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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분야 2019년 판례 소개

[ 2020.03.31. ] 


2020년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3개월이 다 지나가지만 작년 말부터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신종코로나19 바이러스사태로 시간의 흐름은 더딘 것만 같습니다.  질병 확산으로 인하여 전세계 경제가 멈춰서는 상황에서 대외적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더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하지만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SOC 건설 등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프로젝트 시행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온 전례가 있고 이번 위기 역시 SOC 건설 등 건설프로젝트를 통해 극복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2019년 건설분야에서 나온 판례를 되짚어 보겠습니다.


우선 2019년에 나온 두 건의 전원합의체 판결을 살펴봅니다.  하나는 작년 연말 선고된 양도금지특약의 효력을 위반한 채권양도의 효력에 관한 전원합의체 판결입니다(대법원 2019. 12. 19. 선고 2016다24284 판결).  공사도급계약 등에서는 해당 계약상 채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대금채권의 양도 역시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처럼 양도금지특약이 있는 공사대금채권이 양도된 경우 그 효력이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는 원칙적으로 무효이고 채권양수인이 악의 또는 중과실이라는 점은 양도금지특약을 주장하여 양도의 효력을 부인하려는 자가 부담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기존 판례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4인의 대법관은 채권양도금지특약은 원칙적으로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이를 제3자에게 주장할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실무상 채권양수인이 양도금지특약이 기재된 도급계약서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 양도금지특약에 대하여 악의가 인정되어 양도의 효력이 부인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또 하나의 전원합의체 판결은 2019년 1월 24일에 선고된 2016다264556 판결입니다.  대법원은 토지 소유자 스스로 그 소유의 토지를 일반공중을 위한 용도로 제공한 경우에 그 토지에 대한 소유자의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행사가 제한되는 법리를 확립해왔고, 대법원은 그러한 법률관계를 '사용·수익권의 포기', '배타적 사용·수익권의 포기',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의 포기', '무상으로 통행할 권한의 부여' 등으로 표현했습니다.  주로 사실상의 도로로 사용되던 토지에 대하여는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아 소유자의 권리행사를 제한해왔습니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기존 법리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사용·수익권의 포기가 있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사정변경의 원칙에 따라 소유자가 다시 독점적인 사용·수익권을 갖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조희대, 김재형 대법관의 반대의견이 있었습니다.  두 전원합의체 사건 모두 민법의 기본법리와 관련되어 있는데 김재형 대법관이 기존 판례 법리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상고심 사건에 있어 민법상 주요쟁점이 문제되는 사안에서는 기존에 확립된 법리라고 하더라도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한편 앞서 살펴본 사용수익권 제한 법리는 건축허가와 관련된 사건에서도 다시 확인되었습니다.  1975년 분필된 후로 인근 주민들의 통행에 제공된 사실상의 도로 소유자가 건축허가를 신청하자 행정청이 이를 거부하였습니다.  거부처분의 적법성에 관하여 법원은 건축허가권자는 건축신고가 건축법,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 관계법령에서 정하는 명시적인 제한에 배치되지 않는 경우에도 건축을 허용하지 않아야 할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건축신고의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두27322 판결,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4두15504 판결 등 참조)고 하면서 해당 토지에 주택을 건축하여 인근 주민들의 통행을 막는 것은 중대한 공익을 해치는 것으로서 거부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7두74320 판결).  이 대법원 판결의 판시사항에는 법률이 전부 개정된 경우 종전 법률의 본문 및 부칙 규정 외에 종전 법률부칙의 경과규정도 실효되는지에 관한 판시가 나와 있습니다.  법원은 “개정 법률이 전부 개정인 경우에는 기존 법률을 폐지하고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원칙적으로 종전 법률의 본문 규정은 물론 부칙 규정도 모두 효력이 소멸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종전 법률 부칙의 경과규정도 실효되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효력이 상실되지 않는다. 여기에서 말하는 '특별한 사정'은 전부 개정된 법률에서 종전 법률 부칙의 경과규정에 관하여 계속 적용한다는 별도의 규정을 둔 경우뿐만 아니라, 그러한 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종전의 경과규정이 실효되지 않고 계속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만한 예외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도 포함한다. 