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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일부 개정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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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본법')에서 두고 있는 형법의 몇몇 범죄구성요건에 대한 가중처벌규정은 일반법인 형법과 체계상 관련성을 맺고 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각법의 해당 구성요건 사이의 경합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본법은 1966년 제정 이래 현재까지 35차에 걸친 개정을 통하여 그때 그때 우리 사회의 시의적 범죄대책을 위하여 형사정책적 입법취지에 토대하여 특별규정을 마련하였기 때문에 형법과의 관계에서 체계적-법리적 검토에 기한 보완·개정을 필요로 하고 있다. 본법의 중요한 몇 규정에 관하여 살펴보도록 한다.



제2조(뇌물죄의 가중처벌)

본법 제2조에서는 가중처벌의 대상이 되는 죄로 '형법 제129조, 제130조 또는 제132조에 규정된 죄'를 열거하고 있다. 여기서 형법 제131조는 빠져 있는데 판례(대법원 1969. 12. 9. 선고 69도1288 판결,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8077 판결)에서는 제131조 제1항(수뢰후 부정처사)과 제2항(사후수뢰)은 본조항의 가중처벌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판시하고 있다. 즉 제131조에서 '전2조(제129조, 제130조)의 죄를 범하여'를 구성요건요소로 명시하고 있으므로 당연히 본법 제2조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한다. 본법 입법 당시 위 판례와 같은 취지가 고려되어 형법 제131조가 빠진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구체적으로 공무원이 뇌물 1억 원을 받고 형법 제129조 제1항(A)의 죄를 범한 후 부정한 행위를 한 때에는 본법 제2조 제1항 제1호(B)의 죄와 형법 제131조 제1항(C)의 죄의 상상적 경합으로 되는 것인지 단순히 본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죄만 인정되는 것인지가 불명확하다. 여기서 형법 제129조 제1항과 제131조 제1항, 본법 제2조 제1항의 체계적 관련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형법 제131조 제1항의 죄에 있어서는 그 구성요건요소인 '부정한 행위를 한 때'를 독립된 별개의 특정 범죄구성요건으로 보기가 어려운 만큼 결합범의 성격을 갖는 것은 아니고 형법 제129조와 제130조에 대하여 '부정한 행위를 함'으로 인한 가중적 특별구성요건에 해당한다. 또한 본법 제2조 제1항은 형법 제129조, 제130조, 제132조에 대하여 '수뢰액'으로 인한 가중적 특별구성요건이며 형법 제131조에 대한 특별구성요건으로 보기는 어렵다. 형법 제131조에는 본법 제2조 제1항에는 없는 '부정한 행위를 한 때'라는 구성요건요소가 오히려 더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정 범죄구성요건 A에 대한 가중 특별 구성요건 B가 존재하는 경우에 A의 구성요건요소와 함께 다른 구성요건요소를 더 요구하는 제3의 범죄구성요건 C도 당연히 B의 적용대상이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B와 C는 모두 A 에 대한 별도의 기중적 특별구성요건이며 B와 C 사이에서는 법조경합으로서의 특별관계가 존재하지 않거나 또는 C가 오히려 B에 대한 특별구성요건으로 파악될 여지가 크다. C의 법정형인 '1년 이상'은 A와 B 그리고 형법 제130조의 경우를 모두 포괄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이기도 하다. 위 대법원 판결(69도1288)의 제2심(서울고법 1969. 7. 25. 선고 68노338 판결)의 판지가 결론적으로는 법리상 타당하다. 즉 각 판결에서 피고인의 죄를 '형법 제131조의 죄와 본법 제2조 제1항의 죄의 상상적 경합'으로 수정함이 타당하다. 이러한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본법 제2조 제1항, 제2항에 그 적용대상으로 '형법 제131조에 규정된 죄'도 명시적으로 포함시켜 규정함이 바람직하다.

 


제4조의2(체포·감금 등의 가중처벌)

이 규정은 바로 '형법'에 편입함이 바람직하다.


제5조의2(약취·유인죄의 가중처벌)

본조 제2항 제1호와 제6항의 해석상 미성년자를 약취한 후 재물을 요구하였으나 취득하지는 못한 경우 본조 제2항 제1호의 '재물요구죄'가 아닌 본조 제6항의 '재물취득죄의 미수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 점은 기본적으로 사실관계의 충실한 입증을 통하여 해결할 문제이다. 즉 행위자가 '취득'이나 '요구' 중 어느 하나만의 고의를 갖고 있던 것으로 인정된 경우에는 취득이나 요구의 미수범은 각각 '취득죄의 미수범'이나 '요구죄의 미수범'으로 처벌되어야 한다. 요구는 하더라도 행위자 자신이 취득할 의사는 없거나 요구 없이 바로 취득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양자는 엄연히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나 양 고의를 모두 갖고 있던 경우 즉 행위자 자신이 취득할 의사로 요구한 경우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판단하여야 한다. 즉 행위자가 요구를 통하여 취득까지 하였다면 '요구'는 '취득'의 불가벌적 수반행위로서 법조경합의 한 경우인 흡수관계에 해당하겠으나 요구는 하였으나 취득에는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요구죄'와 '취득죄의 미수범'의 경합범이 인정되어야 한다.

