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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변호사회

"서신검열 방해"… 서울동부구치소, '최순실 변호인 징계해달라' 진정

구술 내용 받아 적어 전달한 것을 서신 전달로 볼 수 있는지
변호사 품위유지의무 위반 해당하는지 등 쟁점으로 떠올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수감된 서울동부구치소가 최씨의 변호인을 '서신 검열 업무 방해'를 이유로 징계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서울변회에 제출했다.

 

27일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에 따르면 서울동부구치소는 지난해 11월 최씨의 변호인인 정준길(54·사법연수원 25기) 변호사를 징계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서울변회에 냈다. 

 

최씨는 지난해 10월 구치소에서 정 변호사를 접견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을 구술 형식으로 전달했다. 정 변호사는 이를 받아 적었고, 최씨는 "이 내용은 내가 말한 내용이 맞다"는 서명을 했다. 

 

류여해 자유한국당 전 최고위원이 지난 10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최씨는 편지에서 "대통령님에게 죄를 씌워 하루하루가 고통과 괴로움 뿐"이라며 "태블릿PC와 수조원 은닉재산 등 가짜 뉴스는 지금 사실이 아님이 밝혀지고 있고, 이제 저도 용기를 내서 자신 있게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려 한다"라고 했다. 정 변호사는 편지의 내용을 변희재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서울동부구치소는 정 변호사가 구치소의 '서신 검열 업무'와 '변호인 접견실 근무자의 소송서류 확인 업무'를 방해했다며 서울변회 측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서신검열 대상자'인 최씨의 경우 구치소의 서신검열을 거쳐야 하는데 정 변호사가 이를 방해했고, 변호인 접견실 근무자의 소송서류 확인 업무에도 지장을 줬다는 취지다. 또 구치소 측은 정 변호사의 일련의 행위가 변호사법 상 변호사의 '품위유지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변호사는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지 못하도록 한 서울동부구치소 관계자가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서울변회는 징계 진정에 대한 예비조사를 마치고 이달 조사위원회에 이 사건을 회부했다. 조사위가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대한변호사협회에 징계개시를 청구하게 된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이런 진정 접수는 최근 들어 처음 본다"며 "변호인이 받아 적은 수감자의 진술서를 '서신'으로 봐야하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조사위의 검토 결과는 두 달 내로 나올 예정이다. 

 

변호사법에 정통한 정형근(63·24기)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일반적인 경우에도 변호인들은 접견 중 의뢰인의 말을 받아 적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술을 받아적은 사실보다 전달 내용을 중점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신검열 대상자란 서신의 내용을 구치소 측이 검열하여야 하는 대상자라는 뜻인데, 이 경우에도 안부 인사에 해당하는 일상적인 내용을 전달했다고 해서 징계대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공모 관계에 있는 자에게 공모 및 판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서신을 전달했다면 이러한 부분은 징계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호사의 '품위유지의무'를 명시한 제24조는 변호사법상 적용할 조문이 명백하지 않은 징계사안에 적용할 수 있는 조항"이라며 "변호인이 일반적인 변론 및 조력 범위를 벗어나 해당 사안에 대해 공개적·반복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