이 경우 예외적인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는 종전 경과규정의 입법 경위·취지, 전부 개정된 법령의 입법 취지 및 전반적 체계, 종전 경과규정이 실효된다고 볼 경우 법률상 공백상태가 발생하는지 여부, 기타 제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건축법, 주택법, 도시개발법 등 개발사업에 관한 주요 법률들은 전부 개정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전부 개정 전 부칙조항의 경과규정의 효력이 문제되는 사안에 관해서 위 법리를 토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으므로 확인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장기계속공사에 관한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4다235189 판결) 이후 장기계속공사 간접비 청구사건은 최종 차수의 간접비 청구 외의 대부분이 기각되는 등 위축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입법 등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지만 아직까지도 해결방안이 보이지 않아 답답한 상황입니다.  2019년에는 이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대법원 판결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여기서는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에 관한 대법원 판결을 소개합니다.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은 지수조정률과 품목조정률 방식 두 가지가 있는데 계약서에는 어느 장법으로 조정을 하는지가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원고들은 계약서에 계약금액 조정방법이 기재되지 않은 경우 계약상대자가 금액조정 신청 시 지수조정률 조정방법을 선택할 수 있음을 전제로 그에 따라 산정한 계약금액 증액분의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법원은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64조의 규정 내용이나 개정 경과 등에 비추어 계약 체결 시 지수조정률 방법을 선택하지 않으면 품목조정률 방법으로 계약금액 조정방법이 정해진다고 보았습니다.  즉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았다면 품목조정률 방식으로 계약금액을 조정하는 것이 맞다고 판시한 것입니다(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7다213470 판결).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기초한 도급인의 손해배상채권의 제척기간이 지났더라도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는 의미있는 판결도 나왔습니다(대법원 2018. 3. 14. 선고 2018다255648 판결).  민법 제495조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이 그 완성 전에 상계할 수 있었던 것이면 그 채권자는 상계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고, 이는 당사자 쌍방의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었던 경우에 당사자들은 채권·채무관계가 이미 정산되어 소멸하였거나 추후에 정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당사자들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다211309 판결 등 참조).  그렇다면 이 법리를 소멸시효가 아닌 제척기간 도과의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문제될 수 있는데 대법원은 인정한 것입니다.  법원은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기초로 한 매수인의 손해배상채권 또는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기초로 한 도급인의 손해배상채권이 각각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적상에 있는 경우에 당사자들은 채권·채무관계가 이미 정산되었거나 정산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그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손해배상채권의 제척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그 기간이 지나기 전에 상대방에 대한 채권·채무관계의 정산 소멸에 대한 신뢰를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은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의 경우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민간투자사업에서는 사업시행자가 SOC 준공 후 자금재조달을 통해 자금구조를 변경하는 것이 통상적입니다.  이와 같이 자금재조달을 하게 되면 민간투자사업의 실질수익률도 변경되는데 민자사업의 경우 실질수익률과 사용료 등이 모두 연동되기 때문에 자금재조달 시 이에 관한 이익조정이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를 반영하여 2004년 민간투자사업기본계획에서는 자금재조달 이익공유를 규정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민자사업의 시행자가 주무관청의 이익공유 요청을 거부하자 이를 강제하기 위한 차원에서 기존 자금구조를 자금재조달 이전 상태로 되돌리라는 감독명령을 내리는 일이 지방자치단체별로 발생했고 그러한 감독명령의 적법성이 문제된 것입니다.  대법원은 3년 가까운 심리를 거쳐 2019년 3월 28일 위와 같은 감독명령이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6두43176 판결 등).  법원은 수정산터널 민자사업의 사업시행자인 원고가 실시협약상 자금구조 유지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투자자금 조기회수 및 법인세액 발생 회피 목적으로 자금재조달(주주로부터 고율의 후순위차입)을 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자금구조를 자금재조달 이전 상태로 원상회복하라는 감독명령을 한 사안에서 실시협약상 자금구조 유지의무가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감독명령의 요건과 한계를 준수하지 아니하여 피고의 감독명령의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민간투자사업에서 사업시행자의 자금재조달을 통한 비용절감은 사업자의 경영기법에 속하는 것으로 본 것입니다.


