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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검언유착' 자료제출 거부…"취재원 동의없이 응할수 없다"

"일부는 이미 공개·제출…'검찰간부 통화녹음파일' 없다"

종합편성채널 채널A와 검찰 고위 간부의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의혹을 처음 보도한 MBC에 취재자료를 넘겨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검찰은 지난달 말 MBC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채널A에서는 기자들과 2박3일 대치 끝에 일부 자료를 제출받았지만 핵심 물증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 MBC "검찰간부 통화파일은 채널A에서 받아라"


MBC는 8일 "검찰은 MBC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데 이어 지난 4일 다섯 번째 공문을 보내왔다. 오늘 검찰에 회신공문을 발송함과 동시에 두 공문의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며 검찰과 주고받은 공문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공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는 ▲ 채널A 이모 기자가 이철(55)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보낸 편지 ▲ 이 전 대표가 MBC에 보낸 서면 인터뷰 자료 ▲ 채널A 기자들과 이 전 대표의 대리인 지모(55)씨의 대화가 녹음된 파일 및 녹취록 ▲ 채널A 기자들과 검찰 고위 간부의 통화 내지 대화가 녹음된 파일 및 녹취록 ▲ 채널A 기자들과 지씨의 대화 내지 만남 장면 촬영물 ▲ 기타 취재 관련 자료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MBC는 "그동안 취재자료 일부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고, 검언유착 정황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다"며 사실상 모두 거절했다.


MBC는 지씨가 제보한 녹음파일과 관련해 "범죄 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자료를 취재원 동의 없이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것은 언론기관의 취재윤리를 위배하는 것으로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채널A 기자와 검찰 간부의 통화 녹음파일에 대해서는 "채널A 또는 해당 기자에게 제출을 요구해야 할 사항이며, 본사는 그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MBC는 채널A 기자들과 지씨의 만남 장면을 담은 촬영물에 대해서도 "두 당사자들 간의 만남이 실존했다는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부분도 보도에 활용된 바 없는 언론사의 취재자료를 수사기관이 요청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3월31일 MBC 보도로 검언유착 의혹이 제기되자 대검찰청 진상조사 단계부터 MBC와 채널A에 공문을 보내 취재자료 제출을 요청해왔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채널A 본사와 이 기자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공문으로 요청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MBC 압수수색 영장도 함께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 수사팀, 윤석열 질책에 MBC 상대 자료 확보 고심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동시에 관련자들을 소환해 채널A의 취재 경위를 재구성하고 있다. 지난 1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이 전 대표는 "아는 변호사가 소개해 지씨를 채널A 기자들과 만나게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이 대표의 진술 등을 토대로 채널A 기자들에게 협박 또는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할지 판단할 방침이다. 그러나 검언유착 의혹을 규명할 핵심 물증으로 꼽히는 채널A 기자와 검찰 고위 간부의 통화 녹음파일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MBC 압수수색을 다시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MBC는 검언유착 의혹 후속보도 과정에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측의 신라젠 투자 의혹을 제기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그러나 검찰은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참고인으로 MBC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가 윤석열 검찰총장으로부터 "비례 원칙과 형평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반면 법조계에서는 명예훼손 혐의로 MBC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경우 기각 가능성이 오히려 더 크다는 반론이 나온다. 보도내용을 봐도 최 전 부총리 측이 신라젠에 투자했는지 사실관계를 규명할 객관적 자료를 MBC가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사팀도 이를 감안해 영장에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는 대신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위해 MBC 압수수색이 필요한 이유를 별도의 의견서에 적어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MBC가 지씨와 채널A 기자들간의 만남을 몰래 촬영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제보자 지씨가 대화에 참여한 만큼 녹음에 법적 문제가 없고, 타인간 대화 녹음이 아닌 영상 촬영은 죄가 되지 않는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검찰은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 역시 원본 전체인지 불명확한 데다 향후 증거능력 문제도 감안해 원본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사팀은 MBC와 채널A 고소·고발 이외에도 ▲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채널A 기자 명예훼손 혐의 ▲ 제보자 지씨의 채널A 기자 업무방해 혐의 등 관련된 고소·고발 사건을 함께 맡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법률과 규정에 따라 수사상 필요한 자료를 적법하게 요청했고 회신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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