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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청변

[날아라 청변] ‘장애인 목소리 대변’ 오혜진 변호사

“아동·장애인 인권보호… 지역사회서 목소리 낼 것”

오혜진(40·변호사시험 4회·사진) 법무법인 부일 변호사는 남다른 이력을 가졌다. 영문학과 출신인 그는 대학 졸업 후 출판사에서 영어교재를 만드는 일을 하다, 어머니와 함께 '경기복지신문'을 설립해 기자 겸 편집인으로 활동했다.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지역사회에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중학교 3학년 무렵 부모님께서 큰 교통사고를 당하셨습니다. 사고 후유증으로 아직도 두 분 모두 몸이 불편하신 상태이구요. 원래 기자이셨던 어머니는 그 뒤로 장애인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고, 함께 장애인들을 위한 신문을 만들어 보자고 권유하셨습니다. 신문사를 설립한 뒤에는 7년 넘게 경기도 곳곳을 다니며, 장애인 관련 문제를 취재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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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성격인 그는 최선을 다해 장애인 문제를 공론화 하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원래 8면이던 신문은 증면을 거듭해 16면까지 늘어났다. 5인 미만의 작은 신문사였지만 땀내나는 취재의 결과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회 문제가 법·제도적 차원에서 개선되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다는 점을 깨닫고 로스쿨 진학을 결심한다. 그는 학업과 회사 생활을 병행하며 주경야독 했고, 2012년 서른세살 늦깎이로 충북대 로스쿨에 입학했다. 


어머니와 ‘경기복지신문’ 설립

기자 겸 편집인으로


"'쌩비'라는 말을 아시나요? 법학 공부를 전혀하지 않고 로스쿨에 입학한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저도 이 부류에 속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마침 법학과 출신으로 기초가 탄탄했던 김정숙(36·4회) 변호사 등 여성 로스쿨생 몇 명이 뭉쳐 스터디 그룹을 결성했고, 변호사시험을 보는 순간까지 함께 전력투구한 결과 다같이 합격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로스쿨에서 공부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인권법학회에 가입해 활동했고, 틈틈이 청소년 보호시설을 방문해 멘토 역할을 맡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오 변호사의 관심은 장애인을 넘어 아동·청소년 문제로까지 확대됐다. 

 

경기지역 여러 장애인 단체

고문 변호사로 활동도

 

"청소년 문제는 대부분 가정불화나 이혼 같은 부모의 문제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기댈 곳이 마땅치 않으니 가출을 하게 되고, 그 결과 원치않은 임신이나 착취에 노출되는 것이죠. 이들이 스스로 절망하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점점 커졌습니다." 

 

고향인 부천으로 돌아와 개업을 한 뒤에도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를 향한 관심을 이어갔다. 오 변호사는 현재 경기지체장애인협회, 부천시 장애인부모회, 경기교통장애인협회의 고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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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발달장애인 생활시설에서 직원이 장애인을 때려 시설이 폐쇄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피해자 부모가 가해자를 선처해 달라고 탄원서를 제출한 적이 있어 기억에 남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은 통제가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집에서 돌보기 쉽지 않습니다. 폭행사건이 발생하면 시설이 폐쇄되고, 그러면 당장 부모도 생계활동을 하기 어렵게 됩니다. 바로 이런 점이 장애인 가족이 접하는 디테일한 현실입니다. 2007년 무렵 취재차 캐나다 온타리오 주(州)에 다녀왔는데, 당시 캐나다 정부가 엄청난 규모의 예산을 발달장애인 복지를 위해 투입하고 있던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만큼 힘든 일이기 때문에 세심한 시책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도 전시행정이나 탁상공론을 넘어 실질적으로 장애인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장애인에게 도움되는

제도 마련 필요

 

약자를 위한 사려깊은 마음을 갖췄지만 오 변호사는 모든 법률상담을 유료로 진행한다. 그는 "누군가의 노동의 댓가는 공짜가 아니라는 점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며 "공익을 위한다면 발벗고 나서겠지만, 그것을 당연히 무료라고 생각하는 풍토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변호사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작은 행동을 차근차근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조명 받지 못한 아동·장애인 문제가 많습니다. 작은 역할이지만 부천 변호사들과 함께 다양한 인권 보호 활동에 나서는 등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서 목소리를 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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