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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조국 동생, 증거인멸 공동정범 소지"…보석후 첫 재판(종합)

'타인의 형사사건' 아니라면 증거인멸 혐의 무죄 가능성…새 쟁점으로 부상

허위소송과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동생의 증거인멸 혐의와 관련해 재판부가 교사범(敎唆犯)이 아닌 공동정범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 경우 법리적인 이유로 조씨의 증거인멸 혐의는 무죄가 될 수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27일 조권 전 웅동학원 사무국장의 변론을 재개해 "피고인이 증거인멸 혐의와 관련해 A·B씨가 서류를 옮기고 파쇄하는 등 증거인멸 전 과정에서 현장에 함께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면 피고인을 교사범이 아닌 공동정범으로 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과 변호인 양측에 조씨를 증거인멸 공동정범으로 간주하는 데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언급은 재판부가 앞서 변론 재개 결정을 내린 이유로 해석된다. 재판부는 당초 지난 12일 조씨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려다 전날 이를 취소하고 변론 재개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조씨가 지난해 8월 말 웅동학원 관련 수사가 시작되자 관련업체 직원에게 문서 세단기를 빌려 웅동학원 공사와 민사소송 관련 서류를 파쇄하라고 시켰다며 증거은닉 교사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조씨가 범행 현장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한 정황이 있는 만큼 이를 교사 행위가 아닌 공동범행으로 보는 것이 옳지 않으냐는 게 재판부가 제기한 의문이다.


재판부의 의문에 검찰이 합리적인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법리적인 이유로 조씨의 증거인멸 혐의는 무죄가 될 가능성이 있다.


증거인멸죄를 규정한 형법 제155조는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은닉·위조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기 때문이다. 조씨가 직원들을 시켜 은닉한 자료는 '자신의 형사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조씨 측은 그간 재판에서는 이 부분보다는 증거를 인멸할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가 의견을 요구함에 따라 막바지 새로운 쟁점으로 등장했다.


이날 공판은 조씨가 지난 13일 재판부의 직권 보석 결정으로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석방된 이후 불구속 상태로 받는 첫 재판이다.


앞선 공판에 종종 목 깁스를 한 채로 출석하곤 했던 조씨는 이날 말끔한 캐주얼 정장 차림으로 변호인과 함께 법정에 나왔다.


웅동학원 사무국장과 건설 하도급업체 대표를 맡았던 조씨는 허위공사를 근거로 공사대금 채권을 확보하고 2006년과 2017년 웅동학원을 상대로 '셀프 소송'을 벌여 학교법인에 115억5천여만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또한 2016∼2017년 학교법인 산하 웅동중학교 사회 교사를 채용하면서 지원자 2명에게서 총 1억8천만원가량을 받은 뒤 시험문제와 답안지를 넘겨주고, 검찰 조사가 시작되자 증거를 인멸하려고 시도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조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징역 6년과 추징금 1억4천700만원을 구형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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