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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기부금 사용처 분쟁… 대책은 없나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폭로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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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을 만큼 속았고, 이용당할 만큼 당했다."

 

지난 7일 대구 봉덕동의 한 찻집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온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이 할머니는 이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미향 전 이사장을 직접 거론하며 "성금이 피해자들을 위해 쓰이지 않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부,

“기부금품 규제강화”

 작년 12월 개정안 입법예고

 

위안부 문제의 상징과도 같은 이 할머니의 갑작스런 폭로에 정의연 측은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정의연은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후원금을 직접 전달하는 것이 피해자 지원의 전부가 아니"라며 "기부금 활용을 둘러싼 논란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날 정의연은 "3년간 모금한 기부금 22억1900여원 중 41%인 9억1100만원을 피해자 지원사업에 사용했다"며 "지원사업에는 건강치료지원, 인권·명예회복 활동지원, 정기방문, 정서적 안정지원, 쉼터운영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의연은 인도적 지원단체가 아닌 여성인권단체"라며 단체의 설립 취지가 단순한 '후원금 전달'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사용내역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혀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부자가

세부 사용내역 추가로

공개요청 권한도 부여


이처럼 기부금 사용처를 둘러싼 분쟁은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배우 고(故) 장자연씨에 관한 증언을 둘러싸고 기부금 사기 의혹에 휩싸인 윤지오씨 사건을 비롯해 기부자와 모집자 사이의 불신이 고소·고발전(戰)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법조계

“투명한 사용 확보해야

기부자들 신뢰 높아져”

 

정부도 이 같은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기부금 사용 내역 공개 강화를 골자로 한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기부자가 모집자에게 세부적인 기부금 사용 내역을 추가로 공개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이 신설됐다. 또 기부금품 사용내역에 관한 공시기간을 기존 14일에서 30일로 늘리는 개선안도 포함됐다. 

 

이 같은 기부금품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해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기부금 사용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견해와 "영세한 비영리 단체의 숨통을 끊을 수 있다"는 신중론이 엇갈린다. 

 

“영세한 비영리 단체의

숨통 끊을 수 있어”

신중론도

 

한 시민단체 자문을 맡았던 변호사는 "현행법에 따르면 기부자가 용도를 명시하지 않은 기부금품은 정관상 목적에 부합하는 용도로 전용이 가능하다"며 "정관은 대부분 추상적으로 규율되는 경우가 많아 기부자의 의도와 동떨어진 집행이 이뤄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부내역 공개가 상세하게 이뤄지면 장기적으로 기부자들의 신뢰가 높아져 기부 문화의 확산·정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기부금품법의 해석·적용을 연구해 온 김진우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국내의 많은 비영리단체들이 최소한의 인력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운영해 나가는 현실을 고려할 때 개별 기부자들의 상세한 공개 요청에 (기부단체가) 일일히 대응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전반적인 사용 현황을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