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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법원행정처, '세무사법 개정안'에 "신중 검토 필요"

법무부에 이어 사실상 '반대' 의견
4일 법사위 전체회의 상정… 법안심사2소위 넘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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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행정처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세무사법 개정안(대안)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세무사 자격이 있는 변호사에게 세무조정이나 심판 및 소송 등 불복 업무는 허용하면서 정작 그 기초가 되는 장부작성 대행 및 성실신고 확인업무를 업무 범위에서 제외하는 것은 모순된다는 이유에서다. 


법무부의 명시적인 반대에 이어 법원행정처까지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내놓으면서 현재 체계·자구심사를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와 있는 세무사법 개정안은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법사위 법안심사제2소위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본보가 입수한 법사위의 세무사법 개정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변호사의 세무대리 업무 범위에서 장부작성 대행 및 성실신고 확인업무를 제외하는 것과 관련해 "장부작성 대행과 성실신고 확인업무는 세무사 직업수행을 위한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업무에 해당한다"며 "이를 제외할 경우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세무대리 업무수행이 사실상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다 고도의 회계·세무적 지식이 필요한 세무조정과 불복(심판 및 소송)은 허용하면서 그 기초가 되는 업무인 장부작성 대행과 성실신고 확인업무를 제외하는 것은 모순되는 측면이 있다"며 "(세무사법 개정안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사위는 지난해 11월 기재위가 의결해 넘긴 세무사법 개정안을 이날 전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세무사 자격이 있는 변호사가 1개월 이상 실무교육을 이수한 뒤 변호사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해 세무대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되, 장부작성 대행 및 성실신고 확인업무는 업무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다. 변호사업계는 이 법안이 변호사의 세무대리 업무를 또다시 부당하게 제한하는 내용이라며 철회를 요구하는 등 강력 반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법무부도 세무사법 개정안에 대해 명시적인 반대 입장을 내놨다.


법무부는 장부작성 대행 업무를 제외한 부분에 대해 "장부작성 업무는 세무조정 업무와 함께 세무사의 업무 중 가장 핵심적인 업무에 속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가장 핵심 업무인 장부작성 업무를 금지할 경우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한 의미를 상실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세소송 대리까지 고려해 장부작성부터 세무사 자격보유자인 변호사에게 업무를 맡기고 싶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우려도 있다"고 했다.


성실신고 확인업무를 제한한 부분에 대해서도 법무부는 "성실신고확인 의무는 세법의 해석 적용이 필요한 부분임에도 보다 전문성이 있는 변호사의 업무범위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헌재 결정취지에 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변호사단체 역시 기재위 대안은 헌재 결정 취지에 반할 뿐 아니라 국민의 선택권을 제약하는 개악(改惡)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장부작성 대행과 성실신고 확인업무는 세무사의 업무 중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업무에 속하므로, 이를 제외할 경우 변호사의 세무대리업무 수행을 사실상 전면금지하는 것과 동일하다"며 "공인회계사와 세무사에게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변호사만 일부 업무를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세무사법 소관부처인 기획재정부와 한국세무사회, 공인회계사회는 세무사법 개정안에 대해 찬성 입장을 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세무사법 개정안을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 중 하나로 꼽았다. 그러나 변호사업계 뿐만 아니라 법무부와 법원행정처 등 관계부처·기관까지 반대 입장을 보여 법사위 통과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사위 관계자는 "20대 국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법 통과가 시급한 상황"이라면서도 "이해 당사자인 변호사단체 뿐만 아니라 법무부와 법원행정처 등 관계부처·기관이 반대 내지 신중 검토 의견을 낸 만큼 바로 전체회의를 통과하는 것보다는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 법안심사2소위로 회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법사위는 세무사법 개정안에 대한 체계·자구 검토 결과 "헌재 결정에 따르면, 세무사법 제6조 1항 및 제20조 1항 본문 중 변호사에 관한 부분은 입법개선기한을 경과해 지난 1월 1일부터 효력을 상실했다"며 "해당 규정의 효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제6조 1항 및 제20조 1항 본문을 다시 입법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법사위는 또 "세무사법 개정안에서는 변호사에게 금지된 세무대리 업무인 장부작성 대행 및 성실신고 확인업무나 이에 딸린 업무를 수행한 자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데, '딸린 업무'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다"며 "그 업무를 수행한 것을 이유로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호사의 세무대리 업무를 한정하려는 입법취지는 장부작성 대행 및 성실신고 확인업무를 수행한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어 보인다"며 "'이에 딸린 업무'를 수행한 경우는 처벌 대상행위에서 제외하도록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예전에는 모든 변호사가 세무업무를 할 수 있었지만, 2003년 12월 세무사법이 개정되면서 2004년부터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1만8100여명은 세무사 자격은 있지만 세무사로 등록하지 못해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하는 데 제한을 받았다. 그러다 2018년 4월 헌재 결정(2015헌가19)으로 이들이 세무대리 업무와 세무조정 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헌재는 당시 "세무사법이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면서도 (세무소송 등) 변호사의 직무로서 행하는 경우 이외에는 세무대리업무를 일체 수행할 수 없게 하는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면서 변호사의 세무사 등록과 관련한 세무사법 제6조 1항 등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개선입법시한을 2019년 12월 31일로 못박았다. 그러나 개정입법이 지연되면서 올 1월 1일부터 해당 조항 자체가 실효됐고, 기재부와 국세청은 세무사 등록 업무 자체를 전면 중단했다. 이때문에 세무사 등록을 하고 세무업무를 하려던 변호사들은 발만 동동구르고 있다. 기재부 등은 관련 처리 방침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조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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