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바른

내 나이가 어때서, 재산분할한 前 남편의 공무원연금을 못 받나

[ 2020.03.25. ]


공무원의 아내가 이혼을 하면서 남편의 공무원 연금 절반을 나눠 갖기로 했는데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가 안 된다. 연금수급연령에 미치지 못했더라도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


<대법원 2019. 11. 15. 선고 2018두35155 판결 : 분할연금지급불가처분 취소청구>에 따르면 ‘안 된다’.



Ⅰ. 사실관계

공무원의 아내가 이혼 소송을 제기하자 법원이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2016년 9월). “이혼을 하고 아내는 남편이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연금의 2분의 1을 받는다(재산분할).”


아내는 법원 결정을 근거로 공무원연금공단에 남편 퇴직연금의 절반을 달라고 했지만 ‘퇴짜’를 받았다. 공무원연금법에 따른 분할연금 수급가능연령(2016년부터 2021년까지 60세)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아내는 56세였다. 아내는 공무원연금급여재심위원회에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이듬해 기각결정을 받았다. 결국 분할연금지급불가처분 취소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Ⅱ. 대상판결의 요지

공무원연금법은 공무원과 이혼한 배우자에게 공무원이 재직기간 중의 혼인기간에 취득한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 수급권에 대해서 연금 형성에 기여한 부분을 인정하여 청산·분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상대방의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 수급권을 기초로 일정한 수준의 노후소득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된 분할연금 제도의 입법취지, 공무원연금법은 2018. 3. 20. 법률 제15523호로 다시 전부 개정되어 2018. 9. 21.부터 시행되었는데, 위와 같이 전부 개정된 법률 제46조는 ‘제45조(제45조는 구법 제46조의3과 동일하다) 제2항에도 불구하고 민법 제839조의2 또는 제843조에 따라 연금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고 규정한다.


결국, 분할연금 지급 특례의 적용범위가 연금의 분할비율 등을 산정하는 방법에 한정됨을 보다 명확히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혼 시 재산분할로서 연금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 관한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4는 그 자체로 별도의 분할연금 수급요건을 정한 것이 아니라 제46조의3 제1항에서 정한 요건이 충족되어 발생한 분할연금 수급권을 전제로 연금의 분할비율 등을 산정하는 방법에 관한 특칙을 정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Ⅲ. 해설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 제1항은 ‘배우자가 공무원으로서 재직한 기간 중의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사람이 ① 배우자와 이혼하였을 것(제1호), ② 배우자였던 사람이 퇴직연금 수급권자일 것(제2호), ③ 65세(다만 공무원연금법 부칙 제2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2016년부터 2021년까지는 60세이다)가 되었을 것(제3호)의 요건을 모두 갖추면 그 때부터 그가 생존하는 동안 배우자였던 사람의 퇴직연금을 분할하여 일정한 금액의 연금(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조 제2항은 ‘분할연금액은 배우자였던 자의 퇴직연금액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제46조의4는 ‘제46조의3에도 불구하고 민법 제839조의2 또는 제843조에 따라 연금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고 정했다.


이러한 분할연금제도는 배우자가 공무원으로 재직하였던 혼인기간에 대하여 부부로서의 기여를 인정해 그 배우자가 받을 퇴직연금 중 일부를 직접 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공무원인 배우자와 이혼한 사람’에 대한 노후소득보장을 강화하려는 취지이다. 즉 분할연금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는 재산분할 단계에서 장래 퇴직연금 예상액을 고려하여 분할비율을 조정하거나 퇴직연금 예상액 중 일부를 주고받았을 것이지만, 분할연금제도를 통하여 퇴직연금을 비율에 따라 나누어 연금의 형태로 직접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분할연금제도는 재산권적인 성격과 사회보장적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고,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의 분할연금수급권은 공무원연금법상의 급여 중 하나로서 공법상의 권리이다. 분할연금수급권의 성립요건이 구비되지 않은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분할연금수급권이 발생한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분할연금수급권의 성격과 함께 아래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여 관련 규정 등을 체계적·논리적으로 해석하면,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4는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 소정의 분할연금 지급요건과 관계없이 퇴직연금을 분할하기로 하는 재산분할 합의 또는 법원 판결만 있으면 분할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 소정의 분할연금 지급요건을 충족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균등하게 분할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상태에서, 분할비율을 달리 정하거나 분할연금을 지급받지 않기로 하는 등의 재산분할 합의 또는 법원 판결이 있는 경우 그 합의나 판결의 내용에 따른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봐야 한다.


① 공무원연금법 제32조 제1항은 공무원연금법상의 급여를 받을 권리의 양도를 금지하고 있다. 이는 강행규정으로서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의 분할연금수급권은 이에 대한 예외를 규정한 것이다. 그러므로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 제1항이 규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에는 분할연금수급권을 인정할 수 없다. 그와 같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임에도 다시 그 예외로서 위 양도금지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고 분할연금수급권을 인정할 수 있으려면 그러한 취지와 요건 등을 명시한 규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4는 분할연금의 지급요건, 절차 등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② 분할연금제도가 도입됐다고 하더라도 이를 배제한 재산분할의 가능성을 열어두거나(예컨대 퇴직연금 예상액 중 일부를 상대방에게 일시금으로 지급하고 그 상대방은 분할연금을 지급받지 않는 경우),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 제2항에서와 달리 균등하지 않은 비율로 퇴직연금을 분할하도록 허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4의 규정은 이와 같이 이혼한 당사자 사이에 퇴직연금 분할에 관한 재산분할 합의 또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분할비율을 달리하여야 할 필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③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4 중 ‘제46조의3에도 불구하고’라는 문언은 ‘제46조의3 소정의 요건을 갖추어 균등하게 분할된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라는 의미로 얼마든지 합리적인 해석을 할 수 있다. 오히려 원고의 주장과 같이 ‘제46조의3 소정의 요건과 관계없이’라는 취지로 해석하는 것은 뚜렷한 근거도 없이 제46조의3 제1항의 요건을 배제하고 퇴직연금 분할에 관한 재산분할 합의 또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새로운 요건의 분할연금수급권을 창설하는 부당한 결과가 된다.


④ 이 사건의 실제적인 측면에서도 원고가 원래는 일정한 연령에 도달하여야만 지급받을 수 있었던 분할연금을 재산분할 소송을 통하여 앞당겨 수령하게 된다는 것은 부당하다. 더구나 이를 허용하게 되면 공무원연금법이 분할연금의 사회보장적 성격 등을 고려하여 일정한 연령에 이르러야만 이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한 요건을 잠탈하거나 형해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



김상훈 변호사 (sanghoon@barunlaw.com)

리걸에듀

관련 법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