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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공항 장기체류 난민신청 아동 인권 보호해야"

법무부장관에 "관련 법령·제도 개선 필요" 의견 표명

난민인정심사에 회부하지 않기로 한 법무부 결정에 불복해 소송 등으로 그 처분의 정당성을 다투는 당사자가 아동인 경우 기본적인 처우 보장과 함께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입국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인권위원회 결정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 취소소송 중 인천국제공항 터미널에서 장기체류한 앙골라 국적 아동 A군 등 4명이 '아동인권 침해'를 이유로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진정을 각하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9월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은 위법하다'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에 따라 A군 등에 대한 입국이 허가되면서 이들이 진정을 취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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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권위는 법무부 장관에게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을 받고 이에 불복해 소송 등으로 그 처분의 정당성을 다투는 사람이 아동인 경우 난민신청이 명백히 남용적인 것이 아닌 한 해당 기간 중 기본적 처우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하고,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입국이 가능하도록 관련 법령 및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지난 2018년 12월 부모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난민신청을 한 A군 등은 법무부로부터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을 받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10개월가량의 소송기간 동안 A군 등은 인천공항 제1터미널 승객라운지에 머물렀다.

 

이들은 지난해 7월 '공항 터미널에서의 생활이 아동의 권리를 심각히 훼손한다'며 법무부 장관에게 입국허가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하자 "한국 정부가 유엔 아동권리협약 비준 당사국으로서의 책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이는 아동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외국인이 입국하려면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입국거부 사유가 없고, 입국허가 요건이 갖춰져야 하지만 A군 등은 입국요건이 갖춰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을 받았고, 추가 입국허가 사유도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입국허가 조치 등의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입국이 거부된 난민신청 아동이 소송 등의 사유로 그 송환이 유예됐을 때 해당 아동의 입국을 검토하지 않는 행위는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적 인권보장을 규정한 헌법 취지나 아동의 권리 보장을 규정하고 있는 유엔 아동권리협약 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난민인정심사에 불회부되고 입국요건도 갖춰지지 않은 외국인은 입국불허돼 송환대상자로 분류되고, 송환대상자들은 항공편이 마련되는 대로 출국해야 한다. 이들이 법원에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에 대한 취소소송을 낼 경우 소송이 끝날 때까지 출국이 유예되지만, 현 제도상 송환대상자는 소송 중이라도 입국할 수 없다보니 공항 터미널이나 출국대기실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출국대기실은 입국 불허된 외국인이 출국 전까지 잠시 대기하는 장소인 만큼, 규모가 작고 편의시설이 부족해 장기간 머무를 경우 위생 및 건강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인권위의 설명이다. 공항 터미널의 경우 출국대기실보다 일부 환경이 낫다고 볼 수도 있지만, 외부와 차단돼 있어 햇볕을 쬐거나 바깥 공기를 쐴 수 없고 적절한 영양섭취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학교 등 교육기관도 없고, 24시간 외부에 노출돼 있어 수면의 질 저하와 스트레스 등으로 건강이 위협돼 출국대기실과 마찬가지로 아동이 장기간 머무르기에는 나쁜 환경이다.

 

인권위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에서 규정한 아동으로서 마땅히 보장받아야 할 교육권 및 건강권을 포함한 발달권이 보장되기 어려운 환경이므로, 체약국인 우리 정부가 난민신청 아동의 입국을 검토하지 않은 것은 협약 제3조의 '행정당국 또는 입법 기관 등에서 실시되는 아동에 관한 모든 활동이 아동의 최선의 이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규정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난민협약상 난민신청자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해 신청인에게 기본적 보장을 제공해야 하는 체약국의 의무와 '난민신청이 명백히 남용적인 것이 아닌 경우 관련 소송 및 심사기간 동안 그 국가에서의 체류가 인정돼야 한다'는 유엔난민기구의 '난민지위 인정기준 및 절차 편람과 지침'에도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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