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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 논란' 세무사법 개정안, 제20대 국회 통과 못했다

임기만료 폐기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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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법률안 체계·자구심사를 위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온 세무사법 개정안(대안) 처리가 20일 최종 불발됐다. 기재위 대안 내용 중 세무사 자격이 있는 변호사의 업무 범위에서 '장부작성 대행 및 성실신고 확인업무'를 제외한 부분이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이 부분에 대한 관계 부처·기관 간의 이견도 조율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법사위는 이날 제20대 국회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어 다수 법안을 처리해 본회의로 넘겼지만, 세무사법 개정안은 회의 안건으로 올리지 않았다. 세무사법 개정안은 이날 오후 열린 제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안건에 오르지 못해 임기만료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기재위가 의결해 법사위로 넘긴 세무사법 개정안은 세무사 자격이 있는 변호사가 1개월 이상 실무교육을 이수한 뒤 변호사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해 세무대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되, 장부작성 대행 및 성실신고 확인업무는 업무 범위에서 제외했다. 그러자 변호사 업계는 이 법안에 대해 '변호사의 세무대리 업무를 또다시 부당하게 제한하는 내용'이라며 철회를 요구하는 등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법사위는 지난 3월 전체회의에서 격론 끝에 보다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 법안을 전체회의에 계류시켰다.


이와 관련해 여상규(72·사법연수원 10기) 법사위원장은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국무조정실까지 관여해 정부안이 만들어졌는데, 국회 기재위에서 내용이 변경된 이후 법 해석 전문기관인 법원행정처와 법무부가 '위헌성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내면서 진척을 보지 못했다"며 "세무사법 개정안은 여야 간사 간의 합의로 상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부처·기관 간 이견이 있는 경우) 법사위 법안심사2소위로 넘어가는 게 정상적이지만, 소위로 넘어가는 것을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다보니 전체회의에 계류시킨 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에 관계부처·기관들과 조정안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며 "조정안을 준비하고 있느냐"고 기재부에 물었다.


이에 기재부 백승주 기획조정실장은 "(조정안을) 준비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여 위원장은 "위헌성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가 다시 헌법소원이 나온다면 법사위로서는 무책임한 일"이라며 "20대 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어려워져 세무사들이 많이 실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21대 국회에서는 위헌성을 해소해 빨리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달라"고 기재부에 당부했다.


예전에는 모든 변호사가 세무업무를 할 수 있었지만, 2003년 12월 세무사법이 개정되면서 2004년부터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1만8100여명은 세무사 자격은 있지만 세무사로 등록하지 못해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하는 데 제한을 받았다.


그러다 2018년 4월 헌재의 결정(2015헌가19)으로 이들이 세무대리 업무와 세무조정 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헌재는 당시 "세무사법이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면서도 (세무소송 등) 변호사의 직무로서 행하는 경우 이외에는 세무대리업무를 일체 수행할 수 없게 하는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면서 변호사의 세무사 등록과 관련한 세무사법 제6조 1항 등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개선입법시한을 지난해 12월 31일까지로 못박았다.


법무부와 기재부는 헌재 결정 이후 대한변호사협회와 세무사회 등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한 뒤 지난해 9월 세무자 자격을 보유한 변호사가 '세무대리업무 등록부'에 등록하고 일정한 교육을 받으면 제한 없이 세무대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기재부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세무대리 업무의 범위에서 △회계장부작성 대리업무와 △성실신고 확인업무 등을 제외하는 내용 등을 담은 세무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고, 기재위에서 이 내용이 상당수 반영된 대안이 채택돼 법사위로 넘어오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따라 개정입법이 지연되면서 올 1월 1일부터 해당 조항 자체가 실효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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