의 신설 공약을 내걸면서 사법행정회의는 대법원장을 포함해 11명으로 구성하되, 외부위원을 최소 6명 이상으로 하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법관은 "법원 내부에서는 '인사 등 사법부 주요사항은 법관이 중심이 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류가 일반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부위원이 과반수를 차지하면 사법행정에 대한 결정권이 법원 외부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보니 법원 내부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입법권은 국회에 있지만, 법원은 법관이 중심인 만큼 법관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아직 사법개혁 과도기일 뿐만 아니라 사법행정회의가 처음 도입되는 것인 만큼 법원 내부 의견을 무시하지 말고 어느 정도 존중하면서 법원과 국회가 잘 상의해 어떤 것이 국민과 미래의 사법부를 위해 도움될지 입법 과정에서 심도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찬희(55·30기) 대한변호사협회장도 "국회의원은 특정 지역이나 정당, 이익집단의 대리인이 아닌 '국민의 대표자'라는 헌법상 지위와 의무가 있다"며 "항상 헌법의 틀에서 입법을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20대 국회에서 논란이 됐던 세무사법 개정과 관련해 이 협회장은 "오랜 준비를 거쳐 정부안이 나왔는데, 특정 직역·부처와 관련된 의원안이 나와 정부안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어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위헌적인 내용의 기존 법안 대신 원래 정부안에 맞춘 새로운 법안이 입법되길 바란다"고 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