개발사업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을 거쳐 사업시행자를 정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는 선정의 적법성에 관해 다수의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재량행위로 보아 행정청의 재량을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법원은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제안서에 관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사건에서 위와 같은 법리를 확인했습니다.  “공원조성계획 입안 제안을 받은 행정청이 제안의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필요한 심사기준 등을 정하고 그에 따라 우선협상자를 지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도시공원의 설치·관리권자인 시장 등의 자율적인 정책 판단에 맡겨진 폭넓은 재량에 속하는 사항이므로, 그 설정된 기준이 객관적으로 합리적이지 않다거나 타당하지 않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행정청의 의사는 가능한 한 존중되어야 하고, 심사기준을 마련한 행정청의 심사기준에 대한 해석 역시 문언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객관적 합리성을 결여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밝힌 것입니다.  행정청이 마련한 평가항목표에 의하면, 자금조달능력 항목은 참여의향서, 확약서 등을 제출한 금융참여업체 수를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되어 있는데, 피고가 ‘참가인과 협의 하에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 회사들(금융회사가 아닙니다)도 금융참여업체에 포함된다고 평가한 것이 재량판단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상 그 지위를 다투는 것은 예외적으로만 허용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택재건축사업 등이 주춤한 사이 2019년에는 다수의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시행되었습니다.  그로 인한 부작용도 다수 발생하고 있는데 특히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자금의 차입 등에 있어 총회결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총회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사안이 종종 발생합니다.  지역주택조합 총회에서 사업시행대행사와 계약을 하면서 조합원이 추가부담을 하지 않는 확정지분제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결의되었습니다.  이후 시행대행사가 지정한 피고에게 상가를 매도하고 소유권을 이전한 사안에서 지역주택조합은 위 매매가 조합규약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소유권이전등기가 무효라고 주장하였고 원심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확정지분제 방식으로 계약하기로 한 총회결의에는 사업시행대행사에게 상가처분에 관한 권한을 부여하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7다24405 판결).  대법원은 “비법인사단이 총회에서 의결한 안건의 내용이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그 의결이 가지는 법적 의미와 그에 따른 법률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것은 법적 판단의 영역에 속한다. 그것은 총회를 개최한 목적과 경위, 총회에 상정된 안건의 구체적 내용과 그에 관한 논의 과정, 의결에 따른 후속 조치가 있다면 그 조치의 내용과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는데 지역주택조합뿐만 아니라 재건축조합 등의 총회결의의 효력을 판단할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할 법리라고 하겠습니다.


국토계획법 제65조에서 정하고 있는 공공시설의 무상귀속, 무상양도가 적용되는 개발사업의 의미에 관한 대법원 판결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소유의 지상에 설치되어 있는 기존 도로와 해당 토지 지하에 새로 설치되는 입체교차로가 국토계획법상 공공시설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무상귀속 제도 등이 적용되는 ‘개발사업’은 개발행위허가를 받는(의제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모든 개발사업이 아니라 넓은 면적의 사업구역을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단지형 개발사업’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이라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9. 8. 30. 선고 2016다252478 판결).  무상귀속이 적용되는 개발사업에 관해 상세한 판시를 한 사안으로서 관련 법리를 파악하는 데 필수적으로 검토할 판례라고 하겠습니다.


올해에도 건설분야에 관한 다수의 판례가 나올 것입니다.  지평 건설부동산팀은 관련 판례의 의미를 새기면서 당면한 법률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정원 변호사 (wjeong@jip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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