 

피고인이 미성년자인 피해자(15세)를 약취한 다음 그의 안전을 염려하는 그의 모친의 우려를 이용하여 재물을 취득하고자 그에게 3억 원을 요구하였으나 피해자가 탈출하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한 사건에서 검사는 이에 대하여 본법 제5조의2 제2항 제1호, 제6항을 적용하여 '미성년자 약취 후 재물취득 미수'에 의한 특가법 위반죄로 기소하였고 제1심(부산지법 동부지원 2007. 11. 30. 선고 2007고합132 판결)은 이를 받아들여 형법 제25조 제2항을 적용하여 법률상의 감경(미수감경)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제2심(부산고법 2008. 4. 23. 선고 2007노858 판결)에서는 "미성년자를 약취한 다음 이를 이용하여 재물을 요구하여 그 요구가 상대방에게 도달한 경우에는 이미 (본 조항) 제1호 소정의 재물요구죄가 성립하므로 그 미수범을 상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제3심(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3747 판결)에서는 "본조항 제1호는 '취득'과 '요구'를 별도의 행위태양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미성년자를 약취한 자가 그 부모에게 재물을 요구하였으나 취득하지 못한 사안에서 검사는 이를 '재물요구죄'로 기소할 수 있음은 물론이나 '재물취득'의 점을 중시하여 '재물취득 미수죄'로 기소할 수도 있다"고 판시하면서 제2심이 공소장변경의 법리에 위배하여 피고인에게 불리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아 파기하고 제1심 판결을 지지하였다. 살피건대 이 경우는 피고인이 '취득'과 '요구'의 고의를 모두 갖고 요구를 했으나 취득에 이르지 못한 것이므로 현행 규정에 관한 위의 해석론에 비추어 피고인에게는 '요구죄'와 '취득죄의 미수범'의 경합범이 인정됨이 타당하다.


이런 해석상의 혼란을 막기 위하여서 본 조항에서는 '요구'를 삭제함이 타당하다. 특히 현행법은 '제3자 취득'을 행위유형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행위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도 그것은 '취득'의 불가벌적 수반행위의 의미를 갖는데 그치기 때문이다.



제5조의3(도주차량 운전자의 가중처벌)

제1항의 행위는 '구호조치를 하지 않음'이라는 소극적 부작위 후 도주이고 제2항은 '사고 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함'이라는 적극적 작위 후 도주인 점에서 양자의 불법상 차이에 기하여 법정형이 달리 부과되고 있다. 각 항 제1호와 제2호의 행위유형은 동일하지만 '유기'도 사실관계에 따라 여러 경우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일률적으로 취급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사고운전자가 범죄은닉의 의도로 피해자를 옮겨 유기한 경우 외에 사고운전자가 피해자를 병원에 옮겨놓고 사라진 경우도 본 조항에 해당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본조 제1항과 제2항은 한 조항으로 통합함이 바람직하다.


각항 제1호의 구성요건요소는 ① "'사망에 이르게 함', '구호조치를 하지 않음' 또는 '사고 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함, '도주'", ② "'상해에 이르게 함', '구호조치를 하지 않음' 또는 '사고 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함', '도주', '사망'"의 두 유형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각항 제2호의 구성요건요소는 ③ "'상해에 이르게 함', '구호조치를 하지 않음' 또는 '사고 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함', '도주'"이다. 각항 제1호가 적용되는 ①과 ②는 '사망'이 '도주' 전후에 있는 경우로서 양자에 대해서는 같은 법정형을 부과하고 있다. 다만 ①에서는 운전자가 피해자의 사망을 인식하고 나서 도주하였어야 하며 피해자가 상해만 입은 것으로 생각하고 도주한 경우와 도주 시에 부작위 살인의 고의를 갖고 도주한 경우는 제외하여야 한다. 각항 제2호가 적용되는 ③은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은 경우만을 가리키고 피해자가 사망한 때는 어느 경우나 제1호가 적용된다. 다만 사망했다 하더라도 '사망'과 '도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는 제2호의 적용을 받는다. 이러한 해석상의 부담과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관점에서 개정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정영일 명예교수 (경희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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