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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국회·법원도 ‘코로나19’ 직격탄… 본회의 취소·재판 중지

서울지역 법원, 다음달 6일까지 사실상 휴정기

법원과 검찰, 변호사업계 등 전 법조계가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단기간에 급증하며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올 경우 방역 등을 위해 일시적인 직장·기관 폐쇄 조치까지 이어질 수도 있어 피해가 극심한 만큼 적극적인 대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국회는 본회의가 취소되고 청사 문을 걸어잠근 채 방역을 실시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사태 조기 종식을 위해 입법부·행정부·사법부 등 모든 국가기관 뿐만 아니라 기업과 국민 등 전국가적인 역량을 한 데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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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 동문 출입구에서 법원 직원들이 비접촉 체온계로 출입자들의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 사상 초유의 전국 법원 '휴정' =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난주 이미 휴정기에 돌입한 대구·경북 지역 법원에 이어 전국 최대 규모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은 물론 서울고법과 수원지법 등 전국 주요 법원들이 법원행정처의 권고에 따라 일제히 다음달 6일까지 2주간 임시 휴정에 들어갔다. 법원은 2006년 여름부터 매년 7월 말과 12월 말께 2주가량씩 여름·겨울 정기 휴정기를 두고 있는데, 법원이 휴가기간도 아닌 평시에 별도의 휴정기를 갖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에 따라 구속 관련 사건 등 긴급을 요하는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은 모두 연기된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법은 25일 예정됐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동생 조모씨의 재판을 다음달 9일로, 27일 예정됐던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 재판 역시 급히 연기하고 기일은 추후에 정하기로 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이민걸 부장판사 등 4명에 대한 재판은 27일에서 다음달 13일로, 다음달 2일 227일 만에 재개될 예정이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재판은 다음달 9일로 각각 연기됐다.

 

대법원 ‘판결정보열람실’도

25일부터 운영 중단

 

다만 수원고법은 24일 판사회의를 통해 긴급을 요하는 사건을 제외하고는 1주 간 휴정하되, 이후 사태 추이를 지켜본 뒤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특허법원은 임시 휴정기를 두지 않고 지정된 기일에 정상적으로 재판을 진행하되, 소송당사자나 소송대리인이 개인적 사정이나 법정 출석에 대한 우려 등을 이유로 변론기일 변경을 신청하는 경우 이를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변호사 등이 판결문을 열람할 수 있는 서초동 대법원 청사 '판결정보특별열람실'도 25일부터 운영이 중단돼 불편이 예상된다.

 

◇ 법무·검찰도 비상 대응 체제 = 법무부와 검찰도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법무부(장관 추미애)는 25일 대검찰청을 통해 전국 검찰청에 △역학조사 거부·방해 및 감염병환자 확인 조사·진찰 거부 △마스크 등 매점매석 △집회·시위 법령 위반 △허위사실 유포 △환자 정보 유출 등에 엄정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검찰, 입원·격리조치 거부,

허위신고 등 엄정 대처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지검장 이성윤)은 24일 코로나 대응 본부(본부장 이정현 1차장)를 구성했다. 지난 21일 대검찰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선 지검에 코로나19 대응팀 구성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역학조사 거부 △입원·격리 등 조치 거부 △관공서 상대 감염사실 등 허위신고 △가짜뉴스 유포 △집회 관련 불법행위 등을 5대 중점 대응 범죄로 지정하고 엄정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한편 속초지청(지청장 이만흠)과 대구지검 형사3부(박태호 부장검사)는 24일 'A병원에 코로나19 의심환자가 입원해 있으니 가지 말라'거나 'B병원에 코로나19 환자가 검사를 받고 있고 곧 폐쇄될 것'이라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SNS에 유포한 사람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잇따라 기소했다.

 

◇ 로펌도 '비상'… 최악 상황 대비도 = 각 로펌들도 경영진을 중심으로 비상대책팀을 구성하고 건물 로비에 출입자의 체온 측정을 위한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직원과 방문자에게 마스크를 배부하고 내부회의 및 클라이언트 미팅에서 착용을 의무화하는 한편 컨퍼런스 콜 등 비대면 회의도 장려하고 있다. 로펌 내 확진자 발생 등 비상사태에 대비해 필수업무 인원을 조사하거나 재택근무 매뉴얼을 준비한 로펌도 있다.


로펌도 비상대책위 구성

 열화상카메라도 설치 

 

지난달 말 이미 비상대책팀을 구성한 법무법인 세종은 △전문업체용 살균소독제 △방역복 등을 갖춘 팀원들이 자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율촌은 21일 대표변호사 3명이 모두 포함된 '코로나19 태스크포스'를 출범하고 전 직원에게 '코로나 예방 및 비상상황 발생시 업무지속계획 매뉴얼'을 배포했다. 화우는 관련 매뉴얼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면서 근무·이동·회의 등 상황별 지침을 전달하고 있다.

 

광장은 대구 지역 출장·방문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동시에 방문 시에는 사전보고를 거쳐 승인을 받도록 했다. 지난 10일 이후 이 지역을 방문한 구성원에 대해서는 잠복기(14일) 동안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도 대면회의 대신 화상·전화회의를 권장하고, 위험지역 방문자에게는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있다. 태평양은 외부인과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세미나 일정을 대부분 연기하는 대신 일부 세미나는 발표장면을 온라인 라이브 방송하는 형태의 웹세미나로 대체하고 있다.

 

◇ 헌정사상 최초 '국회 폐쇄'도 = 국회 역시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던 토론회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국회는 24일 본회의를 취소한 뒤 긴급 방역작업을 실시하고 26일 오전까지 국회 내 모든 청사를 폐쇄했다. 국회 특성상 정치인 뿐만 아니라 민원인·참관인들도 많이 찾는 만큼, 방역망이 뚫리면 입법 공백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감염병을 이유로 국회 문을 닫은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국회 토론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던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와 곽상도·전희경 의원 등은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가 참여했던 토론회 참석 인원은 40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국회사무처는 참석자 명단 확인과 함께 CCTV를 통해 전체 참석자 동선 파악에 나섰다.

 

국회 본회의 취소

 노태악 대법관 임명동의안 연기


감염증의 여파가 국회까지 미치면서 의사일정에도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우선 24일 본회의가 취소되면서 이날 처리하기로 했던 노태악(58·사법연수원 16기)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표결도 연기됐다. 당초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노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비롯해 코로나19대책특위 구성 안건 등을 처리한 뒤 정치·외교 분야 대정부질문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는 25일 열기로 했던 법안심사제1소위를 잠정 연기하는 한편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감염법예방법·검역법·의료법 개정안 등 이른바 '코로나 3법'만 처리해 본회의에 넘기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이 대면접촉 선거운동 전면 중단을 선언하면서 4·15 총선 행보에도 파장이 미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총선 연기론'까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승윤·박수연·서영상·강한 기자  leesy·sypark·ysseo·strong@ 

미국변호사