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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군사법원

"국회의장의 회기 일정 필리버스터 거부 및 선거법 수정안 가결 적법"

헌법재판소, 재판관 5대 4 결정

지난해 12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반대해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낸 회기 일정 필리버스터(filibuster·무제한 토론) 요청을 국회의장이 거부한 행위와 본회의에서 수정안을 가결·선포한 행위는 적법하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심재철 미래통합당 의원 등 108명이 문희상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국회의원과 국회의장간의 권한쟁의 심판(2019헌라6, 2020헌라1)사건에서 재판관 5대 4의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권한쟁의란 국가기관 등 상호 간 권한의 유·무 또는 범위에 관해 다툼이 있을 경우 헌재의 판단을 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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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측은 지난해 12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문 의장에게 '회기결정의 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요청했다. 하지만 문 의장은 '회기결정의 건'은 필리버스터에 적합하지 않다며 거부했고, 찬반토론만 허용한 뒤 표결을 거쳐 회기를 단축하는 내용의 수정안 가결을 선포했다. 

 

문 의장은 이후 27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이 제출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을 가결·선포했다. 이른바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마련한 수정안은 지역구 253석·비례대표 47석 규모인 현행 국회의원 의석 구조를 유지하되 비례대표 의석 중 30석에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연동률 50%)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 30석은 각 당의 지역구 당선자수와 정당 지지율 등에 따라 배분되며, 나머지 17석은 기존대로 정당 득표율에 따라 나뉘게 된다.

 

통합당 측은 이같은 행위가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으로 위헌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헌재는 "무제한토론제도의 입법취지는 '소수 의견이 개진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면서도, 의사절차가 지나치게 지연되거나 안건에 대한 처리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을 방지해 '안건에 대한 효율적인 심의'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며 "'회기결정의 건'에 대해 무제한토론이 실시되면 무제한토론이 '회기결정의 건' 처리 자체를 봉쇄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가 집회 때마다 '해당 회기결정의 건'에 대해 개시부터 폐회까지 무제한 토론이 실시되면 다른 안건은 전혀 심의·표결할 수 없게 되므로, 의정활동이 사실상 마비된다"면서 "회기를 정하지 못한 채 국회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의회정치의 정상화를 도모하고자 도입된 무제한 토론 제도가 의도한 바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기결정의 건'은 본질상 국회법에 따른 무제한 토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은 "무제한 토론은 헌법에 규정된 제도는 아니지만 국회의 소수파가 합법적으로 의사진행을 지연할 수 있는 수단으로 도입된 이상, 국회 소수파 보호의 정신에 비추어 소수파의 무제한 토론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제도의 취지를 고려할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모든 의안에 대해서 인정돼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들은 또 "현행 국회법상으로는 '회기결정의 건'과 관련해 무제한 토론 또는 찬반 토론을 배제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고, 국회에서 '회기결정의 건'에 대해서 토론을 실시하지 않았던 관행이 존재한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또 김관영 의원이 제출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수정안을 문 의장이 가결·선포한 것에 대해서도 "수정안은 원안의 개정취지에 변화를 초래한 것이 아니고 원안이 개정취지 달성을 위해 제시한 여러 입법수단 중 일부만 채택한 것에 불과하다"며 "(수정안은) 원안의 취지 및 내용과 직접 관련성이 인정된므로, 수정안 가결선포행위는 국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은 "본회의 심의단계에서 수정안의 제출이 제한 없이 허용된다면, 소관 위원회의 심사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회부되는 국회법상의 입법심의 구조가 형해화되고 졸속입법의 폐해를 불러온다"면서 "수정안은 비례대표제 확대를 통한 국민대표성의 제고라는 원안의 근본 목적의 실현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작성된 것으로 직접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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